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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디 오케스트라 라이브 리허설@세종문화회관(김수현 촬영)

 

요즘 자주 맞닥뜨리는 질문. 도대체 '클래식 음악'이란 뭘까. 

게임 음악 전문 지휘자로 각광받고 있는 진솔 지휘자한테 물었더니 
요즘 안 그래도 국악 하는 친구들과 만나서 그 '질문'을 화두로 얘기를 많이 나눈다고 했다.
도대체 국악이란 무엇인가?
서양음악을 편곡해서 국악기로 연주하면?
요즘 가요를 국악기로 연주하면? 아리랑을 서양악기로 연주하면? 

'전통'을 중시해온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향이 연주한 가요 '빨간 맛'은 클래식인가?
피아노 3중주로 연주하는 '다이너마이트'는?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게임음악은?  

분명한 건 많은 대중이 이런 곡들도 '클래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계 인사들 중에서는 '그게 무슨 클래식이야?' 할 분들도 많을 것 같지만. 
솔직히 나도 예전 같으면 '그건 클래식이 아니지'라고 단언했을 것 같은데, 
요즘은 좀 달라졌다. 

유니버설 뮤직에서는 요즘 '네오 클래식스'라는 장르 이름을 새로 내세웠다. 
클래시컬한 느낌의 크로스오버, 영화음악, 게임음악들을 통칭해 부르는 이름이다. 

처음에 '네오 클래식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건 또 무슨 신조어인가 싶어 마뜩치 않았는데,
요즘 취재하며 자주 '클래식이 도대체 뭔가'라는 질문에 부딪히다 보니, 
변화한 현실을 반영한 조어라는 생각도 든다.  

지난주 도이치그라모폰 소속 피아니스트들이 총출동한 '월드 피아노 데이'에
한국인 피아니스트로 조성진과 함께 이루마가 등장했다.
이루마는 도이치그라모폰의 '네오 클래식스' 부문 아티스트인 셈이다. 
올해는 지난해 '피아노 데이' 공연 때와는 달리 이른바 '네오 클래식스' 계열의 연주자가 여럿 포함되었다.

진솔 지휘자는 클래식이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이제 드러내놓고 토론할 수 있게 된 것도 의미가 깊다고 했다.
이렇게 질문을 하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시도도 하는 가운데,
뭔가 공감하게 되는 지점이 보이지 않을까.

진솔 지휘자는 '결국 세상이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 모든 이들이 '클래식'으로 간주하는 음악들도
처음부터 그랬던 게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선택한 것이다.  

도대체 클래식이 뭐냐는 질문에 아직 뾰족하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어디까지가 클래식이고 어디서부터 클래식이 아닌가의 경계도 모호하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클래식'도 고정불변의 그 무엇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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