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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 왕, 왕위자(王羽佳)는 랑랑, 윤디 리와 함께 세계 클래식 무대의 슈퍼스타로 분류되는 중국인 피아니스트다.
유자 왕의 연주는 흔히 놀라운 테크닉과 불꽃 같은 열정 같은 단어로 묘사된다. 1987년 베이징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베이징 중앙음악학원을 거쳐,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서 게리 그라프만을 사사했다.
유자 왕은 2007년 보스턴 심포니와 협연하기로 했던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대타’로 무대에 서서 주목을 받았다.유자 왕은 초창기 유튜브 스타이기도 하다. ‘왕벌의 비행’을 연주한 영상이 엄청난 기교와 속주로 화제가 되었다. 2009년 유자 왕은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치 그라모폰 소속 아티스트가 되었다. 이름난 국제 콩쿠르 우승 경력을 바탕으로 커리어를 쌓아가는 일반적인 경로와는 다르다.
https://youtu.be/8alxBofd_eQ유자 왕은 파격적인 의상과 무대 매너로도 유명하다. 비교적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튀는 존재임에 분명하다. 유자 왕은 몸매를 드러내는 민소매 옷에 초미니 스커트, 굽이 10센티미터 이상 길고 뾰족한 스틸레토 힐을 즐겨 착용한다. 원색의 원피스에 롱부츠도 그가 즐기는 패션이다. 그래서 유자 왕이 연주하고 나면, 그 날 어떤 의상을 입었는지도 관심의 초점이 된다.
2011년 LA 할리우드 볼에서 열린 연주회에 유자 왕은 몸에 붙는 짧은 오렌지색 원피스와 하이힐 차림으로 등장했다. 연주보다 패션이 더 화제가 되었다. 당시 LA타임스의 평론가는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18세 미만 관객은 입장을 막았어야 한다’고 비꼬았고, 중국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유자 왕의 옷차림을 지적하며, 중국의 젊은 세대들에게도 전통을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자신의 연주 패션이 논란이 되었지만, 유자 왕은 '그저 나에게 편하고 좋은 옷을 입었을 뿐'이고 ‘나 자신을 보여준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는 ‘40세가 되면 미니스커트를 못 입고 롱 드레스를 입어야 할 테니까, 젊을 때 입겠다’라고 말했다.
"이미지 만들기니 포장이니 그런 얘기를 하는데, 솔직히 다 우스워요. 저는 그저 제 자신일 뿐(just being myself)이니까요." (미국 PBS 방송 인터뷰)
유자 왕은 2018-2019 시즌에는 손꼽히는 클래식 공연장인 뉴욕 카네기홀과 빈 콘체르트하우스, 그리고 룩셈부르크 필하모니홀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버밍엄 시립교향악단, 뮌헨 필하모닉 등과 협연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투어에 협연자로 참여해 한국에도 다녀갔다.
유자 왕은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로 지난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미국의 현대음악가 존 아담스가 유자 왕을 염두에 두고 쓴 ‘Must the Devil Have All the Good Tunes?’를 협연했다. LA필하모닉 100주년 기념 위촉곡으로, LA필/구스타보 두다멜/유자 왕이 올해 초연했던 곡이다. 또 18일에는 LA필하모닉의 각 파트 수석들과 함께 하는 실내악 콘서트에서도 연주했다.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원래 유자 왕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컨디션이 안 좋아 한국 도착하자마자 응급실 신세를 지는 바람에 기자회견에 나오지 못했다. 나는 출장이 겹쳐 유자 왕의 연주를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거침없는 타건과 깔끔한 테크닉으로 초연작을 소화했다는 평가다. 다른 연주자였으면 전혀 궁금하지 않았을 테지만 유자 왕이니까 연주 의상도 궁금했는데, 평소에 비하면 얌전한 노란색 긴 드레스를 입고 연주했다고 한다. 청중에게 생소한 현대곡의 한국 초연 무대인 데다 작곡가 존 아담스도 함께 왔기 때문에 튀는 의상은 배제한 것 같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피아니스트에게는 연주가 가장 중요하지만, 유자 왕의 무대에서는 패션 역시 공연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연주 실력뿐 아니라 패션으로 종종 화제가 되는 유자 왕은 이른바 ‘바링허우’, 자기 표현에 거침없는 ‘신세대 중국인’의 표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 네이버 중국판 운영하는 차이나랩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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