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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er)’ 몰입형/체험형 공연은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없고 관객이 속으로 들어가 즐기는 공연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위대한 개츠비라이선스 공연으로 이머시브 공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국 극단 펀치드렁크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모티브로 만든 슬립 모어(Sleep No More)’ 대표적인 이머시브 공연으로 꼽힌다. 

 
이머시브 공연 최근 공연계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지만, 코로나19 모든 바뀌었다.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지 않고, 관객과 배우가 가까운 거리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특성 때문에 일반 공연들보다 더욱 타격을 입은 것이다. ‘슬립 모어(Sleep No More)’ 뉴욕 공연장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고 재개관 시점을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에서 가을 공연이 예정됐던 이머시브 공연 그레이트 코멧 내년으로 연기되었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이머시브 공연 불면지야(不眠之夜: 드는 )’만큼은 지금도 여전히 공연 중이다. ‘불면지야 슬립 모어 상하이 버전으로, 펀치드렁크 극단과 상하이 문광연예집단의 합작으로 2016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다. 지금까지 1천회 이상 공연에 35 관객을 돌파했고, 수많은 아이돌 가수와 배우들이 다녀가며 화제가 되었다. ‘불면지야 사실상 현재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있는 이머시브 공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서 이머시브 공연 침입식(浸入式) 공연으로 불린다)

 
상하이 시내, 5층짜리 복고풍 건물이 공연이 열리는 장소다. 건물은 대낮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매일 밤이면 1930년대 올드 상하이 매키넌 호텔 되어 손님을 받아들인다. 관객은 맥베스에서 모티브를 따온 사건과 인물들, 대화들을 5층짜리 호텔 90여개의 방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보게 된다. 어느 방에 들어가 보느냐에 따라 욕망과 불안, 범죄, 스릴로 가득한 불면지야 관극 체험은 달라진다.  

 
물론 불면지야 코로나19 공연을 달간 중지했다.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지난 6 3, 평소 수용 인원 350명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관객을 받으며 공연을 재개했다. 지금은 평소 수용 인원의 3분의 2 수준으로 관객을 받고 있다.

최근 불면지야 가을 겨울 테마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12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벤트의 주제는 매키넌 호텔에서 길을 잃어보자 . 공연 주최측은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는 마음으로 미로를 체험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면서, 흥분과 두려움, 호기심, 자극으로 가득한 매키넌 호텔로 관객을 유혹한다. 관람료는 최고 750위안, 우리 13만원 가까이 된다. 매키넌 호텔은 이밖에도 할로윈 파티 잃은 영혼의 캬바레(Lost Souls Cabaret)’, 크리스마스 파티, 송년 파티 각종 이벤트로 상하이의 젊은이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매키넌 호텔 매일 공연장을 철저하게 소독하고 있다는 공지를 내걸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연 내내 관객과 배우가 모두 마스크를 쓴다. 관객과 배우의 1 1 접촉도 금지한다. 이머시브 공연의 특징을 일부 포기한 것이다. ‘불면지야 지금도 인기 속에 계속되고 있는 이머시브 공연이지만, 역시나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셈이다.

*네이버 중국판 차이나랩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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