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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잠이 안 와서 텔레비전을 켜놓고 보다가 새벽에 잠들었다. 몸 생각 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겠지만, 원래 생체리듬이 올빼미라서 갑자기 바꾸기도 힘들다. 코라도 새벽까지 울어대서 더 일찍 잠들기 어렵다. 아침 8시에 체온 산소포화도 재서 기록해야 하는데, 늦게 일어나서 9시 다 되어 기록했다. 

늦은 아침을 먹는데 약간 맛이 느껴진다. 식감만 느껴졌던 어제와는 조금 다르다. 맛이 느껴지긴 하는데 뭔가 좀 흐리멍덩하다. 재택치료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증상을 확인할 때 미각이 좀 나아졌다 했더니 몇 퍼센트나 돌아온 것 같냐고 묻는다. 글쎄.... 한 40퍼센트 정도? 후각은 아직이다. 냄새가 안 맡아진다. 콧물은 이제 거의 안 나고 코막힘도 줄었다. 나아지기는 하는 모양이다. 

코라가 요즘 '유사 발정기'다. 중성화 수술을 했는데도 한번씩 저런다. 코라를 처음 입양할 때, 이전에 '점프를 못 해서' 파양당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점프를 못하는 게 무슨 파양 이유인가 싶었는데, 집에 데려와서 며칠 지나니 너무 멀쩡하게 점프를 잘 했다. 한참 후 코라가 파양된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발정난 고양이 울음을 울기 시작한 것이다. 중성화 수술이 잘못됐나 싶어 병원에도 데려가봤다. 호르몬 검사까지 했는데 수술은 이상 없이 잘 되었단다. 그런데도 저렇게 울어대는 이유는 수의사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예전 습관이 남아서 그런 걸까.  

암코양이 코라. 평소엔 이렇게 온순하고 귀여운데....

평소엔 집에 있는 시간이 짧으니 코라가 울어대도 그냥 잘 넘기는데, 이번엔 마침 자가격리 시작하고 며칠 안 돼 코라의 유사 발정기가 시작되었다.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저 울음 소리를 듣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게 된다. 그래도 도리가 숫놈이라고 코라를 쓰담쓰담하고 핥아주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 도리가 이번엔 코라 등을 타고 막 무는데, 코라는 몸을 한껏 낮추고 처음 들어보는 웅웅 소리를 내면서 가만히 있다. 이건 처음 보는 장면이다. 아 진짜, 동물의 왕국에 온 것 같다!

도리가 본척만척 할 때는 코라가 나한테 엉겨붙는다. 자꾸 내 발을 잡고 비벼대고 뒹굴거려서 억지로 떼어내야 한다. 양말에 발톱이 걸려서 잘 떼어지지도 않는다. 한낮에는 낮잠 자느라 쉬었다가 늦은 오후부터 다시 시작이다. 참다 참다 '시끄러! 조용히 해!' 하고 소리를 빽 지르면 구석으로 도망갔다 다시 나와서 울어댄다. 저러다 목 쉬겠다. 울고 싶어서 우는 게 아닐 텐데, 조금 불쌍하기도 하다. 

코라가 울기 시작한 지 며칠 됐으니, 조금만 참으면 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코로나19도 조금만 참으면 된다. 재택치료 기간도 거의 끝나간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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