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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취재 일기

개점휴업

soohyun 2011. 7. 26. 06:35

8뉴스에 리포트를 하지 않은 지 20일이 넘었다. 물론 중간에 데스크 휴가 등등의 이유로 내근을 하거나, 집안 일 때문에 휴가를 썼던 며칠이 끼어있긴 하지만, 상당히 오랫동안 8뉴스에 내가 만든 리포트를 내지 못한 셈이다.

나는 1주일에 한 번 아침뉴스에 그 주의 공연들을 묶어 소개하는 리포트를 내고 있고, 리포트 외에 스트레이트(방송뉴스에서 기자가 직접 리포팅하지 않고, 앵커가 읽는 일반기사) 기사를 쓰기도 하고, 취재한 내용을 취합해 인터넷에 칼럼도 쓰고 있다. 정기적으로 야근도 한다. 그러나, 방송기자의 업무는 대개 메인뉴스인 8뉴스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8뉴스에 오랫동안 기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거의 매일 취재는 한다. 기자간담회 가고, 공연 취재하고, 인터뷰 하고, 기사도 쓴다. 이렇게 일은 하고 있지만, 기사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마음이 불편하다. 나뿐 아니라 문화부 기사가 전반적으로 안 먹힌다. 최근 나간 기사, 기억나는 걸로는 가수 인순이가 어릴 때 친했던 미군부대 오빠와 재회했다는 소식과 소녀시대의 콘서트 소식 정도인 것 같다. 

'발생 기사'들이 많은 날, 시급하지 않은 '기획' 기사인 문화뉴스는 예전에도 시간이 넘치면 곧잘 빠지곤 했고, 이건 불가피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추세가 유난히 심해졌다. 메인뉴스인 8뉴스는 각 부에서 '발제'한 기사들 중에 '엄선'해서 내는 뉴스일 텐데, 문화 뉴스가 계속 빠진다는 것은 문화부 기사가 그런 경쟁에서 밀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 이른바 '경쟁력 있는' 기사는 어떤 기사인가. 요즘은 뭐가 기사가 되고, 뭐가 기사가 안 되는지도, 솔직히,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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