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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사작업 계속. '서투른 엄마 딸 키우기' 얘기다. 1년 반 전 얘긴데, 정작 이 얘기를 했던 딸은 지금 기억하고 있을까.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일상이지만, 때로는 경이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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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저녁 먹고 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도중,.

2010년이 경인년, 호랑이 해라는 데서 시작해서 띠 얘기가 나왔다.

내가 ‘우리 식구 중에는 호랑이 띠가 하나도 없네?’ 했더니,

둘째가 듣고 있다가 ‘나는 무슨 띠야?’ 하고 끼어들었다.

 

 “너는 원숭이 띠야.”

 “뭐? 원숭이? (둘째 표정이 구겨졌다.) 그럼 언니는?”

 “언니는 토끼 띠.”

 “왜 언니는 토끼 띠야? 나도 토끼가 좋은데. 그럼 엄마는?”

 “엄마는 개 띠지.”

 “으앙, 왜 나만 원숭이야? 나 원숭이 싫어. 엄마랑 언니만 좋은 띠 하고.”

 

울음보 터진 아이가 훌쩍거리며 하는 말이 압권이다.

 “으앙, 나도 토끼 할래. 나 당근 좋아한단 말야. 당근, 당근!”

(둘째가 당근을 좋아한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띠는 네 맘대로 바꾸는 게 아니야. 너 유치원 친구들도 다 원숭이 띠야.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같은 띠가 되는 거야.”

“왜? 왜? 그런 게 어딨어! 난 토끼가 좋은데. 그럼 원숭이랑 토끼랑 개 말고 뭐 있어?”

“뱀도 있고, 쥐도 있고, 소, 말, 양, 닭, 돼지,….. 음,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사슴!”

“뭐, 사슴? 그런 건 없어.”

“싫어, 나 사슴 할 거야. 루돌프 사슴!”

 

 훌쩍거리며 온 식구를 웃긴 아이는 조금 있다가 나한테 귓속말을 했다.    

“엄마, 나 엄마 뱃속에 다시 들어가면 안돼? 나 토끼하고 사슴 띠 하고 싶단 말이야.”

 

 하하 우리 둘째, 또 한 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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