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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주 무심하게, 내가 지난해 발간한 책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를 펼쳐들었는데, 마침 펼쳐진 페이지에서 오자가 눈에 띄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이브라힘 페레르'를 '이브라힘 페르'로 잘못 표기한 것이었다. 그렇게 여러 차례 교정을 봤건만 그래도 오자가 있다니. 당장 편집자에게 알렸지만, 이미 인쇄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책이 나온 지 1년 이상 지났는데 아직도 새삼스럽게 주변 사람들한테 '책을 냈으면 알려줘야지' 하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 책을 냈다고 해서 주변에 모두 공짜로 증정하기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동네방네 알리며 적극적으로 '판촉'하기도 쑥스러워, 그냥 조용히 지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한 학기 동안 서울의 모 대학에서 예술경영을 강의하면서도, 학생들한테 내 책을 사서 보라는 얘기는 한 마디도 안 했다. 취재원들한테도, 책에 쓸 자료 때문에 접촉했던 경우를 빼고는, 책 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 책 보라는 얘기는 하면서도, 정작 내 책은 그렇게 못 하겠더라. 

오랜만에 오자를 발견하고 보니, 내가 쓴 책인데도 내 수중에는 교정용으로 놓아둔 이 한 권밖에 없었다. 그래도 명색이 저자인데, 몇 권은 내가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아 추가로 주문했다. 나온 지 꽤 됐고 이제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책이니, 지금도 이 책을 주문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생각하면서. 


그런데 오늘 인터넷 서점을 돌아보다가, 내 졸저가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 2011년 청소년예술분야 추천도서로 선정된 걸 발견했다. 언제, 어떤 경로로 선정된 것인지는 전혀 모를 일이고,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가 된 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도 짐작할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책이 '읽을 만하다'는 추천을 받았다는 점이니, 기분 좋은 일이다.  

사실 책을 낸 건 분명히 '남들도 읽어달라'는 생각이 있어서였지만, 예상치 않았던 사람이 '책 잘 읽었다'며 내용을 언급하면 당황스럽기도 하다. 책에 속속들이 털어놓은 내 생각, 내가 사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다는 게 쑥스럽다는 느낌이 있어서다. 한편으로는 남들에게 널리 읽히고 싶고, 한편으로는 또 숨기고도 싶고, 참 이율배반적인 감정이랄까.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것, 오자는 교정할 수 있도록, 다음 쇄는 찍었으면 좋겠다. 더 바라기는 책 표지까지 바꿀 수 있도록(솔직히 난 이 책표지의 사진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아예 '개정판'까지 낼 수 있게 되면 좋겠다.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가 어떤 기관인지 잘은 모르지만, 이 기관의 추천도서가 된 게 여기에 좀 도움이 되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지금 쓰는 이 글 역시 '홍보'라면 홍보다. 나는 이 블로그의 방문객이 적다는 걸 알고 있고, 그래서 이 글을 읽을 사람도 몇 안 될 거라고 생각하며 쑥스러움을 가라앉히고 있다. 그야말로 '소심한 홍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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