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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새 블로그 적응하기

soohyun 2011. 5. 16. 00:30

여기 티스토리에 새 블로그를 개설한 지 열흘 조금 넘었다. 얼마 안 됐지만, 그동안 새로 쓴 글도 있고, 예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겨오기도 해서, 새 집이지만 썰렁한 느낌은 많이 가셨다.

일단은 예전 블로그보다 훨씬 기능이 많아서 좋다. SBS 기자 블로그는 사진이나 동영상 올리는 게 쉽지 않았고, 블로그 꾸미기도 단조롭기 그지없었다. 여기서는 아직 기능을 다 이해하지 못해 시험 단계이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다채롭고 쉽게 블로그를 꾸밀 수 있다. (아, 궁금한 거 한 가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이 블로그 글 링크를 걸었을 때, 컴퓨터에서는 글이 잘 보이는데, 왜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가 없을까? 제거되거나 잘못된 주소라고만 나온다.)

가장 기특한 건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관심을 갖고, 어떤 경로로 이 블로그를 찾아오는지 알 수 있다는 거다. 이른바 유입 키워드와 유입 경로 분석. 이걸 보니 예전 블로그에 이사 공고를 해 놨는데도, 예전 블로그를 타고 새 블로그로 넘어오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요즘 들어 조금 줄긴 했지만, 아직도 예전 블로그는 하루 방문자가 수백 명에 이르는데, 그 중에 극히 일부만이 여기까지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놀던 물'을 웬만해선 벗어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블로거들의 커뮤니티가 어느 정도 형성되면, 이 커뮤니티를 넘어서 다른 커뮤니티로 이동하기가 그리 원활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얘기다. 그러니 이 블로그는 예전 블로그와는 다른, 새로운 '독자'를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방문자 수나 조회 수에 휘둘리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그래서 제목 낚시 같은 무리수를 두게 된다. 경쟁에 휘말린 방송 뉴스가 시청률 끌어올리기 위해 별별 전술을 다 구사해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봐줬으면 하는 소망은 있다.

나는 이 블로그에서 혼자만 알기에는 아까운 공연 얘기, 예술가 얘기를 주로 하고 있다. 짧은 기사 쓰기에만 익숙했던 방송 기자지만, 영감을 주는 공연, 예술가를 만나고 나면 짧은 기사로는 성이 안 차서 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기쁨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는 법이라, 내 글과 내 생각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내 행복감도 커졌다. 이 때문에 문화부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했던 1990년대 말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이래, 10여 년을 계속 이런 졸고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꽤 북적거리는 예전 블로그에 미련을 싹 버리기로 했다. 아쉬워하지도 않기로 했다. 어차피 떠났어야 할 집. 조금이라도 빨리 새 집에서 새로 출발하는 게 나으니까. 새로운 글, 새로운 독자들과 함께. (아, 물론 옛 블로그 독자들이 찾아와준다면 대환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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