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 리포트만 할 때는 시청률 같은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물론 편집부에서는 분당 시청률 따져가며 어느 리포트에서 시청률 그래프가 치솟고, 어느 리포트에서 빠졌는지, 이런 것까지 분석했지만, 리포트를 만든 기자 개인이 그것까지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은 조회수에 신경이 자꾸 쓰인다. 오디오든 영상이든 텍스트이든 뭔가 만들어서 내놓고 나면 자꾸 조회수를 확인하게 된다. 썸네일의 중요성에 눈뜨게 됐고, 제목 붙이는 데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너무 지나치게 '어그로' 끄는 제목은 곤란하지만, 그래도 구미가 당기도록 지어야 한다. 수없이 많은 '상품'들이 나 좀 봐 달라고 경쟁하는 시장,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제목이 밋밋하면 묻혀버리고 만다. 오죽하면 디지털 팀으로 옮기고 나서 썸네일..

2019년 6월에 시작했던 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이 200회를 돌파했다. 4년 반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출연자 연인원 257명과 함께 했다. 출연자와 청취자/시청자가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숫자이니 감사할 일이다. 200회 특집 같은 걸 하고 싶었으나, 인원도 예산도 없는 가난한 '가내 수공업' 프로그램이라, 200회 특집도 그냥 우리끼리 조촐하게 끝냈다. BTS와 케이팝 관련 이슈 있을 때마다 나와서(BTS는 섭외가 안 되니 대신?ㅎㅎ) 최다 출연 기록을 세운 음악평론가 김영대 씨와 함께 그간의 커튼콜을 돌아보고 새해 K팝 전망도 해봤다. 몇 달 전부터 과거의 커튼콜 출연진과 다룬 주제를 엑셀 파일로 정리해 왔었다. 200회를 앞두고 보니 그렇게 정리해 놓길 잘했다 싶었다. 쭉 훑어보니 팬데믹-BTS- ..

2022. 7. 6. SBS취재파일. 임윤찬의 반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이후 쓴 여러 기사 중 마지막으로 쓴 글이다. (현재로서는 마지막이다. 앞으로 또 쓰게 될지도 모르지만) ---------------------------------------------------------------- 못다 한 임윤찬과 반 클라이번 콩쿠르 이야기, 두 번째 글입니다. 첫 번째 글에서는 반 클라이번은 누구인지, 왜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러시아 연주자의 출전을 허용했는지, 우승자 임윤찬을 배출한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은 '세계 3대 콩쿠르'에 대한 얘기로 시작합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일까요? 또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한동안 '724프로젝트'를 맡아 정신이 없었다. 너무 신경을 써서 생긴 불면 증세와 몸살 기운이 아직 남았다. 당시엔 몰랐는데, 진짜 단 며칠만에 몸과 마음을 모두 불사른 프로젝트였다. 방송이 무사히 나가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고, 특히 이번에는 '아미'들의 도움이 컸다는 걸 꼭 얘기하고 싶어 썼던 글이다. 7월 27일자 SBS취재파일. 지난주 토요일(7월 24일), 방탄소년단이 SBS 8뉴스에 출연했습니다. '버터'에서 '퍼미션 투 댄스'로 이어지는 빌보드 싱글차트 8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운 후, 첫 언론 인터뷰였습니다. (오늘 '버터'가 '퍼미션 투 댄스'와 다시 자리바꿈 하며 1위를 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네요. 9주 연속 1위입니다. ) 방탄소년단은 주말 SBS 8뉴스 김용태 앵커..

소프라노 박혜상이 부른 한국 가곡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곡을 처음 접했을 때, 작곡가가 궁금했습니다. 박혜상은 이 곡을 자신의 도이치그라모폰 데뷔 앨범에 실었습니다. 도이치그라모폰 앨범 120여 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가곡이 실린 것이지요. 박혜상은 대학 시절 출전했던 콩쿠르에서 이 곡의 작곡가 김주원과 나란히 수상했던 인연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인터뷰를 위해 김주원 작곡가를 만났습니다.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는 2012년 제4회 세일한국가곡콩쿠르 작곡 부문 1위 곡입니다. 김주원 작곡가는 이 콩쿠르 참가 당시 20대 후반으로, 가곡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 요즘은 조금 바뀌었습니다만, 당시에는 이 콩쿠르 작곡 부문 예선을 통과하면 본선 지정 시가 나왔다고 ..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하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한국 가곡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섭섭하지만 아주 섭섭한 게 아니라 좀 섭섭한 듯만 하다'는 말,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으시죠? 그 뒤에는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가 이어집니다. 가사에서 한국어의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이 노래가 클래식 음악 명가인 독일의 도이치그라모폰 앨범에 실렸습니다.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그라모폰 데뷔 앨범입니다. 한국어로 부른 한국 가곡이 앨범에 실린 것은 120여 년 도이치그라모폰 역사상 처음입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중심으로 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박혜상은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라이징 ..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분야가 많지만, 특히 대면성과 현장성을 생명으로 하는 공연의 위기는 심각합니다. 오프라인 공연의 흥행을 위주로 돌아가던 공연 산업의 예전 사업 모델은 작동하지 않고, 어쩔 수 없이 온라인 공연을 늘리고 있지만, BTS 같은 극소수 사례를 제외하면 경제적으로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위기에는 나라가 따로 없습니다. 거대 공연기업 태양의서커스가 파산 신청을 하고, 카라얀 등이 소속됐던 글로벌 매니지먼트사인 '콜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가 폐업하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낸 전설적인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도 직원들을 정리해고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요즘 '평생 쌓은 것들이 눈 앞에서..

요즘 많은 공연 단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공연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광염소나타’가 지난주부터 대학로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전세계에 실시간 중계하고 있고, 국립극단의 연극 ‘불꽃놀이’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농’, 뮤지컬 ‘모차르트! 등이 차례로 유료 온라인 공연에 나섭니다. 뮤지컬 장르가 가장 앞서가고, 재정 지원을 받는 국공립 단체들도 ‘시장 형성’을 위해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공연 영상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상황에서, 불법 공연영상 문제를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뮤지컬이나 연극 등은 ‘밀캠’ ‘밀녹’으로 불리는 공연 무단 촬영 문제가 심각합니다. 몰래 촬영한 영상이나 음원 목록을 블로그에..

*SBS 취재파일로 출고한 글입니다. "최근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그 드라마 아세요?" 피아니스트 랑랑과 인터뷰를 하다가 잠시 귀를 의심했다. 지금 랑랑이 나한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드라마를 아느냐고 묻고 있는 거 맞나? '클래식 슈퍼스타' 랑랑은 최근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한 새 음반을 내고 '버추얼 투어'를 하고 있는 중이다. 평소 같으면 전세계를 돌며 기자회견을 하고 공연을 했겠지만, 코로나19로 불가능해졌으니, 온라인으로 인터뷰하고 쇼케이스도 한다. 그래서 나도 지난주 베이징에 있는 랑랑을 화상 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인터뷰했다. 이 인터뷰에서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얘기를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랑랑이 젊은 세대에게 클래..
*예술인복지재단 8월 웹진에 기고한 글. 코로나19로 공연장이 문을 닫고 온라인 공연이 급증했을 때, ‘방콕에 지친 당신을 위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공연 소개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3월에 시작한 기사인데 다섯 달 넘게 연재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오래 쓰게 될 줄 몰랐다. 최근 코로나19의 기세가 다시 거세졌다. 공연 연기와 취소, 중단이 다시 잇따른다. 공연 취재 담당인 나도 우울하다. 이런 와중에 ‘예술가를 위한 제언’ 코너에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은 지 며칠이 지났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그저 최근 몇 달간 공연계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볼까 한다. 코로나19 시대, '소통'의 가능성 그 어느 때보다 예술가의 ‘소통’이 중요해졌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이제 자신의 관객이 누..

81세 피아노 조율사 이종열 선생. 예술의전당 음악당과 롯데 콘서트홀 공연에 오르는 피아노를 전담해 조율한다. 그가 최근 '조율의 시간'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이 흥미로워 당장 인터뷰 요청을 했고, 승낙을 받았다. 그런데 실제로 기사가 나갈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까지 같이 취재하느라 그랬다. ▶ "조율은 예술이다" 피아노 음을 빛내는 81세 '명장' (2019년 11월 17일, SBS 8뉴스) 이종열 선생의 책에는 64년 조율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그는 교회의 풍금 소리가 좋았던 어린 시절, 고장 난 풍금을 뜯어보고 고치면서 조율의 세계에 처음 입문했다. 피아노를 접한 뒤에는 일본어 조율 교재를 혼자 공부하며 기술을 익혔다. 1958년, 몇 달을 기다려 일본에서 출..
며칠 전 아주 무심하게, 내가 지난해 발간한 책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를 펼쳐들었는데, 마침 펼쳐진 페이지에서 오자가 눈에 띄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이브라힘 페레르'를 '이브라힘 페르'로 잘못 표기한 것이었다. 그렇게 여러 차례 교정을 봤건만 그래도 오자가 있다니. 당장 편집자에게 알렸지만, 이미 인쇄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책이 나온 지 1년 이상 지났는데 아직도 새삼스럽게 주변 사람들한테 '책을 냈으면 알려줘야지' 하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 책을 냈다고 해서 주변에 모두 공짜로 증정하기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동네방네 알리며 적극적으로 '판촉'하기도 쑥스러워, 그냥 조용히 지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한 학기 동안 서울의 모 대학에서 예술경영을 강의하면서도, 학생들한테 내 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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