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는 마음을 움직이고 치유하는 힘이 있다. 힘들 때일수록 더 그렇다. 지난해 여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듀오 콘서트를 보러 갔을 때도 그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두 달 정도 지났을 때였는데, 젊은 음악가들의 연주를 들으면 우울한 마음이 좀 가벼워질까 해서 갔다. 과연 공연 내내 나는 마음 맞는 두 사람의 연주에 흐뭇하고 유쾌해졌다. 그런데 마지막 앙코르로 이들이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연주하기 시작하자마자 가슴이 턱 하니 내려앉았다. 이 곡이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침상 옆에서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성악곡을 골라 틀어드리고 있었다.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도 그 중 하나였다. ‘아베 마리아’가 울려퍼지자 한동안 아무 말..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젊은 연주자들이 여는 '디토 페스티벌', 올해도 개막했다. 오늘 디토 페스티벌 관련해 리처드 용재 오닐을 인터뷰하면서 또다른 '용재' 이야기를 했다. '용재'라는 이름을 가진 예술가가 또 한 명 있었다고. 2006년에 별세한 한국 발레 큰 스승 이용재(로이 토비아스). 용재를 만나, 용재를 추억했다. 이용재 선생 별세 이후 썼던 글, 다시 올려본다. 기자로 일하면서 참 많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가 취재의 알파요 오메가라지만, 사실은 구색 맞추기 인터뷰, 의례적인 인터뷰를 위해 잠깐 스치듯 만난 사람들도 많다. 이런 경우는 인터뷰 대상이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었다 해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러나 공들여 인터뷰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세월이 지나도 기억이 생생하고, 개인적으로..
임동혁과 리처드 용재 오닐의 듀오 연주회. 요즘 공연 볼 기분도 기운도 아니었지만, 무대에 오른 두 젊은이를 보고 있자니 미소가 떠올랐다. 둘이 평소에도 친하다더니, 연주자들이 좋아서 즐겁게 연주한다는 느낌이 객석에까지 전해졌다. 그런데 임동혁과 리처드 용재 오닐이 마지막 앙코르로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를 연주하기 시작하자마자, 가슴이 턱 하니 내려앉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침상 옆에서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성악곡을 골라 틀어드리고 있었는데,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도 그 중 하나였다. '아베 마리아'가 울려퍼지자 한동안 아무 말씀 없이 누워만 계셨던 아버지가 갑자기 입을 여셨다. "구노냐?" 아버지는 이 와중에도 내가 틀어놓은 '아베 마리아'가 슈베르트인지 구노인지 헛갈려서, 궁금해서 물어..
*전에 올린 (1)편에서 이어집니다. 얘기를 하다 보니 리처드 용재 오닐의 개인사도 화제에 오른 셈이다. 사람들이 내러티브를 좋아한다는 그의 말은 타당하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맨 처음 그의 가족사를 소개했던 프로그램 이후에도 몇몇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 나는 갑자기 앙상블 ‘디토’라는 이름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이미 만들어진 지 5년째 된 이름인데 새삼 물어보는 게 우스운가. 하지만 그의 대답은 진지했다. “이름을 놓고 참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디토(ditto)’는 참 재미있는 단어예요. 사실 처음에는 속어에 가까운 말이 아닌가 싶어 좀 망설이기도 했어요. “I like potato(나는 감자를 좋아해)” “Ditto(나도)!” 이런 식으로는 쓰이는데, 브람스나 모차르트와 ‘디토..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만났다. 그의 연주를 본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는 리처드 용재 오닐을 세종 솔로이스츠 단원으로 처음 만났다. 그리고 그의 남다른 가족사를 몇 년 전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그의 어머니 콜린 오닐(한국명 이복순)은 전쟁고아로 네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어머니는 어릴 때 열병을 앓아 정신지체가 되었고, 미혼모로 그를 낳았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미국인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손에 자랐다. 어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바이올린 덕분에 음악의 세계에 눈을 뜬 리처드 용재 오닐은 비올라 전공으로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한다. 이 곳에서 그는 세종 솔로이스츠를 만든 강효..
***얼마 전 푸른 눈의 국악원로 해의만 선생을 인터뷰하고, 역시 귀화 외국인으로 한국 예술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로이 토비아스, 한국명 이용재 선생을 떠올렸다. 그는 한국 발레의 큰 스승이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쯤 했던 마지막 인터뷰는 공들여 했던 만큼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인터뷰다. 클럽발코니 매거진과 졸저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에 실었던 글을 다시 올려본다. 기자로 일하면서 참 많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가 취재의 알파요 오메가라지만, 사실은 구색 맞추기 인터뷰, 의례적인 인터뷰를 위해 잠깐 스치듯 만난 사람들도 많다. 이런 경우는 인터뷰 대상이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 해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러나 공들여 인터뷰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세월이 지나도 기억이 생생하고, 개인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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