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학교 갔다가 좀 일찍 돌아오는데, 집 근처 상점가 앞에서 어떤 아줌마가 나를 붙잡고 중국어로 뭐라뭐라 한다. 뭘 물어보나 싶어서 알아들어보려고 귀를 쫑긋 세웠는데, 잘 모르겠다. 그래서 ‘팅부동(들어도 몰라요)!' 하고 지나가려 했더니 다시 나를 붙잡고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계속 말을 이어가는데, 가만 보니 상점가 2층에 자리잡은 SPA(피부미용실) 영업 사원인 듯하다. '마사지'라는 말에 이어 '공짜'라는 말이 들려오는데, 마사지를 시험 삼아 공짜로 받아보라는 말인 것 같았다. 평소 같으면 뿌리치고 그냥 왔을 텐데, 어제는 '마사지'라는 걸 좀 받아보고 싶은 기분이었는지, 그래, 까짓거 한번 받아보자, 싶어 이 아줌마 따라서 2층 SPA로 갔다. 제법 시설이 좋은 피부미용실이었..
지난주 토요일, 둘째 학교에서 Key Assignment 발표회가 있었다. 둘째가 그동안 해온 그룹 프로젝트 'Create your own country'의 결과를 반 친구들과 학부모들 앞에서 발표해야 했다. 둘째는 엄청나게 수줍음을 탄다. 전학생이라고 아이들 앞에서 인사해야 하는 게 싫어서 전학을 안 가겠다고 했던 아이다.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 뭔가 남들 앞에서 발표해야 할 때, 못하겠다고 울어버린 적도 몇 번 있다. 국제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당연히 발표는 영어로 해야 한다. 혼자 발표하는 게 아니라, 그룹에 있는 세 명이 번갈아서 발표해야 하는 것이었다. 혼자라면 혼자 못하고 끝나면 되지만, 셋이 하는 데서 빠지면 그룹의 발표가 완성되지 않는다. 둘째는 목요일 밤부터, 발표하기 싫고 학교에 가기 ..
얼마 전부터 중국 칭다오에서 연수 중이다. 그 유명한 ‘양꼬치엔 칭다오’의 도시다. 남편이 이 곳에서 근무하게 되어, 나도 회사 일을 잠시 접고 중국 공부 좀 해보려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왔다. 이렇게 중국에 살게 되리라고는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다. 삶은 이렇게 가끔 생각지도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 중국에 도착한 지 한 달 남짓 지나니 어느 정도 적응은 된 것 같다. 중국어는 완전 초보이고 영어도 잘 통하지 않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집을 얻으니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은 없다. 아이들은 이 곳 국제학교에 보내고 나는 대학원에 등록했다. 처음엔 낯선 곳에서 하루하루 보내는 것 자체가 숙제였는데, 어느 정도 해결이 되니까 슬슬 다른 욕구가 생긴다. 그 중 가장 큰 게 ‘문화 생..
중국 해양대학교에 영어로 가르치는 중국학 석사 과정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이거다 했었다. 중국어도 배우면서 중국에 대해 좀 더 심도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영어로 가르치는 중국학 석사 과정은 북경대, 인민대, 청화대 같은 다른 중국 대학 몇 곳에 개설돼 있지만, 나는 남편의 직장 때문에 칭다오로 연수 지역을 먼저 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여기 와서야 중국해양대학교에서는 이 과정이 올해 처음 개설됐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위 사진은 중국해양대학교 라오샨 캠퍼스의 남문) 학생이 모두 6명이다. 아일랜드, 태국, 이탈리아, 방글라데시에서 각각 한 명씩, 그리고 한국인이 나까지 둘이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친구는 방글라데시 다카의 대학에서 강사로 일했다 한다. 남편..
내가 다닐 중국학 석사 과정에 나 말고도 다른 한국인 학생이 한 명 더 있다는 걸 알았다. 그룹 채팅 멤버 리스트에서 이름을 보기는 했는데 한자와 중국어병음만 쓰여있어서 한국인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자신이 중국해양대 대학원 신입생이라고 소개한 블로그를 발견해서 읽다 보니 바로 우리 과 학생이었다! 인터넷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학교 기숙사에 사는 이 학생은 칭다오 와서 한국인과 한국어로 이야기해 보는 게 처음이라 했다. 믿기지 않았다. 칭다오처럼 한국인이 많은 곳에서? 중국해양대에 한국인 어학연수생도 꽤 있다던데? 의아해하다가, 어학연수 강의는 다른 캠퍼스(칭다오 시내의 푸샨 캠퍼스. 내가 다닐 캠퍼스는 도심에서 좀 떨어진 라오샨 캠퍼스이다)에서 이뤄지나 보다 짐작했다..
고양이 입양은 둘째의 소원이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이모 집에 갔다오고 나서는 날마다 노래를 불렀다. 동생 집 고양이를 보니 귀여워서 한 번 키워볼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둘째는 엄마 때문에 고양이를 못 키운다며 나를 원망하곤 했다. 중국에 와서도 둘째는 틈만나면 고양이 타령을 해댔다. 집 근처 광장에서 야시장이 서는데 한 할머니가 아기 고양이 강아지를 데리고 나왔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1,500위앤, 우리돈으로 거의 30만원(1위앤은 우리 돈으로 200원 조금 안되는 금액이다)을 불렀다. 둘째는 날마다 그 고양이를 보러 나가자고 했다. 어느 날인가는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며칠째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남아있는 것을 보고 울먹였다. '주인을 못 찾은 고양이는 키우는 데 돈이..
오늘 몇 시간 끙끙댄 끝에 중국폰에 VPN앱을 새로 깔고야 말았다! 많은 중국 거주 외국인들이 사용한다는 Astrill이라는 앱이다. 길고 지루한 과정이었다. 중국 인터넷으로는 아예 Astrill 홈페이지도,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접근조차 안됐다. 그래서 한국폰 하루만 데이터 로밍하고 블루투스 모바일핫스팟 테더링 다 동원해 중국폰에 VPN앱을 설치해보려 했지만 계속 에러만 났다. PC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뭔가 설정이 잘못된 것 같은데, 이것저것 해봐도 계속 그 상태였다. 결국은 데이터로밍이 아니라, 10번에 한 번 정도 성공하던 예전의 VPN 프로그램을 이용해 PC로 홈페이지 접속에 성공했다. 예전 VPN 프로그램은 그나마 중국폰에선 아예 안 돌아갔다. 평이 나쁘지 않은데, 중국에서는 잘 안되는 것 같다...
중국 연수를 결심하고 학교를 알아보기 시작했을 때,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았다. 남편의 일 때문에 거주 지역이 칭다오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내가 갈 수 있는 학교는 이 지역 내에 있는 것이어야 했다. 칭다오는 인구 900만 정도 되는 대도시이긴 하지만, 베이징 샹하이 등 주요 도시보다는 교육 인프라가 떨어지는 것 같다. 칭다오에서 가장 잘 알려진 대학은 칭다오 대학교와 중국 해양대학교 정도였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칭다오 대학교보다는 중국 해양대학교가 조금 더 국제화한 학교라는 느낌이 들었다. 칭다오 대학교는 영문으로는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을 제공하지 않았다. 중국 해양대학교는 영문으로 제공하는 정보가 비교적 다양했고, 홈페이지 구성도 칭다오 대학교보다는 짜임새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 해..
고등학생인 큰 딸을 데리고 중국에 왔으니 사실 고민이 많았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예고에 다니고 있었던 터라 처음에는 한국에 남겨두고 올까 생각도 했다. 다니던 학교에 기숙사가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두고 오든 데리고 오든 내가 결정할 게 아니라 당사자인 딸이 직접 결정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딸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그래도 가족하고 같이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며 중국에 가겠다고 했다. 막상 데리고 오니 걱정이 많다. '가족은 같이 있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 맞는 얘기이지만, 대학입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라, 갈 길이 대략 보이는 한국에서의 학업을 놓고 해외 생활을 선택한다는 것은 모험이기도 했다. 중국에도 예술계고등학교가 있기는 하겠지만, 중국어로 수업하는 중국 학교에..
칭다오에 올 때 짐을 많이 가져오지 않았다. 어차피 중국 집은 웬만한 가구는 구비돼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이사'를 크게 하지 않았고 옷가지와 책 같은 것들만 싸갖고 왔다. 막상 오니까 생활이 가능하기는 한데 없어서 아쉬운 게 자꾸 생긴다. 대표적인 게 피아노다. 해금은 부피가 크지 않고 가벼워서 비행기에 들고 탔는데, 피아노는 집에 두고 왔다. 중국 집이 좀 정리되고 나니까 피아노가 없는 게 참 허전했다. 은우가 노래 연습할 때 반주도 내 몫이었고, 많이는 못했어도 내가 치고 싶은 곡들은 가끔 뚱땅거리며 연습하는 게 낙이었는데, 중국 오니 그런 낙 하나가 없어졌다. 결국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고 주말에 야마하 피아노 대리점을 찾아갔다. 다행스럽게도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가는 길로 디지..
지난 금요일 집에 설치된 에어컨이 또 고장났다. 우리가 이사 오기 직전에 이미 한 번 고쳤다고 들었는데, 이사 오자마자 다시 고장이 났었다. 고쳐서 한 2주 잘 돌아간다 헀더니 또 고장난 것이다. 며칠 선선해져서 에어컨을 틀지 않고 지냈는데, 주말에는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금요일에 수리하는 사람이 온다 하더니 하루종일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집 호수를 잘못 알아 딴 집에 갔다 한다. 안 그래도 낯선 곳에서 적응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여있던 참에 끈적끈적한 더위를 견뎌야 하는 상황까지 겹쳤다.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폭발했다. 아이들은 학교에 잘 적응한다 싶었지만, 역시나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생각나고, 영어로 숙제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지 짜증을 냈다. 특히나 큰 아이는 고등학생이라 대학입시 ..
오늘 집 근처의 재래시장을 처음 가봤다. 집 바로 앞에 한국 슈퍼들이 있지만, 채소나 과일 같은 식재료들은 비싼 데다 신선도도 좀 떨어지고, 싱싱한 해산물 같은 건 팔지도 않는다. 처음 가본 시장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싱싱한 해산물이었다. 특히나 큼지막한 전복이 유혹적으로 보였는데, 한동안 조금 선선하다 다시 더워진 날씨 때문이었는지, 보양식이 당겼나 보다. 특별히 살 게 있어서 간 건 아니었지만, 간 김에 전복을 좀 사왔다. 계산해 보니 한 개 2천원 꼴이니 한국에서보다 저렴한 것 같다. 사실 나는 전복을 직접 요리해 본 적이 없다. 바쁘게 살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요리는 웬만하면 피해왔기에, 해산물 요리라면 주로 손질된 생선 사다 구워먹거나, 냉동해물 사서 조리해 먹는 정도였지 생물을 ..
아이들의 이 곳 학교 개학이 8월 10일이었다. 7월말에 한국 학교 방학하고 왔으니 여름방학이 굉장히 짧아진 셈이다. 따로 여름 휴가를 가지 못하고, 칭다오 시내 구경에 나섰다. 아래 사진은 '소어산'. 바다와 붉은 지붕 집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독일의 조차지였던 칭다오는 중국의 유럽이라고 불린다. 경치 좋은 곳에 가면 어김없이 있는, 웨딩 촬영 중인 신혼 부부들. 해수욕장. 가고 싶다. 독일인들이 붉은 색 지붕의 유럽풍 집을 많이 지었고,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를 유지해, 칭다오에는 붉은 지붕의 집들이 많다. 멀리서 바라본 해수욕장.
오늘 아이들이 처음 학교에 갔다. 남편 출근하고 나서 아이들은 아침 7시에 스쿨버스에 태워보내고, 아침 먹은 거 치우고, 커피 한 잔 내려마셨다. 며칠 와 있던 어머니와 동생도 오늘 오전 한국으로 돌아갔다. 온 집안 청소를 하면서 그동안 별렀던 화장실까지 땀 뻘뻘 흘리며 청소하고, 세탁기 한 번 돌리고, 샤워하고, 이제 한숨 돌리고 책상 앞에 앉았다. 음악 틀어놓고 앉아있으니 한가롭다. 8년 전 영국 연수 갔을 때가 생각난다. 남편은 대학원 개강 전 어학연수를 받았고 아이들 개학이 대학원 개강보다 빨랐기 때문에 당시에도 약 한 달간은 남편과 아이들이 아침 일찍 나가고 나만 집에 남아있곤 했다. 항상 일하러 나가서 살다가 그렇게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되니 낯설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했다. 그런데 8년만..
중국 가는 걸 결정하고 나서, 기초회화라도 익히고 가야겠다고 결심...만 하고 제대로 못하고 왔더니 후회가 막심이다. 인터넷 강의를 좀 듣다가 왔는데, 그나마 아는 단어도 막상 해야 할 때는 튀어나오지 않는다. 요즘 가전제품 고장나서 수리 기사가 거의 매일 오는데, 그 때마다 '부하오(좋지 않다)!'만 연발하고 있다. 상대방이 뭐라고 한참 얘기하면 '팅부동(못 알아들어요)'으로 답하는 게 공식. 어제 냉장고 고치러 온 기사에게는 냉장실은 아예 안되고, 냉동실은 기능이 약해서 얼리지 못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으나, 그런 얘기를 할 실력이 되나. 결국은 냉장실을 가리키며 '르어(덥다)'를, 냉동실을 가리키면서는 '부하오!' 하고는 '아이스크림 노!'를 외쳤다. '아이스크림 노!'에 사람 좋아보이는 기사 아저..
칭다오 살이 1주일째. 중국 체류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신체검사를 받았다. 남편이 여기서 일하면서 비자를 받았고, 나와 아이들은 그 가족의 일원으로 체류 비자를 받는 형식이다. 나도 9월부터 대학원에 다닐 예정이라 학생 비자를 신청할까 했는데, 남편 회사에서 비자 취득 절차를 알아서 해준다는 얘기에 따로 학생 비자를 받을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학교에 문의했더니 어느 쪽이든 체류 허가를 받을 수만 있으면 상관 없다고 했다. 장기간 체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신체 검사를 받아야 한단다. 한국서 건강검진 하던 것처럼 시력 검사, 키 측정, 초음파, X선 촬영, 소변 검사, 심전도, 혈액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받는다. 매년 회사 건강검진을 강북삼성병원 건진 센터에서 받았고, 출국 직전에도 건강검진을 받고 왔..
날마다 가전제품들이 잇따라 고장나고 있다. 첫날 오자마자 에어컨이 고장나서 찜통 더위에 고생했고, 그 다음엔 세탁기가 혼자 춤추면서 돌아다니다가 호스가 빠져서 또 사람을 불러야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냉장고는 아예 냉기가 없어 쓰지 못하고 있는데, 원래 있던 작은 냉장고는 냉장기능은 고장났고, 그나마 돌아가던 냉동실도 시원찮아 사다놓은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버렸다. 식재료를 사다 놓은 수가 없다. 한국서 가져온 냉장고를 고치러 왔던 사람은 한국서 부품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수리비가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릴 거라고 했다. 중국산 부품을 쓸 경우에도 24만원 정도 든다 한다. 회사 들어가서 정확하게 알아보고 연락해 주겠다 하더니 소식도 없다. 한국서 가져온 로봇 청소기는 행방불명이다. 시험 삼아 돌려봤더..
중국에 가면 구글,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다 안 된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막상 와서 해보고 진짜 안되는 걸 보니 짜증이 치솟는다. 중국 가면 아빠랑 같이 살 수 있다며 좋아했던 둘째도 유튜브가 안된다는 얘기에 '중국 가는 거 다시 생각해봐야겠다'는 얘기를 했을 정도. 물론 농담이었지만, 그만큼 유튜브 의존도가 높았던 셈이다. 나는 안되니까 가장 아쉬운 게 구글 검색이고, 그 다음이 페이스북이었다. VPN을 이용하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회사의 외부 접속 시스템이 VPN을 이용하게 돼 있는 거라서 될 걸로 믿고 왔는데, 이것도 안된다. 느려터진 인터넷 속도를 참아가면서 폭풍 검색(?) 끝에 VPN을 이용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찾았다. IPwork. co. kr로 들어가면 된다. 회원 가입하면 ..
중국 칭다오 도착한지 사흘째. 남편이 중국에 오기 전에도 지방에서 혼자 살면서 한동안 주말부부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남편이 쓰던 세탁기와 냉장고 TV, 침대, 주방 살림을 가져왔고, 나와 아이들은 옷과 책 같은 것들만 챙겨서 왔다. 침대나 옷장 같은 가구들은 중국에서 임대한 집에 딸려 있다 해서 사는 데에는 큰 문제 없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가져온 가전제품들이 말썽이다. 남편이 쓰던 냉장고는 8년쯤 된 LG냉장고인데 여기 오니 냉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완전 고장난 거다. 임대한 집에 원래 있던 작은 냉장고가 있기는 한데, 이건 냉장기능이 고장나 냉동실만 돌아간다. 냉장고가 부실하니 식재료를 사다놓을 수가 없다. 그나마 돌아가는 냉동실에 생수만 잔뜩 넣어놨다. 세탁기는 지난해 산 동부대우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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