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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쯤 잠에서 깼다. 현관 앞에 배송된 식재료를 들여놓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잠이 안 와서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있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8시 반쯤 깼다. 유튜브 요가채널 틀어놓고 아침 스트레칭과 명상을 따라하고 있는데 9시쯤 전화가 왔다. 인천 서구청. 재택치료 신청 확인하고 끊었다. 

아침부터 뭔가 잘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양장피 밀키트를 꺼냈다. 양장피는 생으로 채 썰어야 하는 야채, 볶아 먹는 것, 데쳐 먹는 것이 다 따로따로라서 밀키트라도 조리 시간이 짧지는 않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녁에 먹을 걸 그랬다. 그런데 설명서 대충 읽고 하다가, 데치기만 해야 할 해산물, 생으로 먹어야 할 야채까지 습관적으로 다 볶아버렸다. 망했다. 그냥 겨자 냄새 나는 고기 야채볶음이 되어버렸다. 할 수 없지. 맛이 없지는 않다. '양장피 흉내 낸 볶음 반찬'으로 꾸역꾸역 밥 한 그릇 다 먹었다. 

9시 54분. 
또 인천 서구청이다. 이번엔 다른 사람이다. 건강관리키트를 보내주겠다며 주소를 확인했다. 

 10시 26분.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을 설치하라는 문자가 왔다. 보내온 링크로 깔았다. 
체온을 재서 적어넣으라 해서 쟀다. 37.1도. 

10시 52분. 
서구보건소에서 문자가 왔다. 재택치료 진행 안내문과 동의서를 보내니 잘 읽어보라는 문자, 생활치료센터 어플 기록사항, 재택치료 담당병원 연락처다. 그런데 정작 재택치료 진행 안내문과 동의서는 오지 않았다! 생활치료센터 어플도 다운로드할 링크를 보내줘야시 할 것 같은데.... 표시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할 때마다 부재중이다. 

11시 50분.
띵똥! 벨이 울렸다. 서구청에서 보낸 건강관리키트가 도착했다. 체온계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손 소독제와 살균제, 종합감기약과 해열제가 들어있다. 산소포화도가 94% 아래로 내려가면 즉시 재택치료 담당 의료기관과 응급콜에 전화해야 한다. 

건강관리키트 구성품


산소포화도 99
맥박수 80
체온 36.7도 

회사에서 나와 관련해 검사 받았던 사람들은 모두 음성이 나왔다. 다만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세 명은 모두 7일간 격리라고 한다. 둘째도 음성이 나왔지만 난감한 상태이다. 일요일부터 기숙사 방에사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룸메이트도 같이 격리되어 있다. 아직 둘째는 보건소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밀접 접촉자면 이렇게 해라, 지침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없어서 기다리는 중이다. 룸메이트는 무슨 고생이야... 확진자의 밀접접촉자의 밀접접촉자인데, 덩달아 격리..... 둘째가 답답하기도 하고 짜증도 나는 모양이다. 주말에 놀러왔던 딸의 친구 두 명도 나하고 아침을 같이 먹어서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격리 중이란다. 정말 코로나 한 번 걸리니 주변에 영향이 너무 크다. 내 잘못으로 걸린 것도 아닌데 주변에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 아 이놈의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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