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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의 공룡알 화석 유적지를 다녀왔다. 사실 며칠 전 한 지인이 얘기해 주기 전까지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당장 휴일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공룡알 화석 유적지에 간다 했더니 특히 공룡을 좋아하는 둘째아이가 신나 했다. 


2000년 3월 천연기념물 414호로 지정된 공룡알 화석 산출지는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에 있다. 1999년 시화호 물막이 공사를 하던 중 남쪽 간척지에서 발견됐다. 바닷물이 막히기 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었던 곳이다. 이 지역은 1억년 전으로 추정되는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층이다. 공룡알 화석은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육상에 노출된 섬의 표면에 주로 노출돼 있다. 지금까지 둥지 30여 개에서 200여 개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됐다. 목과 꼬리가 긴 4발의 용각류와 오리주둥이공룡 등 조각류의 공룡알로 추정되고 있다. 이 곳과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2008년 화성시 전곡면에서는 한반도 최초의 뿔공룡 뼈 화석도 발견돼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로 명명됐다. 화성시 일대가 먼 옛날에는 공룡들의 천국이었던 것이다. 

공룡알 화석. 원래 무인도였던 암석 표면에 드러나 있다.

시화호 공사 이후 물이 빠져 육지에 드러난 섬

1.5킬로미터에 이르는 탐방로가 설치돼 있다.


공룡알 화석이 아니더라도 이 곳은 가 볼 만하다. 1.5킬로미터의 탐방로를 설치해 돌아볼 수 있게 했는데, 흔히 보기 힘든 풍광이 펼쳐진다. 토양은 아직도 소금기가 남아있는 흰빛이고, 넓은 갈대밭이 펼쳐져 있고, 군데군데 예전엔 섬이었던 바위들이 공룡알 화석을 품은 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고즈넉하고 어딘가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이 곳은 드라마 '무사 백동수'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이 말 타고 달리는 그 초원 말이다. 유승호는 보지 못했지만, 딸은 SBS 촬영 차량만 보고도 흥분했다. 

화성공룡알화석산지 방문자센터.

방문자 센터 쪽에서 바라본 탐방로 입구


아직은 개발이 덜 된 곳이다. 진입로는 비포장이고, 전시실이 있는 2층 규모의 방문자 센터 외에는 특별한 편의시설도 없다. 식사하려면 여기서 좀 떨어진 사강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 하지만 개발이 덜 된 게 오히려 좋았다. 개발은 아무래도 훼손을 동반하게 마련이니 말이다. 현장에는 하지만 거창한 '개발계획'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는데, 개발을 하게 되더라도 되도록이면 본 모습을 보존하면서 세심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자 센터. 들어서자마자 공룡 모형이 눈에 띈다

방문자 센터 2층 야외데크의 공룡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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