7월에 열리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내한공연 '지젤'이 요즘 ‘세계 3대 발레단’이라는 문구로 홍보되고 있습니다. 세계 3대 발레단은 과연 어디일까요? '지젤' 홍보팀은 아마도 영국의 로열 발레단, 프랑스의 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함께 미국의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이 세 단체를 꼽는 모양인데, 발레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가 좋은 발레단이라는 건 맞지만, 홍보하느라 무리하게 ‘세계 3대 발레단’이라는 말을 갖다 붙였다는 겁니다. 저는 또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지젤'이 '오리지널 지젤'로 소개되고 있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원래 ‘오리지널’은 초연 당시 프로덕션이나 출연진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입니다.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오리지널 캐스트, 이런 식으로요. ..
지난해 말 ‘R석 위에 P석’이라는 제목으로, 일부 오페라 공연에서 P석이라는 새로운 좌석등급이 등장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P석은 프레지던트석을 뜻하는 말입니다. 보통 R석이 가장 높은 등급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VIP석, VVIP석이 등장하더니, 드디어 P석까지, ‘옥상옥’ 등급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옥상옥 등급이 나오는 것은 공연계 협찬 문화, 초대권 관행과 관련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었습니다. R석은 로열 석이 아니라 레귤러 석이라는 말이 관객들 사이에 돌고 있다는 것도 당시 취재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몇 달 전에도 취재파일로 설명해 드렸던 내용이긴 한데요, 국내에서 대형 공연들은 기업의 후원 없이는 열리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후..
국제공연예술협회(ISPA) 서울총회가 Cultural Shift, '문화변동'을 테마로 이번주에 개막한다. 전세계의 저명한 공연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컨퍼런스다. 다양한 주제의 세션이 열리는데, 15일 '기술과 예술' 세션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공연예술의 향유와 보급 방식을 어떤 식으로 변화시켰는지를 논의한다. 아래 글은 월간 의 ISPA 특집 기사로 기고했던 것이다. 이 세션에 참여하는 메트: 라이브 인 HD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엘레나 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부감독 인터뷰도 진행했는데, 다음 포스트에 올리려 한다. 요즘은 영화관에서도 팝콘을 먹으며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 그것도 오페라 가수와 팬들에게 ‘꿈의 무대’로 손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로 표기)의 공연을 말이다. 바로..
서울시향 북미투어 취재기를 SPO 6월호에 기고했다. 예전에 썼던 후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이를테면 '완결편'이라 여기 올려둔다. 지난 4월 서울시향 북미 투어를 동행 취재했다. 취재를 마치고 쓴 기사는 4월 21일 SBS 8시 뉴스에 ‘한국 오케스트라에 반했다’는 제목으로 나갔다. 이 기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물어왔다. “정말 서울시향이 그렇게 잘해?” LA 특파원 선배도 서울시향 공연 취재하러 왔다 하니 같은 질문을 했다. 생각해 보니 이렇게 질문한 사람들은 한국 예술가가 해외로 ‘진출’한 것만으로도 기사가 되던 시절을 떠올렸던 것 같다. 그러니 이 질문은 사실 이런 뜻이다. “서울시향이 정말 외국에서도 통해? 한국에서만 유명한 거 아니야?” 서울시향은 캐나다 밴쿠버(4월 15일)에서 ..
지난해말, 오페라에 등장한 P석(프레지던트석)의 문제점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P석은 주로 기업 협찬에 따른 초대권 발행을 염두에 두고 책정된 좌석이라는 점까지 짚으면서 후원문화와 초대권 관행 문제를 지적했고요. (당시에 P석의 문제점에 대해 자세히 쓴 글이 이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P석 VVIP석 같은 옥상옥 등급이 나오면서 R석은 레귤러석, S석은 사이드석이라는 푸념도 과장으로 들리지 않았고요.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058800)그리고 지난주에 다시 P석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내한공연 '지젤'에 40만원짜리 P석이 또 등장한 게 계기였습니다. 그리고 예술의전당이 P석, VVIP석 같은..
서울시향 북미 취재기 3편을 쓰고 있던 중이었습니다만, 올해 브누아 드 라 당스에 김지영-이동훈 씨 등이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이 글부터 씁니다.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는 무용계의 아카데미 상으로 불리는 상입니다. 국제무용협회 러시아본부에서 무용가와 안무가, 작곡가 등을 대상으로 매년 시상하고 있습니다. 1992년부터 시작됐으니 올해가 20회째입니다. 국제 무용 콩쿠르도 많지만, 브누아 드 라 당스는 특히 한창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직업 무용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무용수에게 최고의 영예입니다.이 상의 역대 수상자를 살펴보면 실비 길렘, 줄리 켄트, 울리아나 로파트키나 등 쟁쟁한 이름들이 즐비합니다. 한국인으로는 1999년 강수진 씨가 ‘카멜리아 레이디’로..
서울시향 북미 투어 취재기 두번째 글입니다.SBS 뉴스 웹사이트 취재파일로도 송고했습니다. 서울시향의 북미 투어를 동행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 많습니다만, 그 중 하나가 공연은 단순히 연주자가 일방적으로 연주하는 것을 관객이 앉아서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날그날 공연장과 객석의 분위기 등 여러 요인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생물체 같은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게 바로 ‘라이브’의 어려운 점이기도 하고, 매력이기도 하겠지요. 앞선 글에서 밴쿠버 공연이 아쉬웠다고 쓴 바 있는데, 전반적으로는 괜찮았고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지만, 미묘하게 조금씩 어긋나는 부분도 있었고 작은 실수도 눈에 띄는 등 서울시향의 베스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게 이 날 객석의 분위기와 약간 관련 있지 않을까 생각..
서울시향 북미 투어 취재기 첫번째...SBS 뉴스 웹사이트에 취재파일로도 올린 글입니다. “서울시향이 정말 그 정도로 잘 해요?” 서울시향 북미투어를 취재한 제 8시뉴스 리포트를 보고, 회사 후배가 이렇게 물어왔습니다. 제 기사는 서울시향의 북미 4개 도시 투어에서 매번 기립 박수가 나올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립하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고서도, 이 후배는 한국 오케스트라가 그 정도로 해외에서 대접 받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우수한 한국인 솔리스트는 많지만, 한국 오케스트라의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오랫동안 통설이었으니까요. 서울시향은 캐나다 밴쿠버(오피엄 극장. 4월 15일)에서 시작해 미국 시애틀(베나로야 홀..
서울시향 북미 투어 취재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 1주일간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시애틀, 산타 바바라, 로스앤젤레스까지, 4개 도시를 도는 빡빡한 일정에,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야근까지 겹쳤다. (토요일 저녁에 도착해 바로 야근 시작, 일요일 아침 회사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체력적으로는 무척 힘든 출장이었지만, 미국 관객들을 사로잡은 서울시향 연주를 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뿌듯한 경험이었다.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이 많았고, 리포트 길이에 제약이 있는 게 아쉬웠다. 앞으로 쉬엄쉬엄 출장기도 써볼까 한다. 아래는 기사와 뉴스 동영상.-------------------------- 정명훈 씨가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지난해 유럽 투어에 이어 올해는 북미 주요 도시를 돌며 공연했습니다. 유럽과 함..
지난 목요일 밤부터 다음날인 금요일 아침까지, 나는 '야근'이었다. 방송 보도국의 야근자들은 밤을 새며 마감뉴스와 아침뉴스를 만들어 방송한다. 금요일 새벽, 파업 중인 KBS 새 노조가 총리실 사찰 관련 문건 2,600여 건을 입수해 그 내용을 공개한 리셋 KBS 뉴스를 인터넷에 올렸고, 많은 조간신문들이 이 내용을 여러 면을 할애해 비중있게 보도했다. 그 새벽에 여기저기 전화 취재를 해서 사정을 알아보니, 이 문건과 관련 내용을 KBS 새 노조에서 목요일 저녁에 조간신문들에 제공했고(이를 언론에서는 '풀(pool)'이라 한다), KBS 방송 단독을 유지하기 위해 타 방송사에는 금요일 중에 제공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SBS에는 이 문건이 없었고, 관련 내용을 취재해 자체적으로 쓴 기사도 있을 수..
며칠 전 나는 유튜브에서 스타가 되어 EMI 클래식스에서 데뷔 음반을 낸 피아니스트 임현정(HJ Lim) 씨 관련 기사를 8시 뉴스와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보도했다. 그런데 이틀 뒤, 트위터에서 '임현정, 유튜브가 만든 피아니스트 스타'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했다. 확인해 봤더니 한 인터넷 매체에서 쓴 기사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 기사에서 인터뷰 부분만 빼고 '~습니다'를 '~다'로만 바꾸고 베껴쓴 것이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내 글이 출처를 제대로 안 밝힌 채 돌아다니는 걸 발견한 적이 과거에도 몇 차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경우는 정말 심했다. 남의 기사를 그대로 베낀 기사를 버젓이 그 매체 기자 이름으로 올려놓다니. 당장 화가 나서 직접 그 기자에게 항의를 할까 하다가, 회사 법무..
국립발레단이 지난해 '전석매진' 기록을 세운 파리 오페라 발레단 버전의 '지젤'을 3월초에 다시 공연합니다. 이 '지젤'을 계기로 각 언론들이 '발레 열풍'을 대서특필했었지요. 지난해 '지젤'을 보고 썼던 얘기이긴 합니다만, 앙코르 공연을 앞둔 지금 봐도 괜찮을 듯한 내용이 있어 다시 올려봅니다. ‘지젤’은 많이 아시다시피 19세기 로맨틱 발레의 걸작으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19세기 낭만주의의 흐름을 타고, 1841년 테오필 고티에의 대본, 장 코랄리, 쥘 페로의 안무로 파리 가르니에 극장에서 초연됐지요. 당시 시대를 풍미하던 발레리나 카를로타 그리지가 주역을 맡았습니다. 이후 ‘지젤’이라는 역은 프리마 발레리나들이 가장 탐내는 역 중 하나가 됐습니다. ‘지젤’은 ‘지젤’이라는 이름의 시골 처녀를 주인공..
휴대전화가 온 국민의 필수품이 돼버린 요즘이지만, 휴대전화 벨소리가 짜증을 돋굴 때도 적지 않습니다. 얼마 전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중인 연극 ‘대학살의 신’을 보는데, 중간에 시끄러운 벨소리가 울려서 깜짝 놀랐어요. 알고 보니 객석이 아니라 무대에서 울린 것이었습니다. 극중 인물이 전화를 받는 장면이었어요. 이 연극은 아이들이 싸운 후에 가해 아동 부모와 피해 아동 부모가 만나 벌이는 대화가 막장 싸움으로 치닫는 과정을 아주 실감 나게 보여주는데요, 극중에서 변호사인 가해 아동의 아버지는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붙들고 업무를 처리하죠. 극중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그의 휴대전화 벨소리는 부드럽게 이어지던 대화 분위기를 미묘하게 바꿔 가시 돋친 설전으로 치닫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저도 연극을 보면서 이..
블로그의 생명은 업데이트! 올 들어 몇 번 글을 쓰지 않았는데, 이러다 블로그 방치가 생활화하는 거 아닐까. 오랜만에 업데이트 해 본다. 1월 25일 SBS 8시 뉴스에 내가 보도한 리포트. 공연 도중 울리는 전화벨, 들어보신 분들 많을 것이다. 집중이 깨지는 순간. 연주자는 물론이고 관객도 짜증난다. 이 리포트에 소개한 공연 영상에서는 이 짜증나는 순간에 대응하는 연주자의 재치가 빛난다. 연주자들이 전화벨을 소재로 벌인 유쾌한 퍼포먼스들도 있다. 전화벨 주제의 즉흥연주. 들어보셨는지? 하지만 공연에서 전화벨 소리는 안 울리는 게 최고다. 공연 볼 때는 휴대전화를 꺼두는 게 최선의 방책!
지난해 끝자락에 ‘R석 위에 P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취재 보도한 바 있습니다. 최근 일부 대형 공연에서 나타나고 있는 좌석등급 늘리기와 가격 거품을 취재한 기사였죠. P석이 도대체 뭘까? 이 기사를 처음 접하고는 대부분 이렇게 궁금해 하셨을 거예요. 저도 지난해 한 공연의 보도자료 끄트머리에서 ‘P석’이라는 좌석등급을 처음 발견하고는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그게 이번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공연 취재를 꽤 오랫동안 해왔는데 ‘P석’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거든요. P석이 등장한 공연은 11월말에 예술의전당에서 한 민간오페라단이 올렸던 오페라였습니다. P석이 가장 상위등급이었는데, 34만원이나 하더군요. 프리미엄 석인가? 프레스티지 석인가? 알아보니 ‘프레지던트 석’이라 하더군요. 보통 R석이 로열 석으로 ..
22일 서울시향이 말러 교향곡 8번, '천인 교향곡(Symphony of a Thousand)'으로 말러 시리즈의 대장정을 마친다. '천인 교향곡'이지만, 여러 사정상 실제로 천 명이 하는 경우는 드물고, 4백명~5백명 정도가 출연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 공연에는 성인 합창단 250명, 어린이 합창단 80명, 오케스트라 150명 정도가 출연해 500명 가까운 인원이 무대에 서게 된다. 더 출연하고 싶어도 예술의전당 무대가 좁아서 힘들 거란다. 서울시향은 연습 장소 구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고 하니, 웬만해서는 공연하기 쉽지 않은 레퍼토리임에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10년에 한 번씩 공연됐던 기록이 있다. 원래는 공연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리허설을 취재해 보려 했다. 그런데 오늘의 충격적인 뉴스-김..
우리는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에게 호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방송계에 진출해 유명인이 된 주한 외국인들도 꽤 있다. 그러니 유명한 외국 음악가들이 한국 노래를 한국어로 부른다면, 호감도는 급상승할 것이다. 실제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음악가들 중에 앙코르로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경우를 요즘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인 관객에 대한 깜짝 선물 같은 앙코르다. 나는 지난 토요일 8시 뉴스에 외국 음악가들의 한국 노래 앙코르에 대해 기사를 썼고,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나누고 싶어 이 글을 쓰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공연한 영국의 남성 아카펠라 그룹 킹스싱어즈(‘아카펠라’는 통상 무반주로 노래하는 것을 말하는데, 원래는 ‘교회풍으로’라는 뜻이다. 중세 교회에서 무반주 합창으로 성가를 불렀던 ..
최근 한국 음악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건 유럽인들에게는 정말 '신기한' 일인가 보다. 벨기에 최대 공영방송 RTBF에서 한국 음악가들이 왜 이렇게 잘 나가는지를 알아보는 다큐멘터리까지 찍고 있으니. 한국에 온 벨기에 공영방송의 다큐멘터리 제작팀을 만났다.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은 티에리 로로. 오보에를 전공한 음악가 출신의 프로듀서로 20여 년 동안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실황 중계와 관련 음악 프로그램 제작을 맡아왔고, 음악 영화도 여러 편 제작한 베테랑이다. 그는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매년 지켜보면서 한국인 음악가들이 최근 몇 년 사이 마치 '산사태'처럼 몰려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올해 성악 부문 우승은 동양인 최초로 홍혜란 씨가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
지난 주, 고음악의 권위자인 지휘자 르네 야콥스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연했다. 바흐B단조 미사를 소프라노 임선혜 씨를 비롯한 솔리스트들과 콘체르토 쾰른, 베를린 실내 방송 합창단과 함께 연주했다. 이 공연은 한양대 음악연구소가 주최한 국제 바흐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 페스티벌에는 고음악 전문 연주자가 대거 참여했다. 이번주에는 이탈리아의 바로크 음악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가 공연한다. (4일 LG아트센터, 6일 성남아트센터, 이밖에 지방 공연도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이 단체는 옛 악기를 사용해 혁신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아주 오래 전, 한 음반매장에서 이들이 연주한 비발디의 '사계'를 처음 들었을 때를 잊지 못한다. 분명히 친숙한 비발디의 '사계' 멜로디인데, 어찌나..
2007년 6월 17일 SBS 8뉴스-'고음악 열풍/그 시대 그 소리'지난 블로그 포스팅에서 쓴 대로, 2007년에 썼던 글을 옮겨왔다. -------------------------지난 17일(2007년 6월 17일) 8시 뉴스에 나간 '고음악 열풍/그 시대 그 소리'는 오래 전부터 쓰고 싶었던 기사였다. 하지만 기사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내가 왜 이 기사를 쓴다고 했던고' 할 정도로, 많은 얘기들을 어떻게 1분 30초 짧은 방송 리포트로 정리할 것인지를 놓고 골머리를 앓았다.아르농쿠르, 헤레베헤, 피노크, 조르디 사발 등 해외 고음악계 '거장'들이 속속 한국을 찾고 이런 공연들에 관객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바로크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리날도' 등이 성공적으로 국..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제공해 왔다. 영화, 연극, 뮤지컬, 발레 등등 수많은 장르로 다시 만들어졌다. 내가 본 다양한 장르의 ‘로미오와 줄리엣’만 해도 수십 종이 될 것 같다. 내가 본 ‘로미오와 줄리엣’ 가운데 최고로 꼽는 작품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안무한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마이요는 1960년 프랑스 태생으로 모나코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몬테카를로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안무가다. 그의 작품 ‘라 벨르’나 ‘신데렐라’도 한국에서 소개된 바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1996년 발표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00년 국립발레단의 공연으로 초연됐다. 당시 로미오와 줄리엣은 김용걸-김지영, 로렌스 신부와 캐..
*이번주에 보고 싶은 공연들: 판소리 사천가 2011(백암아트홀, 30일까지), 연극 '벌'(명동예술극장, 30일까지),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예술의전당, 27-30일), 아크로바틱 파우스트(LG아트센터, 27-30일), 머레이 페라이어 피아노 리사이틀(예술의전당, 29일), 르네 야콥스 바흐 B단조 미사(예술의전당, 30일). 타악퍼포먼스 타.Get(국립극장, 27-28일), 화선 김홍도(국립극장, 25-29일). 공연 기간이 긴 연극과 뮤지컬은 제외하고도 이렇게 많다. 이 중 몇 편이나 볼 수 있을까. 평일에는 퇴근이 늦어 공연 보기 어렵고, 예전엔 주말에 공연 두 편씩도 몰아서 봤건만 아이들이 자라면서부터는 눈치 보느라 보기 힘들고. 공연 담당 기자가 아니라면 차라리 마음 편하겠다는 생각을..
2004년, 2005년 무렵부터 ''김수현의 커튼콜'이라는 제목으로 모닝와이드에 매주 출연해 공연 소식을 전했었다. 당시 출연 코너 개편으로 타이틀도 바꾼 것이었는데, '커튼콜'이라는 타이틀은 SBS 보도국 후배인 김영아 기자가 제안한 것이었다. 출연 코너에 '커튼콜'이란 이름을 붙일 당시엔 좀 생소한 단어라는 의견도 있었기에, 첫 출연 날 '커튼콜'이 뭔지 간단한 설명을 곁들였었다. 지금은 회사를 그만둔 당시 홍지만 앵커는 '아, 그럼 앙코르와 비슷한 거군요.' 하더니 '김수현 기자는 노래방에서 앙코르 자주 받습니까?' 하고 엉뚱한 질문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2007년 내가 연수를 간 이후 담당 기자가 바뀌어도 'OOO의 커튼콜'이란 제목은 유지했고, 출연 코너가 없어진 지금도 매주 수요일 아침뉴스..
최근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리아(North-Rhine Westphalia. NRW) 주의 방문 프로그램에 초청받아 이 지역 문화탐방의 기회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NRW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 지역 문화를 알리고 국제 교류 사업 등을 하는 NRW Kultur(www.nrw-kultur.de)에서 주관하는 것이었다. 독일 서부의 NRW 지역은 인구 1,800만 명으로 독일의 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고, 쾰른과 뒤셀도르프 등 대도시가 여럿 있으며, 교과서에도 나오는 ‘루르 공업지대’를 끼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채탄작업을 시작한 ‘루르 공업지대’는 독일의 산업혁명과 ‘라인의 기적’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20세기가 저물어가면서 더 이상 경제성이 없어진 탄광은 하나 둘씩 문을 닫고 굴뚝산업은 급격히 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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