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입니다 귀하께서 시행한 코로나PCR 검사 결과 양성입니다. 이 시점부터 본인과 가족은 외출하시면 안되고 보건소에서 순차적으로 전화할 때까지 자택 대기 부탁드립니다. 해당 회사 또는 학교에 확진 사실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에 온 문자. 확진일 수도 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막막해졌다.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바이러스 감염됐을 수 있겠다 생각하니 그 걱정이 더 컸다. 가족과 회사, 그리고 요 며칠간 내가 만났던 사람들에게도 확진 사실을 알렸다. 여기저기서 전화와 카톡이 쇄도해서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다들 걱정하지 말고 몸조리 잘 하라고 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행인 것은 둘째를 빼고 다른 가족들은 이번 주말에 접촉이 없었다는 것. 둘째도 검사 받았는데 음성이 나왔다. 정말 다행이다. 양성이었으면 둘째 학교와 학원, 친구들......파장이 일파만파 커졌을 거다. 증상 발현 이틀 전부터 만나거나 식사를 같이 했던 지인들에게는 모두 연락했는데, 아직까지 양성이 나온 사람은 없다. 걱정은 오늘 검사를 받은 엄마다. 식사 한 번 같이 했는데, 괜찮을까? 괜찮겠지? 엄마는 내가 증상이 있어서 검사 받았다는 얘기만 듣고도 어젯밤 잠을 설치셨단다. 내가 양성이라는 얘기를 듣고 나서는 갑자기 몸이 안 좋은 것 같다고도 하시고.
부스터샷도 맞았는데 감염됐으니 정말 안심할 수 없다. 어디서 옮았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감기처럼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데, 일단 걸리고 나면 그 후 절차는 감기와 다르다. 증상 발현 이틀 전 동선 확인하고 접촉자들에게 연락해서 조치를 취하게 되어 있다. 나와 만난 사람들이 적어도 검사 받는 수고를 해야 하고, 최악의 경우는 전염과 격리까지 갈 수 있다. 백신 맞으면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간다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는 점에선 감기와 차원이 다르다.
오전 8시 조금 안돼 문자 받았는데, 검사한 곳 관할 보건소에서 대략적인 상황 확인한다고 전화온 게 10시반쯤. 내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서 구체적인 역학 조사와 치료 안내할 거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시각 오후 3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무 연락이 없다. 아마도 재택치료를 하게 되겠지.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다행인데 중증이었으면 어땠을까. 지금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해서 인력이 딸리는 게 안 봐도 비디오다. 이런 상태로 위드코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