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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온지 얼마 안 됐을 때 몇년 전 중국내 반일감정이 한창 고조되면서 우리 동네 일본계 쇼핑센터 유리창이 다 깨지고 일본산 승용차 창이 깨지거나 타이어에 펑크 나는 일이 다반사였다는 얘기를 듣고 으스스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중국 거주 일본인들은 몸조심하느라 외출도 삼갔다 한다. 그 일본계 쇼핑센터는 지금은 잘 운영되고 있지만 일본을 연상하게 하는 이름은 다른 걸로 바뀌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가 연일 강경해지고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반감도 커지는 것 같다. 몇년 전 일본인들이 겪었던 일을 우리도 겪을지 모르겠다. 요즘 중국내 보도를 보면 연일 사드 관련기사가 헤드라인이다. 잠깐만 훑어봐도 객관적이고 냉정한 분석이 아니라 상당히 자극적이다.


평소에 중국인들과 얘기하다가 지나치게 국가주의적인 성향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가끔 있었다. 중국 정부가 입맛에 맞는 정보만 유통시키고, 어릴 때부터 철저히 자국중심적 교육을 하는 상황이라, 중국인들에
게는, 정부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중국인들이 언뜻언뜻 비치는 그 성향이 약간 불편하거나 어색하다고 느껴질 뿐이었지만, 사드 갈등이 고조되면서부터는 좀 달라졌다. 물론 아직은 내가 직접 피부로 느낄 정도로 피해를 당한 적은 없다. 하지만 나와 친분있는 중국인들이 자신의 위챗계정 타임라인에 사드관련 기사를 올리며 비분강개하는 걸 보면 저 분노가 언젠가 한국인 개개인한테 향하지 말라는 법도 없어보인다.

 보아하니 롯데마트가 소재해 있는 지역에서 반한 감정이 더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다행인지 이 곳 칭다오에는 롯데마트가 없다. 하지만 안심하란 법은 없다. 방금 전 
칭다오 근교 황다오에서 한국 학생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으나, 황다오 소재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형이 얘기해 준 것이니 뭔가 일이 있기는 있었던 듯하다. 아이들에게도 조심하라고 일러둬야겠다. 요즘 아이들이 스쿨 버스 놓치는 일이 잦아서 자주 택시를 태워보냈는데, 그것도 마음에 걸린다.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스쿨 버스만 타고 다니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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