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하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한국 가곡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섭섭하지만 아주 섭섭한 게 아니라 좀 섭섭한 듯만 하다'는 말,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으시죠? 그 뒤에는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가 이어집니다. 가사에서 한국어의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이 노래가 클래식 음악 명가인 독일의 도이치그라모폰 앨범에 실렸습니다.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그라모폰 데뷔 앨범입니다. 한국어로 부른 한국 가곡이 앨범에 실린 것은 120여 년 도이치그라모폰 역사상 처음입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중심으로 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박혜상은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라이징 ..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분야가 많지만, 특히 대면성과 현장성을 생명으로 하는 공연의 위기는 심각합니다. 오프라인 공연의 흥행을 위주로 돌아가던 공연 산업의 예전 사업 모델은 작동하지 않고, 어쩔 수 없이 온라인 공연을 늘리고 있지만, BTS 같은 극소수 사례를 제외하면 경제적으로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위기에는 나라가 따로 없습니다. 거대 공연기업 태양의서커스가 파산 신청을 하고, 카라얀 등이 소속됐던 글로벌 매니지먼트사인 '콜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가 폐업하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낸 전설적인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도 직원들을 정리해고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요즘 '평생 쌓은 것들이 눈 앞에서..

요즘 많은 공연 단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공연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광염소나타’가 지난주부터 대학로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전세계에 실시간 중계하고 있고, 국립극단의 연극 ‘불꽃놀이’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농’, 뮤지컬 ‘모차르트! 등이 차례로 유료 온라인 공연에 나섭니다. 뮤지컬 장르가 가장 앞서가고, 재정 지원을 받는 국공립 단체들도 ‘시장 형성’을 위해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공연 영상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상황에서, 불법 공연영상 문제를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뮤지컬이나 연극 등은 ‘밀캠’ ‘밀녹’으로 불리는 공연 무단 촬영 문제가 심각합니다. 몰래 촬영한 영상이나 음원 목록을 블로그에..

*SBS뉴스 취재파일로 쓴 글(2020. 9. 22) 방탄소년단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공연 실황이 공개되었다. '다이너마이트'와 'Save ME' '봄날' 이렇게 세 곡을 불렀다. 전 세계의 팬들과 함께 봄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련한 무대였다. 이 무대는 방탄소년단의 평소 공연과는 조금 달랐다. 잘 짜인 안무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노래에 집중한 무대로 또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방탄소년단은 주로 앉아서 노래했는데, 자연스럽고 편안하면서도 흥겨운 무대였다. 이 공연을 위해 방탄소년단의 기존 곡들을 라이브 밴드 반주에 잘 어울리도록 편곡했다고 한다. RM의 말대로, '작지만 그리 작지만은 않은 콘서트(Tiny, but not so tiny concert)'였다. ▶방탄소년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SBS 취재파일로 출고한 글입니다. "최근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그 드라마 아세요?" 피아니스트 랑랑과 인터뷰를 하다가 잠시 귀를 의심했다. 지금 랑랑이 나한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드라마를 아느냐고 묻고 있는 거 맞나? '클래식 슈퍼스타' 랑랑은 최근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한 새 음반을 내고 '버추얼 투어'를 하고 있는 중이다. 평소 같으면 전세계를 돌며 기자회견을 하고 공연을 했겠지만, 코로나19로 불가능해졌으니, 온라인으로 인터뷰하고 쇼케이스도 한다. 그래서 나도 지난주 베이징에 있는 랑랑을 화상 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인터뷰했다. 이 인터뷰에서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얘기를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랑랑이 젊은 세대에게 클래..

1993년 SBS에 입사한 이후, 약 10년 정도를 문화부에서 보냈다. 다른 부서를 돌다가도 문화부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해왔으니, 문화부는 언젠가는 돌아갈 ‘고향’ 같은 곳이 되었다. 지난해 말 ‘문화 전문기자’를 지망하며 6년 만에 취재현장으로 복귀했다. ‘문화부 4차 시기’다. 기자 생활 6년 차에 처음 문화부에 갔다. 부장 1명, 부원 4명인 ‘문화부’였다가, 1년 만에 ‘문화과학부’로 바뀌면서 문화 취재기자가 약간 더 늘었다. 나는 클래식 음악과 국악, 대중음악, 연극, 무용, 뮤지컬 등을 맡았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는 표어가 유행할 때였다. 남북 문화교류나 문화산업, 뮤지컬 대중화 등 이슈가 많았다. 당시엔 신문 문화면의 영향력이 컸다. 신문사 문화부는 분야가 세분화되어 한 마디로 ‘공..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간판 음악 프로그램이다. 프로듀서 밥 보일렌이 2008년 워싱턴 NPR 사무실에서 열기 시작한 '작은 음악회'다.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 존 레전드, 요요마, 랑랑 등 다양한 장르에서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출연했다. 한국 뮤지션으로는 지난 2017년 밴드 '씽씽'이 처음 출연했고 [▶영상 보기], 최근 밴드 '고래야'가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서울의 고래야 사무실에서 촬영된 공연 영상은 6월 30일 NPR 채널을 통해 공개되어 전 세계 음악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영상 보기]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미국 라디오 방송국이 만드는 프로그램이지만, 전 세계 팬들이 즐기는 공연 영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NPR 홈페이지도 올라..

지난주, 레드 벨벳의 인기곡 '빨간 맛'의 오케스트라 버전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오케스트라 버전은 최근 아카데미 회원이 된 영화음악 감독 박인영 씨의 편곡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 것이다. 서울시향은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와 장르 간 협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는데, 그 이후 첫 번째 협업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서울시향이 K팝을 연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유명 오케스트라들이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베를린 필하모닉이 록그룹 스콜피언즈와 함께 '윈드 오브 체인지'를 연주한 게 유명한 사례다. 영국 로열 필하모닉은 클래식뿐 아니라 팝의 명곡을 즐겨 연주하는데, 영국 대표 록그룹 퀸의 노래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한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전 세계적인 K팝의 인..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음악이 있습니다. 이 음악만 들으면 잊고 지냈던 과거의 장면이 다시 생생하게 살아 돌아옵니다. 저에게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가 그런 음악입니다. 이 곡만 들으면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2013년 봄, 저는 암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병상에서 음악을 틀어드리곤 했습니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도 저는 아버지가 평소 좋아하시던 노래들을 틀어드리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칸초네, 오페라 아리아, 팝송, 가요…… 장르를 가리지 않았죠. 그런데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틀었을 때, 아버지가 갑자기 힘겹게 말문을 여셨습니다. "구노냐?" 처음에는 뭐라고 말씀하신 건지 제대로 못 들었어요. 다시 여쭤보니, 아버지는 "구노냐고?" 하셨습니다. 아아. 그러고 보니…..

전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온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지난 11월 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아마추어 청소년 연합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세종 꿈나무 오케스트라, 서울 서대문 노원 강서 강남 서초구 아동 청소년 오케스트라, 평창 꿈의 오케스트라, 그리고 함께 걷는 아이들 올키즈스트라 관악단이 함께 한 오케스트라 페스티벌 공연에서였다. 나는 이 공연의 주축 멤버였던 세종 꿈나무 오케스트라를 취재하면서 백건우 선생과 아이들의 협연 리허설을 볼 기회가 있었다. 세종 꿈나무 오케스트라는 2010년 세종문화회관이 사회공헌사업으로 창단한 어린이 청소년 오케스트라다.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음악교육 시스템인 '엘 시스테마'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국내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오케스트라가 여럿 창단됐는데, 이..

시작은 SBS의 ‘영재발굴단’ 프로그램이었다. 피아니스트 김두민 얘기다. 청주의 평범한 가정 출신인 ‘피아노 영재’ 김두민은 지난 2016년 13살의 나이에 프랑스 유명 음악학교 에꼴 노르말에 최연소 입학 허가를 받았다. 음악교육신문에 작게 기사가 났고, 이를 본 영재발굴단 작가가 출국을 사흘 앞두고 있던 김두민에게 연락해 프로그램 출연을 요청했다. 처음엔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출국 일자를 며칠 미루고 촬영에 응했다. 영재발굴단 김두민 편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에게는 선천성 백내장으로 왼쪽 시력을 잃어 생긴 ‘시야 장애’ 가 있었다. 피아노 연주에 핸디캡이지만, 남다른 재능과 노력까지 갖춘 김두민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81세 피아노 조율사 이종열 선생. 예술의전당 음악당과 롯데 콘서트홀 공연에 오르는 피아노를 전담해 조율한다. 그가 최근 '조율의 시간'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이 흥미로워 당장 인터뷰 요청을 했고, 승낙을 받았다. 그런데 실제로 기사가 나갈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까지 같이 취재하느라 그랬다. ▶ "조율은 예술이다" 피아노 음을 빛내는 81세 '명장' (2019년 11월 17일, SBS 8뉴스) 이종열 선생의 책에는 64년 조율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그는 교회의 풍금 소리가 좋았던 어린 시절, 고장 난 풍금을 뜯어보고 고치면서 조율의 세계에 처음 입문했다. 피아노를 접한 뒤에는 일본어 조율 교재를 혼자 공부하며 기술을 익혔다. 1958년, 몇 달을 기다려 일본에서 출..

푸른 눈의 몽룡. 유니버설 발레단의 '발레 춘향'을 다룬 많은 기사들이 이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발레 춘향'에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가 객원 주역으로 출연했기 때문입니다. 쉬클리야로프는 뛰어난 테크닉뿐 아니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이름난 무용수입니다. 그는 몽룡 역을 맡아, 춘향 역을 춤춘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발레 춘향은 유니버설 발레단이 2007년에 초연한 창작발레입니다. 유니버설 발레단 유병헌 예술감독 안무에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썼습니다. 전 국립무용단장 배정혜 안무에 케빈 픽카드가 작곡한 음악으로 초연됐지만, 몇 차례 개작을 거쳐 지금의 버전으로 완성됐습니다. 유병헌 감독은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

조기 축구회에 메시가 나타났다! 피아노 전공하는 대학생이 피아니스트 임동민 앞에서 쇼팽 연습곡을 연주한다. 전공하는 학생의 연주이니 일반인들 보기에는 잘 치는 거지만, 임동민에게는 성이 안 찬다. 연주를 중단시킨 임동민은 ‘일단 음악이라는 거는 포인트가 있어야 돼요. 포인트!’를 외친다. 그리고 ‘포인트가 있는 연주’가 뭔지 직접 시범을 보인다. 임동민의 ‘잠깐 레슨’을 받고 나니 학생들의 연주가 확 좋아진다.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조기 축구에 나타난 메시' 등 유머 있는 자막이 재미를 더한다. 유튜브 채널 ‘또모’의 스페셜 영상 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ZfrGI7_Xu0 ‘또모’는 음대생들이 만드는 유튜브 채널..

첼리스트 요요마를 처음 만났다. 그는 파리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으로, 그래미상 18회 수상, 누적음반 판매량 천만 장 기록을 보유한 세계적인 첼리스트다. 요요마는 지난해부터 전세계 6개 대륙 36개 도시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연주하는 ‘바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는 이 프로젝트의 20번째 기착지로 한국에 온 요요마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9월 6일로 인터뷰 일정이 정해지고 나서, 요요마 공연 기획사측에서 내 이력서를 달라고 했다. ”왜요?” “모르겠어요. 요요마 매니지먼트 쪽에서 알고 싶다고 하네요. 참고하려는 거겠죠 뭐.” 간단하게 정리한 이력서를 보내줬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담당자한테 연락이 왔다. “예전에 요요마를 만난 적이 있으세요?” “요요마 공연을 두 번 본 적은 ..

한국어 노래로 다뉴브강 참사 애도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감동적인 공연을 보면서 종종 눈시울이 붉어진다. 어제는 공연장을 직접 간 것도 아닌데 공연 동영상을 보고 울컥했다. 현재 내한공연 중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추모곡 연주 영상이었다.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명 지휘자 이반 피셔가,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지휘봉 대신 마이크를 들었다. 통역자도 대동했다. "우리는 부다페스트에서 왔습니다. 최근 참담한 사고가 있었던 곳입니다." 차분하면서도 또렷한 어조로 이어진 이반 피셔의 추모사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모든 헝가리 사람들과 오케스트라 단원들, 그리고 저는, 유가족의 슬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곡에는 박수를 치지 ..

어떤 사건을 취재할 때, 기자는 일반적으로 그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라 '제 3자'이다. 하지만 광화문 금호아트홀의 마지막 기획공연을 취재한 날(4월 25일)은 '제 3자'의 입장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금호아트홀이 1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니, 나 역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진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금호아트홀이 개관할 때부터 때로는 취재기자로, 때로는 관객으로 이 곳을 종종 드나들었던 지난 세월이 떠올랐다. 금호아트홀은 2000년 금호그룹의 옛 사옥 건물에 문을 연 390석 규모의 클래식 음악 전용 공연장이다. 남다른 음악 사랑으로 예술 지원 사업에 앞장서 '한국의 메디치'라고 불렸던 고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문을 열었다. 1990년대 말부터 금호문화재단에서 시작했던 음악영재 지..
헝겊인형 프레드는 우주비행사가 꿈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인형이 어떻게 우주비행사가 되겠느냐며, 인형은 파티에서 어린이들과 놀아주는 일이나 하라고 합니다. 직업센터 담당자는 빨리 직업을 구하지 않으면 ‘인형 생활 보조금’이 깎여서, 프레드를 조종하는 퍼펫티어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해고해야 한다고 재촉합니다. 프레드는 할 수 없이 어린이들과 놀아주는 일을 시도해 보지만, 자신에게 영 맞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합니다.장애-비장애 배우 통합 극단으로 유명한 영국 하이징스 극단이 ‘프레드(Meet Fred)’라는 연극을 갖고 한국을 찾았습니다. 영국문화원과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공동 주최한 시리즈의 개최작으로 공연됐습니다. ‘프레드’는 인형을 내세워 장애인이나 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재치 있게 풍자합니다..
문제: 세계 3대 발레단은 어디일까?이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세계 3대 발레단’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관련 글이 꽤 많이 등장한다. 가장 최근의 글이 ‘세계 3대 발레단’인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이 올해 6월에 내한공연을 한다는 내용이다. ‘세계 3대 발레단’ 중 하나가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이라면, 나머지 두 개만 더 찾으면 된다.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지난해 내한공연 관련 글을 보니 마린스키 발레단 역시 세계 3대 발레단이라고 쓰였다. 이제 하나 남았다. 이번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가 세계 3대 발레단이라는 글이 보인다. 발레단 세 곳이 나왔다. 그렇다면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과 마린스키 발레단, 그리고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가 세계 3대 발레단인가?아니다. ‘세계 3대..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may say that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상상해 보세요. 모든 이들이 평화롭게 사는 것을 당신은 내가 몽상가라고 할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나 혼자만이 아니죠.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 하길 바라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존 레논 '이매진' 중에서) '이매진 존 레논' 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3월10일). 저는 예술의전당에 공연 보러 갔다가 시간이 남아 이 전시를 보게 되었는데요, 예상보다 훨씬 흥미로운 전시였습니다. 사진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열풍과 함께 퀸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이 다시 조명되고 있습니다. 저는 앞서 쓴 취재파일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발레 공연에 출연했고, 뮤직비디오에 발레 시퀀스를 포함시킨 정도로 발레를 사랑했으며, 퀸의 음악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발레 작품이 많다는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이어서 프레디 머큐리와 오페라 얘기를 하려 합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발레뿐 아니라 오페라'광'이었습니다. 프레디가 오페라를 좋아했다는 얘기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도 나오고, 그가 작곡한 퀸의 음악에서도 오페라의 영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하드록에 오페라와 아카펠라 등 전혀 다른 장르가 섞인 6분짜리 대곡이었죠. 이 노래가 실린 퀸의 네 번째 정규 앨범 이름은..
지난해 마지막날 쓴 SBS 취재파일입니다. 블로그를 글 보관 창고로 쓰는데 계속 올리는 속도가 늦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오늘(2018년 12월 31일) 방탄소년단 BTS의 활약을 중심으로 올해 K팝 열풍을 정리하는 기사를 썼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K팝이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쓰다 보니 자꾸 빌보드 차트를 언급하게 됩니다. 빌보드 차트는 미국의 음악 미디어 '빌보드'에서 매주 발표하는 차트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세계 팝 시장의 중심이기 때문에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것은 가수들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빌보드 차트에는 종류도 참 많습니다. 빌보드 홈페이지에 가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게 바로 '핫 100(The Hot 100)'입니다. ‘핫 100’은 빌보드를 대표하는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열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흥행 이유에 대한 분석 기사는 이미 수없이 나왔고요, 저는 지난 주말에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퀸의 음악이 영화 외에도 발레와 뮤지컬, 클래식 음악 등 다른 장르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처음 이 기사를 쓰겠다고 생각한 건 퀸의 음악으로 만들어진 ‘발레 포 라이프’ 내한공연을 보고 큰 감동을 받은 기억이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하던 중에 프레디 머큐리 자신이 발레 공연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1979년 10월 7일, 영국 로열 발레단이 런던 콜리세움 극장에서 열었던 갈라 공연에 출연했습니다. 로열 발레단이 프레디 머큐..
저는 2014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쿤스의 대규모 회고전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 전시회는 뉴욕의 대표적 현대미술관인 휘트니가 신관으로 이전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연 대규모 전시였습니다. 석 달간 관람객 26만명으로 휘트니 전시 사상 최다 관람 기록을 세우며 큰 화제가 됐습니다. 사진 촬영을 불허하는 전시회도 많지만, 이 전시회에서는 마음껏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친숙한 이미지들을 활용한 거대한 설치미술 작품들 앞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예쁘다’ ‘멋지다’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프 쿤스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가 어떻게 잘 팔리는 작가가 됐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저는 이 전시회에서 쿤스의 ‘메이드 인 헤븐(Made in H..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로 불리는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가 작품을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아 17만달러의 배상금을 내게 됐다고, 최근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쿤스는 지난 2013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풍선 강아지’가 5,840만 달러에 팔려 생존 작가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주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품, 광고나 대중문화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다양한 재료와 크기의 작품으로 만들어냅니다. ‘팝 아트’의 계보를 잇는 작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표절 판정을 받은 쿤스의 작품은 1988년작 ‘겨울 사건’이라는 조각인데요, 프랑스 의류 브랜드 ‘나프나프’ 광고를 표절했다는 겁니다. 나프나프의 광고와 쿤스의 작품 모두 눈 위에 한 여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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