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끝무렵에 두 번째 코로나에 걸렸다. 첫 번째 감염 때보다 힘들었다. 증상이 더 심했다기보다는, 심리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해야겠다. 8월 1일 4차백신 접종까지 마친 상태였는데, 두 번째 코로나라니. 남들보다 면역력이 떨어지나, 아님 운이 나쁜가, 혼자 집에서 그러고 있자니 우울해졌다. 게다가 업무 스트레스까지 겹쳤다. 9월 3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방송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2주 전부터 아이템을 결정하고 취재해 제작하는 코너인데, 격리 기간이 끝나면 딱 1주일 남는 거였다. 제작이 힘드니 방송을 빼달라고 얘기해봤지만 통하지 않았다. 격리 기간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취재를 해야 아이템을 결정할 텐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케이팝댄스를 학문적으로 분석한 이론서가 미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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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일. 새해 첫 날 근무다. 2021년은 코로나 확진으로 거하게 '액땜'하며 마무리했다. 블로그에 재택 치료 기간 날마다 일기를 썼지만, 다음은 SBS 취재파일로 쓴 '코로나 확진과 재택치료' 종합편이다. ------------------------------------------- 12월 14일 오전에 받은 문자 메시지에 쿵!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코로나 확진이라니요. 주변에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검사는 여러 차례 받았지만, 부스터샷도 일찌감치 맞았고, 마스크도 열심히 잘 쓰고 다녔고, 제가 확진자가 될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12월 15일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7,828명 중에 저도 있었던 거죠. SBS 보도국 기자 1호 확진자? 확진 통보를 받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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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아침에 체온과 산소포화도 측정하니 정상 범위다. 24시간 동안 해열 진통제를 안 먹었지만 열이 나지는 않았다. 목이 칼칼하고 아직 부어있는 느낌이지만 아플 정도는 아니다. 곧이어 재택치료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낮 12시에 격리가 해제된다고 한다. 지난주 월요일 코로나 검사 받았고 화요일 아침 양성 통보, 그리고 격리와 재택치료. 그간의 일들이 순식간에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보건소에서 오늘 낮 12시부로 격리가 해제된다는 문자를 보내줬다. 12시 이후에 생활치료센터 앱, 그리고 자가격리보호 앱도 삭제하란다. 삭제 버튼을 누르는데 그게 뭐라고 통쾌했다! 오후 늦게 격리 해제 확인서도 도착했다. 이제부터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검사를 받을 필요도 없다. 검사를 지금 받아봤자 계속 양성..
12월 20일. 어젯밤엔 넷플릭스 시리즈 '뤼팽'을 보다가 잠들었다. '괴도 루팡(일본식 발음이 '루팡'인가 보다)' 시리즈를 어릴 때 정말 좋아했었다. 루팡 시리즈 여러 권을 사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드라마 '뤼팽'의 주인공 역시 이 소설의 열렬한 팬이고, 실제로도 신출귀몰한 도둑이다. 주인공이 부도덕한 재벌의 음모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자살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재미있기는 했는데 갈수록 흡인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니 소설 뤼팽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오전에 재택치료 병원에서 전화왔길래 언제까지 격리냐고 물었다. 내가 받은 격리통지서에는 격리 해제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격리 치료한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유증상 격리는 증상 발현 후 10일,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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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잠이 안 와서 텔레비전을 켜놓고 보다가 새벽에 잠들었다. 몸 생각 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겠지만, 원래 생체리듬이 올빼미라서 갑자기 바꾸기도 힘들다. 코라도 새벽까지 울어대서 더 일찍 잠들기 어렵다. 아침 8시에 체온 산소포화도 재서 기록해야 하는데, 늦게 일어나서 9시 다 되어 기록했다. 늦은 아침을 먹는데 약간 맛이 느껴진다. 식감만 느껴졌던 어제와는 조금 다르다. 맛이 느껴지긴 하는데 뭔가 좀 흐리멍덩하다. 재택치료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증상을 확인할 때 미각이 좀 나아졌다 했더니 몇 퍼센트나 돌아온 것 같냐고 묻는다. 글쎄.... 한 40퍼센트 정도? 후각은 아직이다. 냄새가 안 맡아진다. 콧물은 이제 거의 안 나고 코막힘도 줄었다. 나아지기는 하는 모양이다. 코라가 요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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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얼 18일. 원래 오전 8시에 생활치료센터 어플에 증상을 기록해야 하는데, 깨니까 8시 50분이었다. 어젯밤 뒤척이다가 12시 반 넘어서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제보다 힘들다. 약을 먹어서 그런지 두통은 없다. 체온 산소포화도 정상. 콧물은 여전히 난다. 처음 시작은 맑은 콧물이었는데, 이제 코를 풀면 누런 콧물이 나온다. 재채기는 거의 없어졌다. 증상 기록하고 부랴부랴 어제 먹던 반찬과 국 꺼내고 아침 식사. 아, 그런데..... 식감만 있지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두부는 물컹물컹, 김치는 사각사각. 맛은 느껴지지 않음! 드디어 올 게 왔구나. 미각 손실. 그럼 후각은? 확인차 오랜만에 커피 원두를 갈아 내렸다. 평소엔 이러면 온 집안에 커피 향이 진동하는데, 역시 아무런 냄새가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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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두통 증상이 느껴졌다. 코막힘 약간 있고 콧물이 목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은 여전하다. 체온과 산소포화도는 다 정상 범위. 건강관리키트에 들어있던 종합감기약은 다 먹어서 해열진통제를 먹었다. 근처 사는 엄마한테 감기약 좀 사다달라고 부탁드렸다. 엄마가 감기약 사다 문고리에 걸어놨다고 전화하셔서, 현관문을 열었다. 약봉지 외에도 배달물품 두 상자가 와 있다. 추가 주문했던 마스크 한 상자, 그리고 또 한 상자. 꽤 무거웠다. 이건 내가 주문한 게 아닌데 뭐지? 열어보니 구청에서 보낸 '긴급구호품'이다. 햇반과 간편국, 참치와 장조림 김치 통조림, 김, 과자와 쓰레기봉투, 소독제, 온도계가 들어있다. 꽤 풍성해서 며칠 버틸 비상식량으로 충분하다. 남들이 받았다고 사진 올린 걸..
12월 16일 . 오전 8시 알람에 깼지만 일어나기 싫어 뒤척대고 있었는데, 생활치료센터 어플에 자가진단 입력해야 한다고 메시지가 떠떴다. 예전에 병원 입원했을 때도 아침에 간호사가 와서 체온 재고 갔던 게 생각났다. 입원한 건 아니지만 나도 그 리듬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체온 산소포화도 다 정상이다. 어제보다 아침에 목이 덜 아픈 것 같다. 콧물이 줄었고 재채기는 거의 안 한다. 목이 칼칼한데 가래인지 콧물이 넘어간 건지 모르겠다. 이제 아침은 좀 간단히 먹어야겠다 싶어 시리얼에 우유, 사과 한 개를 먹었다. 어제는 아침부터 잘 먹는다고 양장피 해먹다가 시간을 엄청 보내서 점심 저녁이 연쇄적으로 늦어지는 바람에 밤늦게까지 배가 꽉 찬 느낌이었다. 병원에서 일정 시간에 밥 나오면 먹었던 것처럼, 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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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살풋 잠이 들었는데, 엄마 전화로 깼다. 어제 실시한 검사 결과가 음성이란다. 다행이다! 이로써 내가 접촉한 지인이나 가족 중 양성은 아무도 없다. 의학전문기자 얘기 들으니 코로나 백신 접종자는 전염력도 확 떨어져서 외국에서는 밀접 접촉자라도 백신 접종했다면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곧이어 전화벨이 울렸다. 내 재택치료 전담기관인 **병원이다. 생활치료센터 어플을 깔고 로그인해서 건강기록정보를 규칙적으로 입력하라고 안내했다. 건강관리키트로 보내준 약은 증상 있을 때마다 먹고, 추가 약이 필요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면 비대면 진료를 신청하라고 한다. 그런데 생활치료센터 어플을 깔았더니 알려준 대로 입력해도 로그인이 안된다. 사용자 정보가 잘못되었다는 메시지만 뜰 뿐. 여러 번 해봐도 안돼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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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쯤 잠에서 깼다. 현관 앞에 배송된 식재료를 들여놓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잠이 안 와서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있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8시 반쯤 깼다. 유튜브 요가채널 틀어놓고 아침 스트레칭과 명상을 따라하고 있는데 9시쯤 전화가 왔다. 인천 서구청. 재택치료 신청 확인하고 끊었다. 아침부터 뭔가 잘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양장피 밀키트를 꺼냈다. 양장피는 생으로 채 썰어야 하는 야채, 볶아 먹는 것, 데쳐 먹는 것이 다 따로따로라서 밀키트라도 조리 시간이 짧지는 않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녁에 먹을 걸 그랬다. 그런데 설명서 대충 읽고 하다가, 데치기만 해야 할 해산물, 생으로 먹어야 할 야채까지 습관적으로 다 볶아버렸다. 망했다. 그냥 겨자 냄새 나는 고기 야채볶음이 되어버렸다. 할 수 없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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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아침에 콧물이 좀 났다. 원래 알레르기성 비염이 좀 있어서 비염이 심해졌나? 아님 날씨가 추워지니 감기 기운이 있나? 정도로 생각했다. 머리가 조금 무거운 증상이 있었지만, 이건 비염에도 흔히 따라오는 증상이라 의심하지 않았다. 그냥 컨디션이 좀 안 좋다 이 정도? 12월 12일 콧물이 좀 더 많아졌고, 재채기가 자꾸 난다. 두통도 계속이다. 근무가 있어서 출근은 했다. 점심 때 회사 근처 병원에 다녀왔다. 열은 없고, 두통과 콧물, 재채기 증상. 의사가 보더니 목도 조금 부어있다며 비염보다는 감기 같다고 했다. 예전에도 나는 감기가 코나 목으로 잘 와서 이비인후과를 다녔었다. 코로나 이후 2년간은 안 걸렸던 감기, 이번에 된통 걸렸구나 했다. 의사가 열이 나면 혹시 모르니 코로나 검사를 ..
코로나19는 참 이상한 병이다. 내가 아픈 건데 남 걱정부터 하게 만든다. 물론 증상이 심하면 내 걱정만도 차고 넘치겠지만, 현재까지는 감기 증상 정도니 내 걱정보다는 나 때문에 혹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안 그래도 어젯밤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가, 양성이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카드 사용내역과 통화기록을 들춰보며 내 '동선'을 정리해 봤다. 참 많이 돌아다녔구나. 나 스스로도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오전 확진 판정 받은 후 보건소 직원과 통화하다 보니 자책이 더 심해졌다. 아, 그럼 이 날은 이게 끝인가요? 아니요. 또 **로 가서 **를 했어요. 네, 그리고 귀가하셨나요? 아니요, 다시 **에 가서 **를 만났어요. 동선이 간단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안녕하세요. ~~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입니다 귀하께서 시행한 코로나PCR 검사 결과 양성입니다. 이 시점부터 본인과 가족은 외출하시면 안되고 보건소에서 순차적으로 전화할 때까지 자택 대기 부탁드립니다. 해당 회사 또는 학교에 확진 사실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에 온 문자. 확진일 수도 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막막해졌다.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바이러스 감염됐을 수 있겠다 생각하니 그 걱정이 더 컸다. 가족과 회사, 그리고 요 며칠간 내가 만났던 사람들에게도 확진 사실을 알렸다. 여기저기서 전화와 카톡이 쇄도해서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다들 걱정하지 말고 몸조리 잘 하라고 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행인 것은 ..
며칠 전에 중국 드라마 관련 책을 써보겠다며 출판사에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럴 것 같기는 했다. 샘플 원고를 쓰다 보니, 내가 쓰려는 글은 이 출판사의 시리즈물 성격에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리즈 성격상 개인적인 이야기를 에세이로 풀어내야 하는데, 내가 쓰려는 글 내용은 '중드를 통해 알게 된 중국'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것이니 끝내야지, 하고 샘플 원고와 제안서를 보냈는데, 역시나였다. 돌이켜 보니 나는 중국을 공부하며 보낸 시간에 대한 일종의 결산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2015년부터 2년간 휴직하고 중국에 다녀왔고 이후에도 중국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중국 드라마뿐 아니라 중국 공연예술에 관한 글들을 종종 써왔다. 무엇이 됐든 중국 관련 책을 한 권 쓰고 싶었..
방탄소년단 중에 가장 먼저 얼굴과 이름을 외웠던 멤버는 RM, 그 다음이 지민이었다. 지민이 부른' Lie'는 내가 방탄소년단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전부터 좋아했던 노래다. 클래시컬한 느낌의 전주부터 나를 확 끌어당겼고, 여린 듯 폭발적인 지민의 보컬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 곡은 처음 들어도 마치 10년은 들어온 듯한 친숙함이 신기했는데, 스페인 작곡가 파야의 '허무한 인생' 중 스페인 무곡 일부를 샘플링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이런 뒷북이. 어쩐지. 아래 링크 달아놓은 파야의 스페인 무곡 연주 영상에도 지민의 Lie를 보고 왔다는 팬들이 쓴 댓글이 꽤 많다. https://www.youtube.com/watch?v=-ThId6ZWqsE https://www.youtube.com/watch..
예전 글을 뒤적거리다가, 이 블로그를 개설한 게 2011년 5월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벌써 10년 넘게 지나버렸네. 회사에서 운영하던 블로그가 폐쇄되어 이리로 옮겨온 거였는데, 그러고도 이렇게 세월이 지났구나. 요즘은 블로그에 글을 쓰기는 하는데, 도대체 누가 읽기는 할까 싶게 조용하다. 하긴, 조용한 게 맘 편하게 글 올리기엔 편한지도. 초창기 교류하던 사람들은 이제 거의 이 티스토리 판을 떠난 것 같다. 요즘 쓰는 글들은 대부분 검색으로 들어와서 보는 것 같은데, 조회수가 많지는 않지만, 중국 드라마 관련 글들을 그나마 많이 본다. 내 글이 다루는 주제가 너무 잡탕이라, 네이버에도 블로그를 개설해 중국 얘기하는 블로그와, 평소처럼 공연 얘기 많이 하는 블로그로 나눠 운영하려고 했었는데, 나라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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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 핑핑의 '우한일기'를 읽다가 마음을 울리는 부분을 발견했다. 잊지 않도록 적어두고 싶어졌다. 한국어판 154페이지. "소설은 늘 낙오자, 고독한 자, 쓸쓸한 자와 함께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소설은 그들과 손을 맞잡고 걸어가고, 때로는 그들을 돕기 위해 몸을 기울인다. 소설은 인간의 감정과 배려를 폭넓게 표현한다. 가끔은 마치 늙은 암탉처럼 역사 속에서 버림받는 사람들과, 발전하는 사회에서 소외된 생명들을 보살피기도 한다. 그들과 함께 하고, 그들을 안아주고 격려해준다. 그리고 때로 소설은 그들에게 동병상련의 공감대를 느끼며 그들이 소설의 동반자가 되어주고 온기와 격려를 나누어주길 기다린다. 이 사회에서 강자나 승자는 문학에 별 관심이 없다. 그들은 문학을 주로 자신을 빛내줄 장식이나 화환으..
블로그에 업데이트 안 한 지가 반 년 이상 되었다. 올 들어 단 한 편의 새 글도 안 올렸네. 오랜만에 들어오려 했더니 비밀번호도 생각 안 나고, 겨우 찾아서 로그인 했더니 '휴면계정'이란다. '휴면 상태'를 해제하고 나서 첫 글을 쓴다. 지난해였나 지지난해였나, 네이버에도 중국 이야기를 주로 쓰려고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마찬가지로 손이 안 간다. 광고/홍보성 글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허우적 그렇지 않은 글을 쓰고 있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고. 티스토리에도 물론 광고/홍보성 글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써오던 곳이라 좀 더 정이 간다. 블로그는 휴면 상태였지만,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글을 많이 쓰고 있다. TV뉴스 기사, 인터넷 기사, 외부 기고 칼럼, 인터뷰 기사, 특강이나 포럼 발표 자료..
20여년 전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했었다. 큰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 때는 그게 유행이었던 것 같다. 학원에서 중급 회화반을 다녔으니, 일본인과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가능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굳이 일본어를 계속 공부할 동기가 없었다. 일본어를 쓸 일이 없어서 20년 동안 놓고 지냈다. 지금은 거의 백지 상태다. 몇 년 전부터는 중국어 배우는 게 유행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중국어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다. 그러다 팔자에 없던 중국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중국어를 익힐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라마에 재미를 붙인 후로는 한동안 중국어에 푹 빠져 있었다. 휴직까지 하고 중국 갔으니 뭔가 확실하게 남는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을 떠나..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오는 일요일(11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참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인데, 이번에는 가고 싶지만 못 갈 것 같다. 중국 인터넷을 뒤지다가 안드라스 쉬프가 10월 30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독주회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국 음악팬들도 흥분하고 있었다. 국가대극원 위챗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흥미롭다. 안드라스 쉬프는 연주 전날밤 도착해서 바로 공연장으로 직행해 국가대극원이 보유한 피아노 석 대 중 어느 피아노로 연주할지를 골랐다. 그리고 쉬프와 함께 온 조율사가 쉬프가 고른 피아노를 조율하는 작업 시작! 다음날 열린 공연이 관객에게도, 쉬프에게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나 보다. 쉬프는 앙코르를 무려 7곡, 40분이나 연주했다고 한다. 키신이 지난주 내한공연에..
어쩌다 내가 중국에 관한 글을 '주로' 쓰게 됐을까. 중국 여행 한 번 안 가봤던 내가 어쩌다 중국에서 2년이나 살게 됐을까. 중국어 까막눈이었던 내가 어쩌다 날마다 바이두를 들여다보게 됐을까. 참 인생이란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잘도 흘러간다. 이전에는 나한테 글을 쓸 만한 밑천이 있는 분야가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에서 돌아와 복직한 이후 맡은 업무가 달라지면서 '문화예술'을 현장에서 접할 기회가 줄었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이렇게 '중국'과 '문화'를 나름대로는 '접목'한 잡다한 글을 쓰고 있다. 중국 관련 콘텐츠 전문 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다 보니, 중국의 문제점과 낙후된 측면을 다룬 내용이 아니라면, 별로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다. 중국에 대해 호의적 내용을 ..
문화계 ‘미투’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자고 나면 터져 나오는 새로운 폭로. 새로 ‘리스트’에 올라가는 유명 인사들. 많은 이들이 은밀하게 저질러온, 입에 담기도 싫은 성폭력 실상이 드러나는 걸 보고 있자니정말 참담하다. 내가 일 때문에 직접 만나기도 했던 사람들이 포함돼 있어서 더욱 그렇다. ‘발성연습’을 핑계로 온갖 추잡한 짓을 저질렀다는 이윤택. 나는 오래 전 이윤택이 연출한 공연 연습을 보러 갔다가 그가 직접 ‘발성연습’을 거론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리허설을 진행되던 중이었는데, 그가 주연 여배우를 가리키며 ‘쟤는 내가 발성부터 싹 뜯어고쳤다’며 자랑했다. ‘쟤 엄청 힘들었을 거야, 나랑 작업하면 처음부터 싹 뜯어고치니까’ 하는데, 물론 그 때는 그의 ‘발성연습’이 그런 의미인 줄 몰랐다...
'마춤뻡 파개자'라는 게임 앱이 있다는 걸 알았다. 둘째가 이 앱을 다운받아 게임을 하는데, 옆에서 보니까 헛웃음이 나온다. '마춤뻡 파개자'인 학교 선배의 뻘소리를 잘 받아넘겨서 고백을 받지 않고 무사히 지나가야 게임 한 단계를 패스하는 거다.게임이 여러 유형이 있는 것 같은데, '카톡'을 선택하니까, '마춤뻡 파개자'인 선배와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펼쳐진다. 온갖 이모티콘과 '애기양~' 식의 간지러운 말투가 난무하는 가운데, '원악 어마신 부모님' '일해라 절해라' '집에만 잇지안코 바람도 세야지' 식의 알아듣기 힘든 말들이 쏟아진다. 이런 말들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잘받아넘겨야 한다. '바람은 셀 수가 없는데요', 식으로 진지하게 반응하면 게임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다.동생이 하는 걸 ..
“농림부에서 1년 동안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면 다음 중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1. 과일 2. 채소 3. 망고 이 질문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셨는지? 아. 망고도 과일인데 왜 따로 분류해 놓았냐고? 빙고! 그럼 다음 질문은 어디가 이상한지 살펴보시길. “문화가 있는 날, 우리 동네 공연장에서 듣고 싶은 소규모 클래식 공연의 장르는 무엇인가?” 1. 기악 2. 성악 3. 타악이 질문에도 비슷한 오류가 있다. 망고가 과일에 속하는 것처럼, 타악 역시 기악의 한 장르다. 그런데도 굳이 타악을 별도의 문항으로 만들었다. 망고가 비교적 희귀한 과일인 것처럼 타악 역시 쉽게 접하기 힘든 장르다.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적절한 지적을 한 바 있는 피아니스트 조은아 교수의 글(http://www.hankooki..
‘장래 희망이 피아니스트’라고 얘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릴 때 피아노에 소질이 있다는 얘기를 가끔 들었고, 막연하게 음악가에 대한 동경을 품기도 했다. 하지만 연습은 지겹고 싫었다. 콩쿠르 나가는 것도, 시험 준비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예술계 중학교 입시에 실패하고 일반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나는 점점 피아노와 멀어졌고, 레슨도 그만두었다. 내가 치던 피아노는 뚜껑이 닫힌 채 먼지만 쌓여갔다. 미련이 남아있긴 했다. 간혹 피아노 연주회에 갔다가 나도 다시 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때뿐이었다. 막상 해보려 해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7년 영국 연수를 가게 되었다. 다시 학생이 되고 보니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학교에는 음악 연습실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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