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로 불리는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가 작품을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아 17만달러의 배상금을 내게 됐다고, 최근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쿤스는 지난 2013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풍선 강아지’가 5,840만 달러에 팔려 생존 작가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주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품, 광고나 대중문화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다양한 재료와 크기의 작품으로 만들어냅니다. ‘팝 아트’의 계보를 잇는 작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표절 판정을 받은 쿤스의 작품은 1988년작 ‘겨울 사건’이라는 조각인데요, 프랑스 의류 브랜드 ‘나프나프’ 광고를 표절했다는 겁니다. 나프나프의 광고와 쿤스의 작품 모두 눈 위에 한 여성이 ..
중국 최초의 영화관은 어디일까?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의견이 분분한데, 1908년 상하이에 문을 연 홍코우 극장(虹口影戏院)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2016년 6월 중국영화가협회는 중국 영화사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현존하는 중국 최초의 상업 영화관’은 칭다오에 있는 옛 ‘독일 해군클럽’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해군클럽은 1907년 9월 영화 상영을 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니 홍코우 극장보다 1년여 앞서는 데다, 현재는 건물이 없어진 홍코우 극장과는 달리, 지금까지 건물 보존상태도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칭다오 구도심 후베이루 17호, 후베이루와 중산루 교차점에 위치한 옛 ‘해군클럽’ 건물은 독일이 칭다오를 조차지로 지배하고 있을 때 지어졌다. ‘해군클럽’의 아버지는 당시 독일 ..
BTS 팬인 딸들 덕분에 BTS 음악과 관련 소식을 종종 접한다. BTS에 왜 이렇게 딸들이 열광하는지, 어떤 매력이 있는지, 나도 자주 접하다 보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딸도 그렇지만 BTS 덕분에 클래식 음악을 듣고, '데미안'을 읽게 되었다는 '아미'가 많다. 다음은 '데부시'에서 시작한, BTS 월드 속 클래식 음악 얘기다. 딸의 감수를 받아서, SBS뉴스 웹사이트에 취재파일로 썼다. “엄마, 데부시가 유명한 사람이야?” 발단은 뜬금없는 딸의 질문이었다. 데부시? 알고 보니 딸이 말한 ‘데부시’는 프랑스 작곡가 Debussy, 즉 드뷔시였다. 딸이 ‘데부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BTS 덕분이다. BTS 영상에 삽입된 곡이 너무 좋았는데, 이 곡을 Debussy라는 사람이 썼다 ..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오는 일요일(11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참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인데, 이번에는 가고 싶지만 못 갈 것 같다. 중국 인터넷을 뒤지다가 안드라스 쉬프가 10월 30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독주회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국 음악팬들도 흥분하고 있었다. 국가대극원 위챗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흥미롭다. 안드라스 쉬프는 연주 전날밤 도착해서 바로 공연장으로 직행해 국가대극원이 보유한 피아노 석 대 중 어느 피아노로 연주할지를 골랐다. 그리고 쉬프와 함께 온 조율사가 쉬프가 고른 피아노를 조율하는 작업 시작! 다음날 열린 공연이 관객에게도, 쉬프에게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나 보다. 쉬프는 앙코르를 무려 7곡, 40분이나 연주했다고 한다. 키신이 지난주 내한공연에..
최근 부산 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부산 비엔날레는 부산시에서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대규모 미술 전시행사입니다. 광주 비엔날레와 함께 국내의 대표적인 비엔날레로 자리잡았죠. 올해 부산 비엔날레의 전시 주제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Divided We Stand)’입니다. 전세계 작가들의 작품에 전쟁과 식민지화, 혹은 적대적 관계로 인한 ‘분리’가 어떻게 투영되는지 살펴본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저는 관람 시작부터 아주 바보스러운--혹은 웃기는--실수를 했습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비엔날레 관람권을 사고 들어가자마자 1층 오른편에 있는 제 1 전시실부터 관람이 시작되는데요, 제 1전시실 앞에 공항 체크인 구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많..
날씨는 야외공연의 중요한 변수다. 특히 고가의 섬세한 악기가 많이 동원되는 클래식 공연의 경우 궂은 날씨 속 야외공연은 난감한 일이다. 지난 10일 베이징 자금성에서 열린 야외공연에 참가한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역시 궂은 날씨로 ‘악전고투’했다. 가을 날씨로는 이례적으로 영상 3도라는 낮은 기온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는 영하로 내려갔다. 상하이 심포니의 공식 위챗(한국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SNS) 계정을 보니 이 공연을 위한 분투를 짐작하게 하는 사진과 글들이 올라와 있다. 상하이 심포니 단원들은 이 공연 연습을 위해 긴 국경절 연휴까지 포기했다. 베이징에 도착해서는 추위와 싸워야 했다. 스태프들은 급히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강차와 핫팩을 준비했다. 몸에 핫팩을 붙이고 있는 단원들의 사진이 이..
'랑야방 1'에 비해 '랑야방2'는 재미없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나 역시 랑야방2가 전편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지고 느슨한 느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랑야방2' 역시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로 꼽는다. 임해와 소평정 커플 때문이다. 정말 랑야방 시리즈는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래는 네이버 중국 엔터트렌드 코너에 기고한 글이다. 중국 드라마 ‘랑야방1’에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많다. 무예에 능하고 씩씩한 여장군 예황군주, 앉아서도 천리를 내다보는 지혜로운 정비, 냉정하고 빈틈없는 현경사 수사관 하동, 망국의 한을 풀기 위해 예왕의 책사가 된 진반약 등, 랑야방의 여성 캐릭터들은 틀에 박힌 청순가련형 여성상을 탈피해 더 매력적이다. ‘랑야방’의 작가 하이옌(海宴)은 ‘바링허우(80后)’, ..
어쩌다 내가 중국에 관한 글을 '주로' 쓰게 됐을까. 중국 여행 한 번 안 가봤던 내가 어쩌다 중국에서 2년이나 살게 됐을까. 중국어 까막눈이었던 내가 어쩌다 날마다 바이두를 들여다보게 됐을까. 참 인생이란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잘도 흘러간다. 이전에는 나한테 글을 쓸 만한 밑천이 있는 분야가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에서 돌아와 복직한 이후 맡은 업무가 달라지면서 '문화예술'을 현장에서 접할 기회가 줄었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이렇게 '중국'과 '문화'를 나름대로는 '접목'한 잡다한 글을 쓰고 있다. 중국 관련 콘텐츠 전문 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다 보니, 중국의 문제점과 낙후된 측면을 다룬 내용이 아니라면, 별로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다. 중국에 대해 호의적 내용을 ..
기록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대장금’은 조선시대 의녀 ‘장금’의 이야기이다. ‘장금’은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에 의술이 뛰어나 왕의 인정을 받았다고 기록된 의녀의 이름이다. ‘장금’은 실제인물이지만, 드라마 내용은 작가가 사서의 단편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창조해 낸 허구다. 중국에도 여자 명의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있다. 2016년 제작돼 ‘중국판 대장금’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한국에서는 ‘여의 담윤현’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여의 명비전(女医·明妃传)’이다. 중국 유명 배우인 류시시, 훠젠화, 황쉬안이 주역을 맡았다. 궁중 로맨스를 첨가해 실제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 드라마는 실존 인물이었던 여자 명의 담윤현(1461~1556)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
최장기간 열대야 지속 기록을 갈아치웠던 올 여름은 매미 소리도 유난히 시끄러웠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듣던 매미 소리는 청량한 느낌이었는데, 요즘 도심의 매미 소리는 왜 이리 시끄러울까. 울음 소리가 큰 매미는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말매미 종류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한반도 기온이 높아져 국내의 말매미 개체 수가 폭증했고, 열섬 현상으로 기온이 높아진 도심에 더 많은 매미가 서식하게 되었다. 도심에서는 밤도 낮처럼 환해 매미가 밤낮없이 울어대니, 매미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는 민원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이렇게 현대인들에게 매미는 성가신 ‘불청객’이 되어버렸지만, 과거 매미는 선비들이 사랑하여 귀하게 대접한 곤충이었다. 매미는 오랜 세월 유충으로 지내다 허물을 벗고 날개를 펼치며 성충이 되는 특성 때문..
‘야반가성(夜半歌声)’, 우리말로는 ‘한밤의 노랫소리’ 정도로 번역되며, 영문 제목은 ‘팬텀 러버(Phantom lover)’인 이 영화는 한국에서 '장국영'으로 알려진 장궈룽(이하 장국영으로 표기)이 주연한 1995년작이다. 가수 출신인 장국영이 천재적인 노래 실력을 가진 배우 ‘송단평’ 역을 맡아 음악적 재능을 과시했다. 장국영의 노래뿐 아니라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으로 보여준 감성연기 덕에, 송단평은 지금까지도 그가 연기한 주요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는 1930년대 한 젊은 배우가 지금은 폐허가 되다시피 한 오페라 극장에서 10년 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한 과거의 명배우 송단평과 지주의 딸 두운언의 로맨스를 들려주는 액자 형식으로 진행된다. 송단평이 영화 속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에..
중국생활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중국어 과외 선생을 구했다. 산둥성 지난 출신으로 한국의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이다. 한국에서는 행정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중국에서는 미술대학을 나왔다. 내가 궁금해 하자 자신의 작품이 실린 도록을 보여주는데, 서양화와 중국화, 추상화와 구상화를 넘나들고, 중국 고대벽화를 모사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마치 만화 같은 일러스트도 있다. 초상화도 그리고, 포스터도 그리고, 도자기 공예에 조소, 설치미술 작품도 있다. 과외 선생은 대학에서 회화뿐 아니라 조소, 공예와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도대체 무슨 전공이냐고 물으니 ‘벽화과(壁画系)’라고 한다. ‘벽화과’라니, 생소한 학과다. 한국에도 벽화를 그리는 화가들이 있지만, 미술대학..
광장무(广场舞), 즉 광장에서 여럿이 함께 춤추는 것은 중국 특유의 문화다. 광장이라고 해서 꼭 넓디넓은 장소일 필요는 없고, 건물과 건물 사이, 공터, 놀이터, 다리 아래 등등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이 광장무 팀의 주 활동시간이다.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고 리더의 동작을 따라 함께 춤춘다. 내가 살았던 칭다오의 집 앞 광장에도 광장무 팀이 네 팀이나 있었다. 중장년층 여성이 주류였지만 광장무를 추는 아저씨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광장무는 중국에서 공산당 집권 이후 집단 문화활동의 하나로 장려하면서 시작됐고, 특히 1990년대 중국 각 도시에 문화광장이 많이 설치되면서 널리 보급되었다. 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요즘 젊은이들에게 광장무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추는 ..
칭다오가 맥주의 도시라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칭다오가 독일 조차지였던 시절에 지어진 독일 맥주공장이 그 유명한 ‘칭다오 맥주’의 전신이다. 독일에 ‘옥토버페스트’가 있다면, 칭다오에서는 매년 여름 칭다오 맥주축제가 열린다. 28회째를 맞는 올해 축제는 7월 20일부터 8월 26일까지로, ‘사상 최장 기간’, ‘세계 최대 규모’를 내세웠다. 전세계 200여 맥주회사의 1300종 맥주를 선보여 ‘맥주 세계일주’가 가능하다. 올해 맥주축제 기간에는 서커스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열리는데, 이 중 맥주축제 주 개최지인 칭다오 서해안신구 ‘맥주성’ 구역에서 열리는 ‘봉황지성’ 국제음악제가 눈길을 끈다. 서해안신구는 칭다오 시내에서 차로 40-50분 거리인 황다오(黄岛) 지역으로, 모래가 금빛으로 반짝..
치아문단순적소미호(致我们单纯的小美好)는 요즘 한국에서도 ‘아름다웠던 우리에게’라는 제목으로방영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드라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남학생 장천(江辰)과 여학생 천샤오시(陈小希)를 중심으로 학창시절부터 이어지는 풋풋한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그려낸다. 때로는 한국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상하게 하는데, 주인공 커플이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도 달달하지만, 우리와 같은 듯 다른 중국의 학교 생활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드라마의 배경은 저장성 항저우다. 학교 1등을 도맡아 하는 우등생 장천은 베이징의 명문대학인 칭화대 수학과 합격 통지를 받는다. 하지만 장천은 칭화대 수학과 대신, 그 지역 명문인 저장대 의학과를 지원한다. 장천의 어머니가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지만, 장천은 고집을..
자금성은 베이징 한복판에 자리잡은 중국의 상징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명, 청대 황실의 궁궐인 자금성은 궁궐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금은 고궁 박물원으로 일반에 공개되고 있지만, 원래 자금성은 forbidden City, 즉 아무나 갈 수 없는 황제의 공간이었다. 이 자금성에서 올 가을 전세계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대형 이벤트가 열린다. 도이치 그라모폰이 창립 1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자금성에서 연다고 최근 발표한 것이다. 노란색 로고로 친숙한 도이치 그라모폰은 1898년 독일 하노버에서 창립된 역사 깊은 클래식 음반사다. 카라얀과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많은 녹음을 비롯해 빛나는 명반들을 보유하고 있어, 클래식 음악의 명가로 꼽힌다. 도이치 그라모폰이 창립 120주년을 맞아 마련한 ‘..
요즘 중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공기 좋은 도시는? 칭다오! 최소한 ‘상합봉회’가 열렸던 9일부터 11일을 전후한 기간만큼은! 상합봉회는 ‘上海合作组织峰会(상하이합작조직봉회)'의 준말이다. 더 짧게 '봉회'(중국어 발음은 '펑휘')라고도 불린다. ‘상하이합작조직’은 한국에서 ‘상하이협력기구’로 번역된다.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이 칭다오에서 열린 것이다. 상하이협력기구는 1996년 4월 상하이에서 중국과 러시아주도로 군사영역 협력을 논의했던 회의가 시초가 되었다. 2001년에 중국과 러시아 외에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국가 원수들이 상하이에서 회의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지난해에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추가로 가입해 회원국이 8개국으로 늘었다. 올해 칭다오 회의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른바 ‘문화 예능 프로그램 열풍’을 선도했던 CCTV의 프로그램 ‘낭독자(朗读者)’가 시즌 2로 다시 돌아왔다. 매회 다른 주제 아래 ‘낭독자’로 초청된 인사들이 진행자인 유명 방송인 동칭(董卿)과 인터뷰를 한 뒤, 자신이 고른 책의 한 대목을 낭독하는 프로그램이다. 독서와 낭독의 즐거움을 새롭게 알려준 이 프로그램 덕분에 중국 곳곳에 ‘낭독정’이 생겼다. 낭독정은 일반인들이 자신이 고른 책이나 문장을 낭독하게 한 미니 스튜디오다.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낭독정 풍경을 보면, 때로는 수줍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낭독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이 유명 출연자 못지 않게 인상적이다. 자신을 유학생이라고 소개한 한국인 남성이 아내를 위해 낭독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는데, 그만큼 ..
위나라의 책사 사마의를 조명한 중국 드라마가 한국에서도 인기다. 제작비 760억원, 제작기간 5년의 대작으로, 1부인 ‘미완의 책사 사마의(원제 대군사사마의지군사연맹大军师司马懿之军师联盟)’가 지난해 먼저 방영되었다. 현재 2부 ‘최후의 승자 사마의(원제 대군사사마의지호소용음大军师司马懿之虎啸龙吟)’도 국내에서 방영 중이다. 삼국지를 토대로 한 드라마에서 사마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사실상 처음이다. 위나라와 사마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니 유비 관우는 거의 비중이 없다시피 하다. 1부에서는 전투 장면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그 유명한 ‘적벽대전’조차 내레이션으로 간단히 처리해 버린다. 작가 창장(常江)은 80년대 출생한 젊은 여성 작가다. ‘영웅호걸이 천하를 두고 다투는’ 이전의 드라마와는 접..
**2005년 8월, 조용필 평양 콘서트 취재기를 오랜만에 꺼내봤다. 남북관계에 다시 훈풍이 부는 요즘, 그 때 생각이 많이 난다. 에 실렸던 글이다. ‘우리와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네 2005년 8월 18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지 1시간도 안 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조용필 평양콘서트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푸른하늘 아래, 공항 청사에는‘평양’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김일성 주석의 커다란 초상화도 보였다. 북녘 땅은 생전 처음 밟는 것이었다. 흥분할 법도 하건만 나는 담담했다. 5년 전, 나는 담담하지 못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이산가족이 상봉했고, 남북 문화교류의 봇물이 터졌다. 평양 학생 소년예술단과 평양 교예단이 처음으로 서울을 찾아왔다. 남측 KBS 교향악단과 북..
피아니스트 조성진. 클래식음악에 별 관심 없더라도, 그 유명한 쇼팽 콩쿠르의 첫 한국인 우승자 조성진의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조성진은 공연 표가 1분만에 동나고, 130만원짜리 암표가 등장하는 등 가히 ‘신드롬’이라 할 만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인기는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데, 중국에서도 조성진의 인기를 실감하게 해 주는 해프닝이 있었다. 중국의 유명 음악출판사인 ‘인민음악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4월호에 조성진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은 중국 유일의 피아노음악 전문 월간지다. 제목은 “안녕하세요, 피아니스트 조성진입니다(大家好, 我是钢琴家赵成珍)”. 중국 매체에 최초로 실린 조성진의 장문 인터뷰 기사였다. 4월호에 실린 기사는 ‘상편’으로, 5월호..
‘일촉즉발’은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기구한 운명의 쌍둥이 형제 이야기를 펼쳐내는 중국드라마다. 이 드라마 7회에는 우연한 만남을 거듭하며 티격태격하던 남녀 주인공이, 비 오는 날 또다시 우연히 마주치는 장면이 나온다. 남자가 여자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이전에 다소 서먹했던 사이가 풀리기 시작한다. 비가 오니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남자는 여자와 함께 걷기 시작한다. 여자가 남자에게, 나 만나기 전에 어디 가던 길이었느냐 묻는다. “원래 란신 대극원에 음악회 보러 가려 했는데, 극장 수리 때문에 취소됐다지 뭐예요” “아! 당신도 란신 대극원에 갔어요? 나도 갔는데! 취소됐다 해서 한바탕 싸우고 왔어요….” “어떤 곡을 좋아해요?” “모차르트! 당신은요?” (모차르트의 중국식 표기는 莫扎特. 발음은..
드라마는 허구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이 있는 경우, 실제 역사와 실존 인물들 사이에 허구를 더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가 역사를 왜곡한다는 불만도 나오지만, 드라마 덕분에 몰랐던 역사와 인물을 새로 알게 되기도 한다. 중국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위장자’(위 사진)는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항일 첩보전에 뛰어든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2차 국공 합작으로 국민당과 공산당이 서로 견제하면서도 항일을 위해 협력하던 시기, 상하이 명문가인 밍(明)씨 집안 4남매는 각각 가족까지 속이며 이중 삼중으로 신분을 위장해 첩보전을 벌인다. 이 중 막내아들 밍타이는 홍콩 유학 가는 길 비행기에서 만난 국민당 군 간부에게 납치돼 국민당 군사학교에서 첩보원 훈련을 받는다. 드라마에는 국민당의 첩보전을 총괄..
종한량(钟汉良)은 홍콩 출신으로 1995년 가수로 데뷔했고, 타이완을 거쳐 중국 대륙에 진출해 ‘남신’으로 불리며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중국 배우다. 1974년생으로 데뷔를 일찍 한 데다 부지런히 활동하는 편이라 출연작이 굉장히 많다. 나는 종한량을 2015년도 중국 드라마 ‘하이생소묵(何以笙萧默)’에서 처음 보고 팬이 되었다. ‘하이생소묵’에서 종한량이 맡은 역은 대학시절 첫사랑이 아무 기별 없이 훌쩍 떠나버린 후, 그녀를 7년간 일편단심 기다리는 순정남이다. 7년만에 돌아온 옛 연인에 대한 원망이 사무쳐 찬 바람 쌩쌩 부는 냉정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일단 마음을 정한 뒤에는 어떤 장애물도 돌파하며 사랑을 지켜내는 직진남이기도 하다. 잘 생기고 돈 잘 버는 변호사인데, 다른 여자에게는 눈길 한 번..
지난 2007년 타계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하이 C의 제왕’이라고 불렸다. 하이 C(높은 도) 음을 힘들이지 않고 멋지게 불러내는 능력 덕분에 얻은 별명이었다. 하이 C는 보통 사람은 감히 불러볼 엄두도 낼 수 없는 높은 음이다. 인간 한계를 넘은 듯한 하이 C 음을 테너가 시원하게 토해낼 때 관객들은 열광한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하이 C가 무려 아홉 차례나 나오는 곡이 있다. 바로 도니제티의 오페라 ‘연대의 딸’에 등장하는 ‘오늘은 기쁜 날’이라는 아리아다. 주인공 토니오가 사랑하는 연인 마리와 결혼할 수 있게 되자 환희에 차서 부르는 노래다. 이 곡 마지막 부문에서 무려 아홉 차례의 하이 C가 등장한다. 마지막 하이 C는 특히 오랫동안 지속돼 짜릿한 쾌감을 안겨준다. 파바로티는 이 아리아를..
- Total
- Today
- Yesterday
- facebook.page-SBS 김수현 기자의 커튼콜
- 김수현 옛 블로그
- 단 한번 아름답게 변화하는 꿈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machination
- 산딸기 오믈렛 :: 네이버 블로그
- 포르테피아노토피아
- 내 기억 속의 공화국
- 바람의 영토
- 기억의 비늘 by 새알밭
- 파아란 영혼
- 산하 블로그
- 꽃내음님 블로그
- 바테스의 파편들
- 문학수 선배 블로그
- 남상석의 호연지기(浩然之氣)
- ringcycle(강일중선배)님의블로그
- 존재하지 않는 책들의 서문과 후기들(람혼)
- 작곡토끼의 전위적 일상
- 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 THE House Concert
- VentureSquare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날마다 적는 블로그(심영구 기자 블로그)
- 싫어 또는 실어(노순택)
- indizio
- Comments for 최유준의 웹미디어
- 하늘아래뫼
- 이정환닷컴!
- 글 목록 :: KKwak's Blog
- 더키앙(정덕현)
- 구자범
- 문화부 기자
- 사천가
- 랑야방
- 랑랑
- 반클라이번콩쿠르
- 환락송
- 서울시향
- 보보경심
- 방탄소년단
- 국립발레단
- 이자람
- 임윤찬
- BTS
- 국립오페라단
- 구자범
- 정명훈
- 온라인공연
- 조수미
- 김수현기자
- 리처드 용재 오닐
- 중국드라마
- 종한량
- 억척가
- SBS취재파일
- 해의만
- 푸른 눈의 국악원로
- 코로나재택치료
- 중드
- 국립극단
- 코로나증상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