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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다니엘 바렌보임 내한 기자회견 끝나고 나서 한국측 공연 주최사인 크레디아 정재옥 대표님이 나를 마에스트로에게 소개하고 사진도 찍어줬다. 2006년 TV뉴스로 처음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한국인들에게 알렸던 기자라고... 바렌보임은 기억도 못하겠지만, 나는 뿌듯했다. 

영국 연수 때 친하게 지냈던 독일 친구가 베를린에서 바렌보임과 같은 극장에서 일했다고 했다.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 그럼 바렌보임 알겠네?' 했더니, 이 친구 왈, '당연히 나는 바렌보임을 알지. 바렌보임이 나를 알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는 '예술가는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요,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뛰어난 인간형'이라는 '낭만주의적 예술가상'에 대한 에세이를 쓰면서 바렌보임의 케이스를 분석한다고 했었는데, 새삼 이 친구가 에세이에 무슨 얘기를 썼을지 궁금해진다.   

바렌보임이 최근 노벨평화상 후보로 올랐다는 뉴스도 있었는데, 바렌보임은 단순한 음악가를 넘은 존재로 각인되고 있는 것 같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행보는 이스라엘 측으로부터는 격렬한 반발을 사고 있기도 한데, 바렌보임은 내한 기자회견에서도 '남들에게 내가 하는 일이 어떻게 비칠까를 의식하며 행동하는 것은 정치가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자신은 그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동에 옮기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고집스럽고 자신의 신념에 투철한 마에스트로. 그가 오늘 예술의전당에서 여는 베토벤 교향곡 2번, 9번 공연이 정말 궁금하지만, 휴일근무에 야근이 겹쳐 가보지 못하게 됐다. 대신 내일 임진각 콘서트는 꼭 가보고 싶다. DMZ 콘서트에 끌려서 한국에 오게 됐다는 마에스트로. 바렌보임과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 그리고 한국인 성악가 조수미 이아경 박지민 함석헌과 연합 합창단이 함께 빚어낼 평화와 화해의 선율을 꼭 현장에서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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