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나부코' 공연을 보기 전에 썼던 SBS취재파일이다. 이 글에서는 공연이 기대된다고 썼는데, 정작 공연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출가가 한국인의 한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는데, 그게 무대 전면에 커다랗게 '한'이라는 글자를 써놓는 거였다니.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나올 때 수많은 '소녀상'을 무대에 등장하는 걸 보고는 정말 놀랐다. 작품을 모방했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그랬는지 앉아있는 소녀가 아니라 서있는 소녀였지만 그 '소녀상'을 염두에 뒀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왜 갑자기 여기서 소녀상이 튀어나오는 거지? 광복절 즈음에 열린 공연이라 굳이 그런 연출을 했을까. 외국인 연출가가 뭔가 한국적인 것을 쓰고 싶어한 것 같은데, 공감이 되기는커녕 약간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오페라 '나..
*지금은 폐쇄된 옛 블로그 글 복원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국립오페라단의 리허설 공개 때 '단체 관람'을 왔는지, '단체 소동'을 벌이러 왔는지 구별이 안 되는 학생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그 때 썼던 글입니다. 졸저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에도 실었습니다. 학창 시절 단체 관람의 추억은 많은 분들이 갖고 계실 겁니다. 저도 중학교 때 단체관람으로 여러 편의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체 관람은 대개 시험을 끝내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 즐겁고 신나는 이벤트였습니다. 그렇게 단체관람으로 봤던 영화가 ‘사관과 신사’ ‘테스’ ‘아마데우스’ 였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영화들이지요. 그래서 국립 오페라단 홍보 담당자로부터 오페라 ‘마탄의 사수’ 최종 리허설을 단체..
취재하면서 만난 전문가들 얘기에 따르면, 해외 주요극장들은 무대세트와 의상, 소품 보관소를 중요 기반시설로 갖추고 있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은 콘테이너 하나에 한 작품씩, 수백 편의 무대세트를 보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주 공연하는 작품은 뉴욕에서 가까운 뉴저지 보관소에 배치하고, 자주 공연하지 않는 작품은 좀 떨어진 지방에 보관해, 언제든 필요할 때면 꺼내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답니다. 일본 신 국립극장은 무대미술 센터를 지바현에 갖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도쿄 신주쿠에 있는 신 국립극장의 발레, 오페라 등의 무대 장치와 의상을 보수 보관하고 있는데요, 전자동 격납 시스템을 갖춘 보관고, 무대세트를 보수하는 미술 공작관, 무대미술 자료를 보존 전시하는 자료관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공연을 홍보할 때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요. 실제로 무대는 공연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 제작비 중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입니다. 오페라의 경우 보통 무대에 드는 비용이 전체 제작비의 10-20퍼센트 정도 차지합니다. 억대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이렇게 큰 돈을 들인 무대세트는, 그 공연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지난주 국립오페라단이 임대 사용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의 한 창고에 다녀왔습니다. 이 날 국립오페라단은 이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작품 4편의 무대세트를 폐기했습니다. 오페라 ‘파우스트’와 ‘시몬 보카네그라’, ‘어린이와 마법’, 그리고 오페라 갈라콘서트의 무대세트였죠. 폐기물업체가 동원돼 덩치 큰 무대세트들을 부수고, 대형 트럭에 실어 소각장..
*이 글은 서울시향이 1월 25일에 취소됐던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 공연을 5월 7일에 열기로 결정하기 전에 쓰였습니다. 메세나협회에서 발간하는 잡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지난 1월 25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예술의전당에서 열 예정이었던 콘서트가 정명훈 예술감독의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취소되었다. 공연을 고대해 왔던 관객들이 실망한 것은 당연지사. 더구나 이 공연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가 국내 초연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바그너는 세계 음악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아직도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작곡가다. 성악이 중심인 이탈리아 오페라와는 달리, 바그너의 오페라는 화려하고 웅대한 관현악이 중심이 된다. 오케스트라 편..
대기가 건조한 요즘, 화재 소식이 많습니다. 불조심이야 어디서나 해야 하는 것이지만, 특히 공연장은 한정된 공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인다는 장소의 속성상 한번 화재가 나면 그 피해가 굉장히 커질 수 있는 곳이라 더욱 화재에 민감합니다. 공연장에서는 무대 조명이나 연출상 불을 사용하다가 화재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17세기 18세기 유럽의 오페라극장들은 무대와 객석 조명으로 촛불을 사용했고, 목조 건물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화재로 소실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주요 오페라극장들은 19세기나 20세기 들어서 다시 지어진 건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상 최악의 공연장 화재는 1903년 12월 30일 미국 시카고 Iroquois극장에서 발생했습니다. 뮤지컬 공연 도중 무대 커튼에 불이..
*1편에서 이어집니다.프로쉬가 간수로 있는 감옥에 산다는 쥐들을 잠깐 살펴보자. 번드르르한 공약 내걸었다가 선거만 끝나면 싹 잊어버리는 정치가는 ‘까먹쥐’ 서민의 돈을 빼돌리는 은행가는 ‘빼돌리쥐’, 수해 복구 현장에 돕겠다고 갔다가 사진만 찍고 오는 철면피들은 ‘찍쥐’, 이런 식이다. “같은 편끼리 서로 싸우쥐, 패쥐, 헐뜯쥐, 어우 지겹쥐, 쥐들이 하도 많으니까 요즘 쥐 나오는 노래도 있잖아요. 쥐쥐쥐쥐 베이비 베이비 베이비 ~” ‘박쥐’는 독일어로 공연되지만, 김병만 씨의 대사엔 한국어와 독일어가 섞여 있다. 다른 등장인물과 주고받는 짧은 대화는 독일어로 돼 있다. 김병만 씨는 독일어 대사를 연습하는 일도 쉽지 않다 했다. 국립오페라단에서는 독일어 대사 부분을 녹음해서 보내줬고, 그는 틈만 나면 이..
*그동안 썼던 글을 뒤늦게 블로그에 업데이트한다. 2012년 11월 29일에 쓴 취재파일이다.국립오페라단의 창립 50주년 기념 공연 ‘박쥐’에는 특별한 출연자가 등장한다. 바로 코미디언 김병만 씨다. 코미디언이 어떻게 오페라에 출연하느냐고? 김병만 씨가 맡은 역은 노래가 없다. 연극적 요소가 강하고 이 작품에 해학을 더하는 감초 같은 역할이다. 이런 역이 포함된 ‘박쥐’는 다른 일반적인 오페라들과는 좀 차이가 있다. ‘박쥐’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남국의 장미’ 봄의 소리 왈츠’ 등으로 유명한 ‘왈츠의 황제’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오페레타다. ‘오페레타’는 ‘작은 오페라’라는 뜻으로, 일종의 ‘가벼운 오페라’다. 희극적인 내용이 대부분이고 다양한 춤이 포함된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중간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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