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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생생한 공연 실황을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감상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사실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이 시작된 지는 몇 년이 지났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2006/2007년 시즌부터 개막작인 '나비부인'을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중계한 것을 비롯해 시즌 작품 6편의 공연 실황을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일본 등의 영화관 100곳에서 위성중계했다.

이 영상은 카메라가 무대 뒤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일반 공연 관객은 가볼 수 없는 백스테이지 풍경까지 보여준다. 주역 가수의 인터뷰와 해설도 곁들여졌다. 영화관에서 만나는 오페라. 오페라 '대중화'를 위해 메트 오페라가 시작한 실험이었다.

메트의 스크린 오페라 실험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가을에는 2010/2011 시즌 개막작 '라인의 황금'(제임스 레바인 지휘. 로베르 르파주 연출) 역시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무료로 상영했다. 이제 메트 오페라 공연 실황은 전세계 1500여 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중계는 아니었지만, 2007년 호암아트홀이 이 영상을 입수해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 상영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이후에는 메가 박스에서 메트 오페라 실황을 상영해왔다. 그리고 올해는 CGV, 호암아트홀, 워커힐 씨어터 등 국내에서도 메트 오페라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졌다.

1. 호암아트홀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

국내 처음으로 메트 오페라 실황 영상을 상영했던 호암아트홀이 올해 다시 2010/2011 시즌 작품의 상영을 시작했다. 호암아트홀은 공연장이니만큼 실제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3월 첫 프로그램으로는 2010/2011 시즌 개막작이었던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이 상영됐는데, 세 시간이 넘는 전막 공연을 마치 실제 오페라 공연 하듯 쭉 상영했다. 상영 일정은 여기(http://www.hoamarthall.org/2011ss/index.ht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호암아트홀 사이트에는 각 작품에 대한 소개가 비교적 자세히 돼 있고 영상 예고편이 있어서 참고할 만하다. 입장료는 2만 5천 원.

2. CGV 압구정

영화관 중에서는 올해 CGV 압구정점이 2010/2011 메트 오페라 시즌 실황 영상을 매월 한 편씩 상영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4시에 상영된다. 역시 전막 공연을 쭉 상영한다. 영화관이고, 다른 곳에 비하면 정기적으로, 자주 상영하는 편이라 접근이 쉽다. 입장료는 역시 2만 5천 원.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도니제티의 '돈 파스콸레', 베르디의 '돈 카를로'가 이미 상영됐고, 4월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 5월 아담스의 '닉슨 인 차이나', 6월 글룩의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아', 7월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8월 로시니의 '오리 백작', 9월 '스트라우스의 카프리치오', 10월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11월 바그너의 '발퀴레' 의 순서로 상영될 예정이다.

아쉬운 것은 CGV 사이트(http://www.cgv.co.kr/)에서는 연간 상영 일정이나 자세한 상영작 정보는 찾기 어렵게 돼 있다는 점이다. (상영 일정은 결국 홍보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해 받았다.)

3. 워커힐씨어터 '메트 오페라 브런치'

워커힐 호텔의 '메트 오페라 브런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브런치를 곁들인 상품이다. 워커힐 씨어터에서 11시부터 식사를 한 뒤, 12시부터 1시 반까지 장일범, 이용숙, 유정우 씨 등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여 오페라를 감상한다. 1시간 반 가운데 30분 정도가 해설이고, 나머지 1시간 정도가 오페라다. 시간이 짧기 때문에 하이라이트만 발췌해서 상영한다. 전막 공연을 쭉 보는 게 아니라서 오페라를 자주 감상하던 사람들에게는 성이 안 찰 수 있지만, 해설을 곁들여 하이라이트만 골라 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오페라 초심자에게는 더 접근이 쉬워 보인다.

매월 화요일 4회, 일요일 2회 상영한다. 요즘 주부나 중장년층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11시 공연'의 포맷을 참고했다. 일요일 상영작은 가족 단위 관객을 고려해 선정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 대상인 공연, 그리고 결혼 예식을 주로 해온 워커힐 씨어터가 낮 시간대를 활용해 새로운 관객 개발에 나선 것이다. 워커힐 씨어터는 이를 위해 새로 영상과 음향 장비를 보강했다고 한다. 호텔 식사까지 포함된 가격은 6만원. 상영 일정은 여기(http://www.sheratonwalkerhill.co.kr/promotion/metopera_info.php)서 확인하면 된다.

호암아트홀이나 CGV나 워커힐 씨어터, 세 곳 모두 동일한 영상 소스를 바탕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대부분 2010/2011 메트 오페라 시즌 공연들이지만, 작품 상영 순서나 시기, 상품 구성 등에서 차이가 있으니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물론 오페라는 현장성이 중요한 공연예술이니 오페라 극장에 가서 공연을 직접 보는 게 '정석'이긴 하다. 하지만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고, 큰 화면과 강력한 음향으로 오페라 가수들의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를 클로즈업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스크린 오페라의 매력이다. 게다가 이건 물리적 거리를 봐도, 경제적 비용을 봐도, 직접 가보기 힘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공연 실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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