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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 200회. 음악평론가 김영대 씨와 함께 했다. 200을 표시하려다 반대 방향으로 보인다는 걸 생각 못해 002가 돼버렸다.


2019년 6월에 시작했던 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이 200회를 돌파했다. 

4년 반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출연자 연인원 257명과 함께 했다. 출연자와 청취자/시청자가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숫자이니 감사할 일이다. 

200회 특집 같은 걸 하고 싶었으나, 인원도 예산도 없는 가난한 '가내 수공업' 프로그램이라, 200회 특집도 그냥 우리끼리 조촐하게 끝냈다. BTS와 케이팝 관련 이슈 있을 때마다 나와서(BTS는 섭외가 안 되니 대신?ㅎㅎ) 최다 출연 기록을 세운 음악평론가 김영대 씨와 함께 그간의 커튼콜을 돌아보고 새해 K팝 전망도 해봤다.

몇 달 전부터 과거의 커튼콜 출연진과 다룬 주제를 엑셀 파일로 정리해 왔었다. 200회를 앞두고 보니 그렇게 정리해 놓길 잘했다 싶었다. 쭉 훑어보니 팬데믹-BTS- 팬텀싱어-임윤찬-콩쿠르-뮤지컬 같은 키워드가 떠올랐다. 문화계 시의성 있는 인물과 이슈를 많이 다루다 보니 커튼콜이 큰 흐름들을 담아내게 된 셈이다. 

커튼콜은 팟캐스트로 시작했지만 이제 TV뉴스와 유튜브 영상, SBS뉴스구독플랫폼 스프의 '커튼콜+' 칼럼을 넘나드는 '원 소스 멀티 유스' 콘텐츠가 되었다. 현재 유튜브 영상 최다 조회수 기록은 78만,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직후 출연했던 손민수 교수님 편이다.

아직 '채널' 독립을 하지 못해 한 번에 찾아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데, 네이버오디오클립에선 골라듣는뉴스룸 안에 커튼콜 '시리즈'로, 유튜브에선 '김수현전문기자의 커튼콜'이라는 플레이리스트로 예전 에피소드까지 모아 볼 수 있기는 하다. 그래도  유튜브 검색창에 '골라듣'까지만 치면 '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이 뜨는 걸 보니, 인지도가 조금은 쌓인 것 같다.

유튜브 김수현문화전문기자의 커튼콜 플레이리스트->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UHG6IBxDr3g9_qa8c3EVqhQLBKxhuj5v&si=RBeI7YqVA6RNtmD7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회차가 있는가 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회차도 있다. 하지만 조회수와 상관없이 모든 회차가 나에게는 소중하다. 그때그때 대중들이 궁금해 하는 이슈 중심으로 진행하기도 했지만, 대중성은 떨어져도 이건 꼭 널리 알려야겠다 생각해 진행한 경우도 많다. 특히
배리어프리 공연의 음성해설 작가, 배리어프리 공연 PD, 접근성 매니저를 초대했던 회차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200회 특집에서 100분 넘게 떠들었는데도 미처 다 하지 못한 얘기들이 많았다.

커튼콜 게스트 중에는 '동명이인'도 많았는데, 그 중 '이지영'이 무려 네 명이나 되었다. 클래식 음악계 쪽에 두 명, 연출가 한 명, 그리고 BTS 예술혁명 쓴 이지영 교수. 이지영은 내 이름 '김수현' 만큼 동명이인이 정말 많은 이름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김수현은 배우, 작가 같은 유명인도 많지만 기자들도 한 10명 되는 것 같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 바리톤 양준모는 심지어 한 회차에 같이 출연하기도 했다. 

장르별로는 클래식-뮤지컬 연극-대중음악-창극 포함 국악-무용 순으로 많이 다뤘다. 하지만 한 장르에 한정할 수 없는 인물이나 주제를 다룬 경우도 종종 있었다  RM과 윤형근 화백의 작품세계를 다룬 에피소드 같은 게 그랬고, 아카데미 시상식 이야기, 입센 전집 완역한 김미혜 교수 이야기처럼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기도 했다.

커튼콜의 알파요 오메가는 '섭외'였다. 모두 내가 직접 취재해서 알게 된 사안을 중심으로 섭외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하지만 매주 새로운 게스트를 섭외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섭외부터가 취재의 시작이었다. 커튼콜은 수다를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맥락 없는 수다를 떠는 건 아니다. 수다는 기승전결 딱 갖춰서 논리적으로 진행되진 않지만, 그럼에도 '예술에 관한 수다'를 1시간 이상 나누려면 많은 취재와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출연자가 나오는 공연을 보기 위해 주말에 지방에 다녀온 적도 있다.   

다른 업무까지 감당하면서 하려니 너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200회까지 어찌어찌 끌고 왔다. 앞으로는 그냥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내가 안하면 누가 하나, 이런 '사명감' 비스므리한 게 생겼다고도 할 수 있다. 처음엔 내가
취재한 걸 TV뉴스에선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한'을 풀려고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예술가와 예술, 예술계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길고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프로그램이 되었다. 

김영대 씨가 해준 덕담처럼, 어떤 일은 꾸준히 계속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다음주, 커튼콜 201회는 뮤지컬 '컴프롬어웨이'에 함께 출연 중인 뮤지컬 1세대 배우 남경주 최정원과 함께 할 예정이다. 나의 '섭외 인생'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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