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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어젯밤엔 넷플릭스 시리즈 '뤼팽'을 보다가 잠들었다. '괴도 루팡(일본식 발음이 '루팡'인가 보다)' 시리즈를 어릴 때 정말 좋아했었다. 루팡 시리즈 여러 권을 사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드라마 '뤼팽'의 주인공 역시 이 소설의 열렬한 팬이고, 실제로도 신출귀몰한 도둑이다. 주인공이 부도덕한 재벌의 음모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자살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재미있기는 했는데 갈수록 흡인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니 소설 뤼팽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오전에 재택치료 병원에서 전화왔길래 언제까지 격리냐고 물었다. 내가 받은 격리통지서에는 격리 해제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격리 치료한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유증상 격리는 증상 발현 후 10일, 무증상 격리는 확진 후 10일. 그러면 나는 11일부터 코감기 증상이 있었으니까 21일, 그러니까 내일이면 해제인가?  

내일 낮 12시 기준으로 보건소에서 연락이 갈 거라고 한다. 10일 지났다고 무조건 해제는 아니고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24시간 동안 발열이 없고,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증상이 호전되고 있으니 더 격리 치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해열진통제가 포함된 약이 두 봉 남았는데, 오늘부터는 약을 복용하지 않고 경과를 보기로 했다. 

콧물과 코막힘 증상은 거의 사라졌다. 후각은 아직 많이 둔하다. 고양이 화장실 치울 때 전혀 냄새가 안 난다. 커피 원두를 갈아보니 희미하게 냄새가 느껴지는 정도다. 커피를 마셔보니 미각도 100퍼센트 회복은 아니라는 걸 알겠다. 정말 정말 맛이 없다. 이렇게까지 맛이 없을 수가. 커피는 온갖 향과 맛이 섞인 음료인데, 그냥 쓴 맛만 난다. 그 쓴 맛조차 흐리멍덩하다. 몇 모금 마시고 버렸다. 

그래도 미각 후각 손실이 코로나 앓고 나서도 몇 달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던데, 나는 잠깐 증상 나타났다가 금방 회복되고 있으니 다행이다. 이게 다 부지런히 부스터샷을 맞은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스터샷을 맞았는데도 감염됐으니 백신도 소용없다'가 아니라, '부스터샷을 맞은 덕분에 걸려도 이 정도로 넘어간다'가 맞다. 지난 12일 일요근무 때 나와 접촉이 있었던 동료들은 모두 2차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고 한다. 다행이다. 

오후에 다시 뤼팽을 틀었다. 그리 긴 시리즈는 아니라서 파트 1은 후딱 다 봤고, 파트 2의 중간인 8회차까지 보고 나서 접었다. 재미없는 건 아닌데, 파트 2가 어정쩡하게 끝날 것 같아서다. 파트 3까지 나오면 봐야겠다. 

내일 해제일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격리 기간도 슬슬 끝나간다. 크리스마스가 코앞인데, 그 전에 격리 해제될 수 있겠지? 가족들 다시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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