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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에서 새벽근무와 저녁근무를 번갈아 하다보니 저녁 식사 약속을 못하고 공연도 못 보고 있다. 새벽근무할 때는 일찍 퇴근하긴 하지만 담 날 새벽에 일어날 일이 걱정스러워서, 저녁근무할 때는 퇴근이 늦어서 못 간다. 요즘 계속 집에서 중국드라마를 보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어쩌다 보니 좋아하는 배우를 따라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 요즘 나의 관심 배우는 종한량이라는 홍콩출신의 배우다. 하이생소묵(何以笙箫默)와 래불급설아애니(来不及说我爱你) 두 편을 잇따라 재밌게 봐서 종한량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보고 있는데 일단 너무 편수가 많은 건 부담스러워서 패스하고 영화나 2,30회 안팎으로 끝나는 것들만 골라보려 하고 있다.


종한량이 74년생이고 데뷔한지 꽤 됐기 때문에 출연작은 많은 편인데, 문제는 예전 작품으로 거슬러올라갈수록 도저히 끝까지 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짜임새가 너무 헐겁고 유치해서 암만 배우 보는 맛으로 참는다 해도 한계가 있는 거다. 이런 거 보면 중국 드라마가 아무래도 좀 엉성하긴 하다. 요즘 드라마들을 보면 잘 만든 것들도 종종 있어서 내가 빠져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다시 하이생소묵으로 유턴했다. 다시 보니 종한량이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걸 새삼 알겠다. 눈빛으로 참 많은 얘기를 한다. 하이생소묵은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에이 저런 사랑 어딨어 하면서도 종한량의 눈빛에 빠져서 계속 보게 된다. 중국 드라마는 다 더빙을 한다. 더빙을 맡은 성우의 중저음 목소리가 역에 잘 어울린다. 중국어가 이렇게 멋지게 들릴 수 있다니. 이렇게 열심히 보다 보면 자막 없이도 다 들리는 날이 오려나.


하이생소묵은 몇년 전 MBC에서 방영한 적이 있어서 이미 국내에도 종한량 팬이 꽤 많다. 종한량 출연작 찾다가 한중 양국의 종한량 팬들이 올려놓은 자료들도 많이 접했다. 종한량이 원래는 가수로 데뷔했고 춤도 잘 춘다는 것도 알았다. 종한량 인터뷰니 촬영현장 스케치 영상이니 예고편이니, 잠도 안자고 새벽까지 보다가 문득 내가 뭐하는 짓인가 생각이 들었다. 뭐긴 뭐야 덕질이지. 
그러니 큰딸이 '엄마가 이런 면모가 있는줄 몰랐어' 하지. 나도 내가 이럴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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