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얼후를 몇 달 배우다 돌아왔다. 얼후를 배운 것은 한국에 있을 때 해금을 배운 경험이 있어서였다. 중국에서 해금 선생님을 구하기는 불가능했고, 그래서 떠올린 게 얼후였다. 얼후는 해금과 비슷하게 생긴 두 줄 악기이고, 주법도 공통점이 있다. 얼후는 해금보다는 좀 더 가볍고 매끄러운 소리가 나는데, 서양 악기로 치자면 바이올린과 비슷하다고 할까. 해금은 비올라나 첼로 같은 느낌이고. 중국에 왔으니 중국 선생님한테 중국 악기를 배워보자 생각했다. 얼후로 '모리화'나 '월량대표아적심' 같은 중국 곡들을 멋들어지게 연주해 보고 싶었다. 생각만 하고 지내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악기를 샀고, 얼후 선생님도 소개 받아서 배우기 시작했다. 해금과 주법이 비슷한 부분이 있고, 내가 악보를 잘 보는 편이라 진도는 ..
다음은 클럽 발코니 이번호에 기고한 해금 이야기다. 처음엔 원고만 써서 보냈다가, 해금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에, 한밤중에 딸한테 부탁해 사진을 찍었다. 둘째가 보더니 '엄마 초보 티 팍팍 난다'며 웃어댔다. 해금을 배우기 시작한지 반 년이 되어간다. 지난해 가을, 피아노 연습을 싫어하는 딸에게 ‘피아노 말고 다른 악기 한 번 해볼래?’ 하고 제안했던 게 발단이었다. 딸에게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왜 하필 해금 얘기를 꺼내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딸이 ‘해금 소리가 좋다’고 했던 게 기억났고, 나 역시 강은일, 꽃별 등을 취재하면서 한번쯤 해금을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긴 하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다소 충동적으로 덧붙였다. “혼자 하..
이 블로그를 '해금' 관련 검색어로 검색해서 찾아들어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알았다. '해금' '해금 배우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인가 보다. 나는 지난해 가을 해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해금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씩 하기는 했었다. 두 줄짜리 간단하게 생긴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릴 때부터 서양악기인 피아노만 쳐왔는데, 좀 다른 악기를 연주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왕이면 서양 악기가 아니라 한국 악기였으면 좋다는 생각도. 하지만 선뜻 해금 배우기를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둘째딸 덕분에 왔다. 특별히 국악을 많이 들려준 것도 아닌데, 둘째는 서양 음악보다는 국악을 더 좋아한다. 특히 서양 오케스트라 음반은 '시끄럽다'..
해금을 배우기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활 쓰는 법, 안줄(중현) 바깥줄(유현)로 소리내기를 배웠고, 황 태 중 림 남, 음에 따른 운지법을 배우고 있다. 손아귀가 아프고, 손가락 마디마디 편치 않았지만, 자꾸 하다보니 처음보다는 나아졌다. 쉬운 동요를 배워서 연주한다.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떴다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동심이 샘솟는 기분이다. 해금은 정말 간단하게 생겼지만 참 재밌는 악기다. 연주를 직접 해보기 전엔 생각해보지 못했던 점인데, 해금은 조바꿈이 엄청나게 쉽다. 피아노만 칠 때엔 몰랐다. 그냥 줄 잡는 손 위치만 바꾸면 조바꿈이 자유자재다. 이래서 다른 악기랑 합주도 쉽다는 얘기인 듯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금까지 배운 곡..
돌이켜보니 내가 해금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한 건 해금 연주자 강은일 씨를 인터뷰 할 때였다. 강은일 씨는 2006년 정동극장에서 열렸던 사흘간의 해금 공연에서 매일 다른 프로그램으로 연주하며, 해금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바이올린 소리는 가끔 신경을 거슬리는 것 같아서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깡깡이'인 해금 소리는 심금을 깊이 울렸다. 아주 간단하고 단순해 보이는 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신기했고, 나도 직접 해보고 싶어졌다. 인터뷰에서 강은일 씨는 자신도 해금을 늦게 시작했다고 얘기해줬다. 나는 그 때 '해금 한 대 사려면 얼마나 드는지'까지 물어봤는데, '다른 악기에 비하면 싼 편'이라고 알려줬다. 강은일 씨 이후에도 해금 연주자 꽃별을 인터뷰하며 또 한 번 해금을 연..
주말 아침 해금 레슨. 나와 남편 은형이 해금 소리가 깽깽 앵앵거린다. 그동안 빌린 해금 쓰다가 큰 맘 먹고 충북 영동군 박연의 고향서 열리는 난계국악축제까지 가서 해금 두 대를 사왔다. 둘째는 고모 쓰던 악기를 받았다. 졸지에 해금 석 대를 보유하게 되었다. 나는 근무 때문에 레슨을 몇번 빠뜨렸고 남편도 연습을 많이 못해, 둘째가 우리집 선두주자. 학예회에서 연주한다며 오나라 오나라~를 배워 제법 비슷하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속성으로 하느라 이 한 곡 운지만 익혀 연주하는 것이긴 하지만. 나는 아직 '생기초'지만 즐겁다. 피아노 칠 때와는 또다른 맛. 해금은(물론 다른 현악기도 그렇지만) 음정이 정해진 건반을 치는 게 아니라 내가 음을 찾아 내야 한다. 어렵기도 하지만 그래서 재미도 있다. 어릴 때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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