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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음하는 우한의 참상을 60편의 일기로 외부에 알렸던 중국 작가 팡팡. 우한의 봉쇄는 이제 풀렸고 중국에서 코로나19 진정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그런데 팡팡의 우한일기 둘러싼 논란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팡팡이 우한일기를 통해 당국을 거침없이 비판한 데다,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일기가 연재되는 동안에도 팡팡은 갖가지 비난에 시달렸다. 최근에는 근원을 알기 어려운 부동산 6채를 소유하고 있다 팡팡을 국가감찰위원회에 공개적으로 고발한 사람이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런데 우한일기 해외에서 출판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공격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팡팡의 우한일기는 미국 하퍼 콜린스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을 앞두고 있다. 4 8, 중국의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영문판 우한일기 발간 소식을 보도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전했다.

팡팡의 우한일기 영문판


특히 아마존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했을 당시 번역판 표지에 쓰인 부제 ‘Dispatches from the Original Epicenter’ 논란거리가 됐다. 트럼프가 코로나19 계속 의도적으로 우한 바이러스라고 부르면서 중국 혐오를 조장한다는 우려가 상황이라,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있는 문구였다. 소개글 중에 중국이 사회적 불공정, 부패, 정치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전염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대목에 대해서도 비난이 나왔다.  

독일어판 역시 마스크가 그려진 표지와 함께 소개되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강화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글로벌 타임즈는 독일어판 출간일이 공교롭게도 천안문 사태가 발발한 6 4일이라, 의도가 불순하다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나온다는 얘기까지 덧붙였다. 독일어판 출간일을 정하는 과연 그런 것까지 고려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팡팡은 우한일기 마지막에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 썼다. 그런데 우한일기가 끝난 지금도 싸움은 끝나지 않은 같다. 한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던 팡팡은 요즘 웨이보 계정에 활발하게 글을 올리며 자신을 향한 비난과 인신공격에 맞서고 있는 중이다. 學人이라는 공식계정명을 쓰는 인터뷰어와 독점 인터뷰를 통해 우한일기 해외 출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팡팡은 해외 출판은 대리인에게 위임해 진행한 것이라고 밝히고, (아마도 출판사측이 작성했을) 표지에서 문제가 문구는 자신이 영어를 몰랐고 번역자 역시 자세히 보지 않아서 발생했다며,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The Original Epicenter라는 문구는, The Quarantined City 바뀌었다.) 해외 출판이 매국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중국 작가들의 해외 출판은 극히 정상적인 일이며, 모든 중국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면서, 해외 출판에 동의할 자신의 고료는 모두 우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팡팡은 우한일기가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비난에 대해, 자신은 진실을 기록했다고 맞섰다. 앞으로 출판된 책의 내용을 수정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착오가 있었던 정보들에 대해서는 수정할 계획이지만, 대부분 처음 썼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문판은 아직도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이라 오는 8월에 출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팡팡은 해외 출판이 다른 의도가 있는 사람들에게 이용될 거라는 비난, 심지어 팡팡에게 배후가 있다고 의심하는 음모론까지 나온 상황에 대해서는 이렇게 일갈했다.

 
정말 다른 의도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책이 우한일기(武汉日记) 대국항역(大國抗)’이든 무슨 상관인가. 무슨 책을 내든 이용하려 텐데. 그런가? 누군가 이용할 거라서 책을 낸다고? 언제부터 중국인들이 그렇게 외국인을 두려워했나? 음모론 얘기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저 소설 쓰는 소질이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팡팡은 우한일기를 두고, ‘그저 감염병으로 봉쇄된 지구에 살았고, 원고를 약속한 있었기에, 감염 지역에서 60편의 생활 기록을 것뿐이라며, ‘ 정도의 온건한 기록도 포용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록자에게 원한을 품는 무서운 이라고 말한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일기로 여론이 심각하게 분열되는 의도를 가지고 조장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며, 상식이 있다면 이런 상황은 초래되지 않았을 거라고도 했다.

우한일기는 수백만 독자들에게 읽혔지만, 요즘 중국 인터넷 여론을 보면 팡팡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고 기세도 대단하다. 팡팡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공개적으로 옹호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인 같다. 미국에 대한 반감에 애국주의까지 겹쳐, 팡팡의 적은 많고 동지는 적어 보인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중국의 소설가 옌롄커는 4월초 한국의 매일경제신문에 특별기고문을 보내 코로나19 남긴 과제를 짚은 있다. 그는 땅바닥에 쓰러진 작가와 문학의 얼굴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팡팡에게 감사해야 한다, 중국 사회가 다른 목소리 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우한 사태를 통해 `다른 목소리` 중요성을 깨달았다. 다른 목소리를 포용하는 사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논리는 아주 간단하다. 맹목적인 칭찬은 달지만 좋은 약은 법이다. 그래서 다른 목소리가 존재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다른 목소리를 수용할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이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판단하고 대답해야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개방이 40 동안 거둔 거대한 성취를 돌아보면 다른 목소리를 받아들였던 수많은 방법과 경험을 확인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포용에서 걸음 나아간 개방으로 나아갈 있어야 것이다. 그것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얻을 있는 최소한의 교훈일 것이다

 중국이 최소한의 교훈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한 일기 남들과 다른 목소리를 팡팡의 싸움은 어떻게 끝날까. 앞으로도 나는 작가 팡팡의 근황을 주시하게 같다.

*2020년 3월 네이버 중국판 차이나랩에 기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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