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한국인들은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선택해 들어가면 분야별로 뉴스를 찾아볼 수 있도록 메뉴가 구성되어 있다. ‘네이버 뉴스는 뉴스 홈이 분야별 주요 뉴스를 편집한 종합 면이고 정치, 경제, 사회, IT, 생활/문화 세계의 순으로 되어 있다. TV 연예와 스포츠도 뉴스 메뉴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뉴스 홈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다음 뉴스도 홈은 종합 면이고 사회, 정치, 경제, 국제, 문화, IT의 순으로 나온다. TV 연예, 스포츠는 별도의 홈이 있다.

     
    나는 문화부 기자로 일하면서, 다른 언론사에서 어떤 기사를 썼는지 모니터하기 위해 포털의 생활/문화문화뉴스 메뉴를 자주 찾아보곤 했다. 물론 개별 언론사별로 볼 수도 있지만, 모아서 보는 게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의 문화 예술계 소식을 알고 싶을 때도 맨 처음 바이두에 들어가 봤다.

     
    중국의 검색 포털인 바이두도 바이두 뉴스(新聞)’(PC버전 기준)에 들어가면 한국처럼 분야별로 뉴스를 정리해 놓고 있다. 그런데 분류가 한국과는 차이가 많고, 문화는 따로 분류되어 있지 않다. 바이두 뉴스 홈은 전 분야 뉴스를 편집한 종합면이고, 각 분야별로는 국내, 국제, 군사, 재경, 오락, 체육, 인터넷(互联网), 과학기술, 게임, 여인, 자동차, 부동산 순으로 메뉴가 구성되어 있다.

     
    아쉬운 대로 오락(Entertainment)’ 뉴스를 찾아 들어가니, 배우 가수 등 스타들과 영화, TV 드라마, 대중음악 관련 소식은 있지만, 한국에서 문화 뉴스라고 할 때 포함되는 음악회, 연극, 뮤지컬, 미술, 출판 관련 소식은 나오지 않는다. 뉴스라고 하기 힘든 연예인 외모 평가나 사생활 이야기가 많다. 하위 메뉴로 루머(传闻爆料)’가 있는 것도 기이하게 느껴졌다.

     
    다른 뉴스 메뉴 구성에서도 차이가 크다. 국내 뉴스에서는 중국 대륙과 홍콩 타이완 뉴스, 그리고 로컬 뉴스(베이징, 상하이 등등 각 지역에 따른 지역 뉴스를 말한다)를 다루는데, 주로 정치와 사건사고 기사가 많다.
    군사뉴스 메뉴가 따로 있다는 특이하다. 들어가 보면 중국군은 물론이고 해외 국가들의 관련 뉴스들을 모아놓았다. 첨단 무기와 군사 기지, 군사 훈련 소식이 즐비하고, 특히 요즘은 중국이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는다는 ) 출국작전으로 부르는 한국전쟁 70주년 관련 뉴스가 많다.

     
    인터넷과 과학기술, 게임, 자동차, 부동산을 따로 분류해 놓은 것도 이채롭다. 한국으로 치면 경제와 IT 해당하는 분야를 잘게 쪼개 놓은 것인데, 게임과 자동차 부동산에 그만큼 중국인들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보여주는 같기도 하다.

     
    여인(Lady)’이라는 뉴스 메뉴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들어가 보면 패션과 건강정보, 피트니스, 미용, 음식, 연애, 양육 등의 하위 메뉴로 나뉘어져 있다. 한국이라면 생활뉴스로 분류되었을 내용이 많다. 그런데 여인이라고 했을까. 통상 여성이 관심이 많은 주제라고 수도 있지만, 여성만 보라는 법은 없다. 실제로 남성 패션 트렌드 기사도 함께 편집되어 있다. 그런데도 굳이 여인이라고 것은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영하는 같다.

     
    이번에는 중국에서 각광받는 뉴스앱 진르터우탸오(今日头条.오늘의 헤드라인이라는 ) 들어가 봤다. 진르터우탸오는 바이두와 분류가 조금 다른데, 역시 문화 예술계 뉴스는 따로 분류되어 있지 않다. ‘오락뉴스는 있다. ‘오락 클릭해 들어가면 영화와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그리고 팔괘(八卦) 메뉴가 있다. 처음엔 팔괘 여기서 나오나 했다. 여기서 팔괘 주역의 팔괘가 아니라, ‘가십 뜻한다. ‘바이두오락 뉴스의 루머 비슷한 범주다.

     
    한국의 네이버나 다음 뉴스는 품질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그래도 언론사에서 출고한 기사만 싣는다. 중국의 뉴스 포털에는 언론사 기사도 있지만, 출처가 정확하지 않은 글들이 많다. 개인 블로거가 올린 글이나 사진, 영상도 함께 올라간다. 신빙성이 떨어지고 저급한 내용의 콘텐츠가 너무 많다. 한국의 뉴스 포털에서 문화 기사가 갈수록 줄어드는 아쉬웠는데, 중국 뉴스 포털에는 이른바 정통문화 기사는 따로 분류조차 되어 있다.

     
    중국에서도 개별 언론사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문화 뉴스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관변 성격의 정책이나 행사 기사가 많고, 내가 보고 싶어하는 공연 관련 기사는 그리 많지 않다. 중국 공연 예술계 동향을 파악하려면 공연 예술을 다루는 웹진이나 중국국가대극원, 상하이대극원, 상하이 심포니 같은 주요 공연단체들의 공식 위챗 계정을 찾아보는 도움이 되는 같다.

     
    중국의 문화 예술 뉴스를 찾아 보려다가, 중국 뉴스 포털의 뉴스 분류를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뉴스 분류를 어떻게 하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중국 사회를 파악하는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한국과 중국의 차이는 뭔지, 중국인들이 어떤 이슈를 중시하는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네이버중국판 운영하는 차이나랩에 기고한 글입니다.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