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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

연극 '대학살의 신'

soohyun 2012. 1. 28. 21:56


연극 '대학살의 신'. 웃긴다. 재밌다. 장면 전환이나 시간대 변화 없이 90분을 쭉 배우 네 명이 주고받는 설전과 몸싸움으로 가는데,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서주희 씨 연기는 볼 때마다 감탄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한태숙 선생이 웬일로 코미디를 연출하다니 했는데, 보고 나니 왜 했는지 알겠다. 그냥 밝게 웃고 마는 코미디가 아니다. 한참 웃다 보면 위선적이고 앞뒤 안 맞는 저들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연극을 같이 본 아이들은 틈만 나면 '우리는 세계 시민이예요' 하는 등장인물의 훈계하는 듯한, 분개한 듯한 말투를 흉내 내고 있다. 큰 아이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즐긴 것 같은데, 많이 어린 둘째에게는 아직 무리인 것 같다. 하지만 둘째도 구토하는 장면 같은 우스꽝스러운 상황에는 깔깔대며 반응했다. 둘째는 '대학살의 신'이라는 제목을 보더니 '이건 대학생들이 보는 연극이야?' 해서 연극 보기도 전부터 나를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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