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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두통 증상이 느껴졌다. 코막힘 약간 있고 콧물이 목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은 여전하다. 체온과 산소포화도는 다 정상 범위. 건강관리키트에 들어있던 종합감기약은 다 먹어서 해열진통제를 먹었다. 근처 사는 엄마한테 감기약 좀 사다달라고 부탁드렸다. 

엄마가 감기약 사다 문고리에 걸어놨다고 전화하셔서, 현관문을 열었다. 약봉지 외에도 배달물품 두 상자가 와 있다. 추가 주문했던 마스크 한 상자, 그리고 또 한 상자. 꽤 무거웠다. 이건 내가 주문한 게 아닌데 뭐지? 

열어보니 구청에서 보낸 '긴급구호품'이다. 햇반과 간편국, 참치와 장조림 김치 통조림, 김, 과자와 쓰레기봉투, 소독제, 온도계가 들어있다. 꽤 풍성해서 며칠 버틸 비상식량으로 충분하다. 남들이 받았다고 사진 올린 걸 봐서 알고는 있었는데, 잊고 있다가 받으니 약간 '감동'이었다. 안 그래도 식품류를 좀 더 주문할까 하던 참이었는데, 잘 됐다. 

구청에서 보내준 자기격리 지원 물품들 


재택치료 전담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증상을 확인하더니 감기약이 떨어졌다 했더니 비대면진료를 신청해줬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 와도 잘 받으라고 했다. 과연 오후 3시반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재택치료 전담병원의 의사다. 증상을 듣더니 약을 처방해 주겠다며 조금 기다리면 받을 수 있을 거라 했다. 

밤 10시 38분. 또 모르는 전화로 전화가 왔다. 보건소에서 처방약 배송했다는 연락. 나가봤더니 과연 문고리에 새로 처방받은 약 봉지가 걸려 있다. 밤중에 누가 '약 배송'을 했을까. 좀 전에 전화한 직원이 직접 배송한 것일까. 다들 고생이 많다. 재택치료 허점을 지적하는 기사도 많이 나왔지만, 참 많은 사람들이 매달려서 고생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방공무원인 동생도 원래 담당업무 이외에 보건 방역 업무까지 돌아가면서 해야 해서 숨돌릴 틈도 없다고 한다. 의료진의 노고는 더 하겠고. 빨리 고비가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 그보다 먼저, 나도 빨리 나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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