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내가 6년간 썼던 SBS 기자 블로그가 완전히 '폐쇄'됐다는 걸 어제 알았다. 

SBS 기자 블로그를 관리하는 회사가 도산하면서 한동안 블로그가 방치돼있었기 때문에 지난 2011년 봄 고민 끝에 지금의 티스토리에 새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그러나 예전의 블로그에 쌓였던 글과 사진들을 이 곳에 옮겨올 수는 없었다. 생각 날 때마다 하나씩 옮겨오리라 마음 먹고 있었지만, '이사 작업'은 매우 더디게 진행됐고, 아직 10퍼센트도 옮겨오지 못했다. 너무 지난 블로그에 쌓인 데이터의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오랜만에 옛 블로그에 들어가 보려 했더니 아예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메세지가 떴다. SBS 뉴스 웹사이트 관리 부서에 물어보니 기자 블로그가 보름 전쯤에 아예 폐쇄됐단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면 그 블로그에 쌓였던 내 삶의 흔적들은? 이렇게 송두리째 없어져버리는 건가?  다행히 블로그 콘텐츠를 내려받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내려받기는 했지만, 모든 데이터들이 제대로 남아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더이상 옛 블로그에 글을 쓰지는 않지만, 나는 가끔씩 옛 블로그에 들어가 내가 예전에 썼던 글들을 찾아보곤 했다. 한 때 내 열정을 쏟았고,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었다. 옛 블로그가 없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 내가 살던 옛 집이 헐렸다는 얘기를 들은 것처럼. 더이상 살지는 않지만 옛날에 쓰던 세간살이를 그대로 놓아두고, 가끔씩 생각나면 가서 추억에 젖곤 했던 그런 집 말이다.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 블로그의 잔해  (3) 2013.06.25
나와 이름이 같은 배우 김수현, 궁금하다  (0) 2013.06.17
Go man go, is man is!  (2) 2013.05.08
내가 만일 암이라면  (4) 2013.05.01
아버지 병상 옆에서 DJ하기  (3) 2013.04.17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