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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 핑핑의 '우한일기'를 읽다가 마음을 울리는 부분을 발견했다. 잊지 않도록 적어두고 싶어졌다. 한국어판 154페이지.

"소설은 늘 낙오자, 고독한 자, 쓸쓸한 자와 함께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소설은 그들과 손을 맞잡고 걸어가고, 때로는 그들을 돕기 위해 몸을 기울인다. 소설은 인간의 감정과 배려를 폭넓게 표현한다. 가끔은 마치 늙은 암탉처럼 역사 속에서 버림받는 사람들과, 발전하는 사회에서 소외된 생명들을 보살피기도 한다. 그들과 함께 하고, 그들을 안아주고 격려해준다. 그리고 때로 소설은 그들에게 동병상련의 공감대를 느끼며 그들이 소설의 동반자가 되어주고 온기와 격려를 나누어주길 기다린다. 이 사회에서 강자나 승자는 문학에 별 관심이 없다. 그들은 문학을 주로 자신을 빛내줄 장식이나 화환으로 이용한다. 하지만 약자들은 소설을 자신의 인생을 밝혀주는 한 줄기 등불로, 물 속에서 살기 위해 붙잡은 지푸라기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생명을 구해준 은인으로 여긴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 오직 문학만이 낙오해도 괜찮다고, 사람들은 다 당신과 같다고, 당신 혼자만 고독하고 외로운 것이 아니고, 혼자만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도 아니며, 당신만 소심하고 나약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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