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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불리는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가 작품을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아 17만달러의 배상금을 내게 됐다고, 최근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쿤스는 지난 2013 크리스티 경매에서 풍선 강아지 5,840 달러에 팔려 생존 작가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하는 ,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주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있는 상품, 광고나 대중문화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다양한 재료와 크기의 작품으로 만들어냅니다. ‘ 아트 계보를 잇는 작가라 있습니다.

이번에 표절 판정을 받은 쿤스의 작품은 1988년작 겨울 사건이라는 조각인데요, 프랑스 의류 브랜드 나프나프광고를 표절했다는 겁니다. 나프나프의 광고와 쿤스의 작품 모두 위에 여성이 누워있고 머리맡에 돼지 마리가 있는 모습입니다. 광고 좌상단에 쓰인 겨울 사건이라는 제목도 똑같습니다

광고를 제작한 광고 감독 프랑크 다비도비시는 2014 파리 퐁피두센터에 전시된 작품 사진을 카탈로그에서 보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프랑스 법원은 쿤스와 그의 회사, 퐁피두 센터, 작품 사진이 포함된 책을 판매한 출판사가 다비도비시에게 17만달러(우리 1 9천만원) 배상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쿤스의 작품이 여성의 머리카락이 왼쪽 위에 붙은 것에서부터 표정까지, 광고를 그대로 모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작품을 패러디 간주해야 한다는 쿤스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쿤스가 표절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가장 유명한 1989 아트 로저스라는 사진작가가 제프 쿤스의 작품이 자신의 이미지를 본뜬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던 사건입니다. 로저스의 사진은 1980 스캐넌이라는 사람의 부탁을 받아 찍은 것입니다. 스캐넌 부부가 강아지 여러 마리를 안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아래)은 작가의 동의 아래 기념엽서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쿤스의 작품 끈처럼 이어진 강아지 로저스의 사진 이미지를 색채 있는 목조 조각으로 만든 것이었고, 로저스는 자신의 사진을 도용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쿤스 측은 로저스의 사진이 독창적이지 못하며 매우 흔한 소재라고 강조했습니다. 쿤스의 작품은 맥락을 바꾼 것이며, 풍자적으로 개작되었고, 우리 사회의 사유화한 이미지를 사회적으로 비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쿤스가 엽서판 강아지 사진 장을 이탈리아 장인들에게 보내 사진과 똑같이조각으로 복제해달라고 주문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엽서에는 로저스의 저작권 표시가 되어있었지만 쿤스는 이를 무시했습니다. 법원은 로저스 사진의 연출, 배치, 조명 등이 독창적이며, 쿤스의 조각품은 가능한 사진을 똑같이 묘사하려 했기 때문에 창조적 행위라기보다는 표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난해에도 프랑스 법원은 그의 작품 네이키드 프랑스 작가의 사진을 베꼈다고 판결했습니다. 기존의 작품이나 이미지를 차용, 인용해 문맥을 바꾸고, 재해석하는 패러디는 제프 쿤스 아니라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부정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시대 예술에서 즐겨 사용되는 기법이지만, 표절과 패러디의 경계는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거꾸로 제프 쿤스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문제 삼은 적도 있습니다. 2011, 제프 쿤스 변호사는 풍선 모양으로 만든 북엔드가 쿤스의 작품 풍선 강아지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북엔드(아래 사진. 파크라이프스토러 홈페이지) 제작한 캐나다 회사와 북엔드를 판매한 샌프란시스코의 갤러리에 대해 제작-판매 중지를 요구했습니다.


북엔드 제작-판매사는 북엔드가 제프 쿤스의 작품을 모델로 것이 아니며, 풍선 강아지는 제프 쿤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풍선 강아지는 놀이 공원이나 어린이를 위한 시설에서 흔히 접할 있는 거라는 얘깁니다. 1960년대에 풍선으로 강아지 만드는 이라는 책을 저자도 나섰습니다. 반면 쿤스 측의 주장은 별로 지지를 얻지 못했습니다. 결국 제프 쿤스 측은 아무런 소송도 제기하지 않겠다고 합의했고, 풍선 강아지 모양의 북엔드는 계속 팔릴 있게 되었습니다.

*
글이 처음 생각한 것보다 길어져서 다음 편으로 넘기겠습니다. 쿤스에 대해서는 얘기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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