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몇 달에 한 번씩 챙겨보는 드라마가 생기곤 한다. 돌이켜보면 하이킥 시리즈가 그랬고, 성균관 스캔들이 그랬고, 드림하이1이 그랬다. 최근에 케이블 TV를 끊고 나서는 드라마 보기가 어려워졌는데, 최근에는 '옥탑방 왕세자'를, 생각해 보면 제대로 시청한 날은 닷새쯤밖에 안 되는데, 그래도, 꾸준히 봐온 편이다. 옥탑방 왕세자를 한동안 계속 못 보다가 어제 마지막 회만 딸들과 함께 시청했다. 오랜만에 일찍 퇴근한 날이기도 했다. 그동안의 스토리를 잘 모르는 둘째가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부용이가 불쌍하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300년 뒤에 다시 만나서 행복해지는 거니까 해피 엔딩이라고 암만 얘기해줘도 '그래도 부용이는 불쌍하게 죽었잖아' 하면서 울었다. '환생'이라는 ..
아래 글은 예전 블로그에서 옮겨온 것이다. 아이들 크는 얘기는, 나도 어느새 잊고 지내는 게 많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아이들이 이랬구나, 싶어서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2010년 크리스마스 때 얘긴데, 벌써 1년이 지나갔나 싶다. 나는 크리스마스 때 산타 할아버지한테 선물을 받아본 기억이 딱 한 번 있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때 '산타 같은 이모'한테서 선물을 받기는 했지만, 크리스마스 날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놓여있는 '산타표 선물'을 받아본 건 단 한 번이었다. 몇 살 때였는지 확실친 않지만, 할머니 댁에 놀러가 자고 일어나니 크리스마스 날 아침, 내 머리맡에 '종합 과자선물세트'가 놓여있어서 너무나 신기하고 좋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내가 언제부터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게 됐는지는 잘 기억나..
딸이 포켓몬에 푹 빠졌다. 날마다 포켓몬 카드, 포켓몬 피규어를 사달라고 조른다. 포켓몬은 정말 종류도 많다. 몇 번 카드를 사줬는데도 아직도 없는 게 많다며 또 사달라고 졸라댄다. 며칠 전 내가 휴일 근무 중일 때, 딸은 아빠에게 하루 종일 포켓몬 카드 사 달라고 조르다가, 당분간은 집에 있는 거 갖고 놀라고 했더니 이렇게 '협박'을 했단다. "나 그럼 카드 사 줄 때까지 밥 안 먹을 거야!" "그래, 먹지 마!" 하는 아빠의 단호한 대응에 딸은 제 방에 들어가 한동안 나오지 않더니, 밥 때가 좀 지나니 배가 고픈지 머쓱해진 얼굴로 나왔단다, 밥 달라며. 딸의 어설픈 '협박'은 먹혀들지 않았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을 같이 본 딸이 공연 본 지 한참 지난 어제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이렇게 물어왔..
6학년 딸이 하루종일 휴대전화만 붙들고 있다. 학교 다닐 때는 눈에 띌 일이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는데, 방학 동안 딸의 휴대전화 의존도가 엄청 높아졌다. 밥 먹을 때도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들여다보고 있다. 보고 있자면 속이 터진다. 사실 이건 남편이 아는 사람이 휴대전화 판매점을 열었으니 하나 사줘야 된다며, 딸에게 스마트폰을 개통해 줄 때부터 우려한 바였다. 딸에게 개통해준 스마트폰은 인기 기종은 아니라서 개통에 돈이 거의 들지는 않았다. 딸은 친구들 중에 상당수가 아이폰을 갖고 있다며 약간의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받아들고는 뛸듯이 기뻐했다. 딸은 예전에 일반 휴대전화를 쓸 때도 '문자질'하느라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내긴 했다. 그래서 월말이 되려면 열흘 이상 남았는데도 벌써 '알'..
*딸이 '노다메 칸타빌레'에 몇달째 푹 빠져있다. 이전에는 한 케이블방송의 '오페라스타'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봤는데, 이 두 프로그램 덕분에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아래는 '클럽발코니 픽스' 매거진 이번 호에 기고한 글이다. 지난 일요일, 아주 오랜만에 말러의 교향곡 1번을 집에서 틀었다. 아이들 키우고 일 하느라 바빠서 최근 집에서 느긋하게 음반을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었다. 마음 먹고 음량도 좀 키워놓고 듣는 참인데, 딸이 아는 척을 한다. “엄마, 이거 말러 아니야?” 이게 웬일인가. 얘가 말러를 알다니. 나는 반색을 했다. “어, 네가 말러를 어떻게 알아? 이 곡 들어봤어?” “응. ‘노다메’에 나오잖아. 치아키 센빠이가 지휘한 거 아니야?” 몇 달 전 쉬는 날에 딸하고 같이 일본..
초등학교 1학년 둘째가 학교에서 닮고 싶은 사람 사진에 닮고 싶어하는 이유를 써서 가져오라는 숙제를 받아왔다. 둘째는 '엄마를 닮고 싶다'며 내 사진을 달라고 했다. 아니, 웬일이지? 아빠 사랑이 유별난 아이가. 엄마보단 아빠를 더 따르는 아이가. '너 아빠 닮고 싶은 건 아니야?' 했더니, 씩 웃으면서 한다는 말이 압권이다. "사실 처음엔 아빠 닮고 싶다고 하려 했는데, 아빠는 맨날 소파에 누워서 텔레비전만 보잖아. 그래서 안될 것 같아서 엄마 닮는다고 했어." 우하하. 웃음이 터졌다.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픽 웃는다. '누워서 텔레비전 보는 게 얼마나 좋은데' 하면서. 그런데 결국 둘째는 내 사진을 갖고 가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자신의 '장래희망'과 관련해서 닮고 싶은 사람을 정하라는 것으로 돼 있..
둘째가 초등학생이 된 지도 몇 달이 흘렀다. 아기 같기만 하던 아이가 요즘은 제법 의젓해졌다.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칭찬 스티커를 한꺼번에 다섯 장을 받았다는데, 친구들이 나가서 노는 동안 흐트러진 책상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했다고 한다. 집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참 신기하다. "이젠 컸으니까 책상 정리도 네가 하고, 방 청소도 해야지!"-"내가 무슨 신데렐라야? 그런 걸 다 하게" 이러던 아이다. (내가 '신데렐라라서 하라는 게 아니라, 이제 네 일을 네가 스스로 하라는 얘기야' 했더니, 첫째는 "야! 신데렐라는 예쁘다고." 하고 거들었다^^) 얼마 전 개인사정으로 하루 휴가를 내서 집에 있으면서, 하교하는 둘째를 데리러 학교 앞에 갔다. 마침 눈부시게 청명한 날이었다. 봄바람이 살랑대는데,..
*블로그 이사작업 계속. '서투른 엄마 딸 키우기' 얘기다. 1년 반 전 얘긴데, 정작 이 얘기를 했던 딸은 지금 기억하고 있을까.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일상이지만, 때로는 경이롭게 느껴진다. ------------------------------------ 집에서 저녁 먹고 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도중,. 2010년이 경인년, 호랑이 해라는 데서 시작해서 띠 얘기가 나왔다. 내가 ‘우리 식구 중에는 호랑이 띠가 하나도 없네?’ 했더니, 둘째가 듣고 있다가 ‘나는 무슨 띠야?’ 하고 끼어들었다. “너는 원숭이 띠야.” “뭐? 원숭이? (둘째 표정이 구겨졌다.) 그럼 언니는?” “언니는 토끼 띠.” “왜 언니는 토끼 띠야? 나도 토끼가 좋은데. 그럼 엄마는?” “엄마는 개 띠지.” “으앙, 왜 나..
이번주 토요일, 둘째 학교에 가서 '직업의 세계' 발표를 해 주기로 했다. 둘째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수업 있는 토요일 아침, 15분에서 20분 가량 학부모들이 와서 각각의 직업에 대해 얘기해 주는 시간이 있다. 이번 주가 내 차례다. 나는 '방송기자의 세계'를 제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둘째가 학교 들어가서 첫 학부모 총회라고 해서 갔더니, 이런저런 학부모 모임을 조직하는 것도 중요한 안건 중에 하나였다. 선생님이 어머니회, 도서실 도우미, 안전 도우미, 등등의 학부모 조직에 소속돼 한 학기에 몇 차례씩 도와주실 어머님들 자원해 달라고 하시는데, 그 날도 회사에서 일하다 부랴부랴 달려가 참석한 나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 차라리 안 왔으면 모르고 넘어가기라도 했지. 엄마들이 하나둘씩 손을 들고 이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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