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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발레 '백조의 호수' 리허설을 봤다. 제 1회 대한민국 발레축제 개막작인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는 원래 일요일 하루 공연인데 본 공연을 볼 형편이 안돼서,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가서 공연 직전 리허설을 본 것이다.
'백조의 호수'는 참 여러 번 본 작품이지만, 봐도 봐도 지루하지 않다. 이번 공연에는 김지영 씨가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을, 정영재 씨가 지크프리트 왕자 역을 맡았다. 김지영 씨는 이탈리아 공연을 다녀오더니 더 살이 빠졌다. 가까이서 보면 너무 말라서 안쓰러울 정도인데, 무대에서 뿜어내는 포스는 대단했다. 그녀의 백조는 가슴을 아리게 했고, 그녀의 흑조는 옆에서 보던 딸이 헉 소리를 낼 정도로 요염했다. 정영재 씨는 좋은 무용수인데, 표정이나 감정 연기가 평면적이라는 아쉬움은 좀 남는다. 물론 본 공연이 아닌 리허설이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듯.
음악. 음악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구자범 씨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는 예전에도 들은 적이 있지만, 극적인 드라마가 살아있는 연주를 들려줬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어찌나 생동감 있게 연주하는지, 음악만으로도 귀가 호강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것은, 종종 무용수들의 리듬과는 달리 혼자 달리는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예전에 봤을 때에도 그런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서로 맞춰보는 연습 시간이 부족한 탓이려니 생각했는데, 이젠 처음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그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발레단의 공연에서 '백조의 호수'를 연주하는 것은, '백조의 호수'를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연주하는 것과는 다르다. 춤의 리듬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케스트라의 템포에 맞추느라 무용수들이 헉헉대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음악 속에 동작을 구겨넣는 느낌이랄까. 좀 과장하자면, 우아해야 할 백조의 군무가 마치 꼭둑각시 인형 춤추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지난번 국립발레단 '지젤'은 이탈리아에서 온 전문 발레 지휘자가 지휘했는데, 과연 춤의 흐름과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연주를 들려줬다. (발레 전문이 아닌) 게르기예프가 발레 공연에서 지휘를 맡으면 발레 팬들이 싫어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해외에는 발레 공연 전문 지휘자들이 있지만, 우리 나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지휘를 맡곤 하는데, 그럴 때 이렇게 호흡이 안 맞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음악, 참 좋긴 좋은데....쩝. 클래식 음악 관객이면서 동시에 발레 관객이기도 한 나로선, 이렇게 좋은 연주가 춤의 리듬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지휘자에게 '제발 혼자 달리지 말아주세요'라고, 직접 건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물론 어제는 리허설이었고, 발레단 측에서도 의견을 전달했을 것이니, 오늘은 조금 달라지리라 믿어보지만.
'백조의 호수'는 참 여러 번 본 작품이지만, 봐도 봐도 지루하지 않다. 이번 공연에는 김지영 씨가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을, 정영재 씨가 지크프리트 왕자 역을 맡았다. 김지영 씨는 이탈리아 공연을 다녀오더니 더 살이 빠졌다. 가까이서 보면 너무 말라서 안쓰러울 정도인데, 무대에서 뿜어내는 포스는 대단했다. 그녀의 백조는 가슴을 아리게 했고, 그녀의 흑조는 옆에서 보던 딸이 헉 소리를 낼 정도로 요염했다. 정영재 씨는 좋은 무용수인데, 표정이나 감정 연기가 평면적이라는 아쉬움은 좀 남는다. 물론 본 공연이 아닌 리허설이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듯.
음악. 음악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구자범 씨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는 예전에도 들은 적이 있지만, 극적인 드라마가 살아있는 연주를 들려줬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어찌나 생동감 있게 연주하는지, 음악만으로도 귀가 호강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것은, 종종 무용수들의 리듬과는 달리 혼자 달리는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예전에 봤을 때에도 그런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서로 맞춰보는 연습 시간이 부족한 탓이려니 생각했는데, 이젠 처음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그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발레단의 공연에서 '백조의 호수'를 연주하는 것은, '백조의 호수'를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연주하는 것과는 다르다. 춤의 리듬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케스트라의 템포에 맞추느라 무용수들이 헉헉대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음악 속에 동작을 구겨넣는 느낌이랄까. 좀 과장하자면, 우아해야 할 백조의 군무가 마치 꼭둑각시 인형 춤추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지난번 국립발레단 '지젤'은 이탈리아에서 온 전문 발레 지휘자가 지휘했는데, 과연 춤의 흐름과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연주를 들려줬다. (발레 전문이 아닌) 게르기예프가 발레 공연에서 지휘를 맡으면 발레 팬들이 싫어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해외에는 발레 공연 전문 지휘자들이 있지만, 우리 나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지휘를 맡곤 하는데, 그럴 때 이렇게 호흡이 안 맞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음악, 참 좋긴 좋은데....쩝. 클래식 음악 관객이면서 동시에 발레 관객이기도 한 나로선, 이렇게 좋은 연주가 춤의 리듬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지휘자에게 '제발 혼자 달리지 말아주세요'라고, 직접 건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물론 어제는 리허설이었고, 발레단 측에서도 의견을 전달했을 것이니, 오늘은 조금 달라지리라 믿어보지만.
어쨌든 이번 '백조의 호수'는 아이들과 같이 봐서 더욱 의미있었다. 둘째는 흑조가 나오는 2막이 더 신나고 재미있다고 했고, 리허설이라 중간에 멈추고 다시 가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는데, 그걸 오히려 재미있어 했다. 큰 딸은 일기장에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썼다.
큰 딸은 '남자들이 단순하고 바보 같다'고 평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처음 본 오데트한테 그렇게 반하더니, 역시 처음 본 오딜한테 반해서, 자기가 좀 전에 했던 사랑의 맹세도 잊어버리는 모습이 바보 같다는 것이다. 예전에 나도 '지젤'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해서 그런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모녀의 생각이 그리 다르지 않군. 하하.
(아참. 어제 리허설은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베르니스 코피에테즈도 참관했다. 그녀는 국립발레단이 10월에 공연할 마이요 안무작 '로미오와 줄리엣 ' 캐스팅과 트레이닝 때문에 한국에 와 있었다. 짧은 커트 머리에 큰 키. 포스가 느껴지는 멋진 무용수. 가녀린 소녀가 아니라 씩씩한 여인상을 보여주는 그녀. 마이요는 다음 작품으로 '백조의 호수'를 새로 안무하고 있다 한다. 그것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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