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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했었다. 큰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 때는 그게 유행이었던 것 같다. 학원에서 중급 회화반을 다녔으니, 일본인과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가능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굳이 일본어를 계속 공부할 동기가 없었다. 일본어를 쓸 일이 없어서 20년 동안 놓고 지냈다. 지금은 거의 백지 상태다.
몇 년 전부터는 중국어 배우는 게 유행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중국어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다. 그러다 팔자에 없던 중국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중국어를 익힐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라마에 재미를 붙인 후로는 한동안 중국어에 푹 빠져 있었다. 휴직까지 하고 중국 갔으니 뭔가 확실하게 남는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을 떠나오니 역시 한계가 확실하다. 중국어는 내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중국어를 쓸 일도 전혀 없다. 요즘은 보고 싶은 중국 드라마도 별로 안 나오고, 일정이 불규칙해지면서 중국어 과외수업도 못하고 있다. 힘들여 배운 중국어를 자꾸 잊어버려서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일본 출장을 다녀오면서, 중국어 공부를 놓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왜 일본에 가서 중국어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을 했냐면, 일본에 가니 일본어를 계속 공부하지 않았던 게 후회스러웠기 때문이다. 뜻은 생각 안 나는데 많이 들어본 단어들이 계속 귀에 박히는 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다. 일본어를 완전히 놓지 말고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공부했다면 좋았을 텐데. 중국어도 이대로 가면 내 일본어 같은 상황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면 안되지!
그래서 HSK 인강을 등록했다. 6급 시험 성적의 유효 기간이 다 되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나한테 6급 성적이 있다고 해서 당장 무슨 이득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중국어를 공부할 '동기'를 억지로라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해커스 HSK 6급 인강. 성적이 좋으면 일부 금액을 환급해주는 강의를 신청했다. 첫날 강의 들어보니 괜찮다. 남들도 보는 곳에 써놓으면 게으름 안 피우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긴다.
욕심 같아서는 일본어도 공부하고 싶다. 규슈 올레 22개 코스를 완주한 사람들이 200여 명 된다는데, 올레 완주를 장기 목표로 삼아서 일본어 공부와 병행하면 어떨까. 너무 일이 커지나. 일단은 HSK 시험부터 치르고 나서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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