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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유엔 TED

다시 TED!

soohyun 2014. 3. 10. 00:34

2014년 TED 컨퍼런스가 곧 개막된다. 2010년 TED컨퍼런스를 다녀오고 나서 한동안 TED에 푹 빠져 지냈다. 나만 알고 있기 아까워 TED에 관한 책까지 냈다. 지난해에 나온 <천재들의 유엔 TED>(민음사)다. 


2010년 TED컨퍼런스를 다녀오자마자 책을 쓰겠다고 결심했는데, 찔끔찔끔 쓰면서 뭉개다가 2012년 여름부터 속도를 냈다. 원래 2011년 2월을 목표로 했던 출판 시점이 2년이나 늦어져 2013년 2월이 되었다. 


원고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을 즈음, 투병 중이던 시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아버지가 말기 암 선고를 받았다. 내 생애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책 쓰기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었다. 2013년 TED컨퍼런스 개막 전에 책을 내지 못하면 영영 못 낼 것 같았다.  


출간 목표일을 두 달 앞두고 바뀐 담당 편집자는 냉철하게 내 원고의 약점을 지적했다. 하도 오랫동안 질질 끌면서 써온 원고라 내가 봐도 어색한 대목이 많았다. 편집자의 주문에 맞춰 계속 원고를 고치고, 새로 쓰면서 토요일마다 밤을 새곤 했다. 막판까지 '초치기'로 원고를 마무리했다. 


드디어 책이 출간되었고, 아버지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버지는 막 나온 책을 병원 간호사와 의사들에게 보여주며 자랑하셨다 한다. 내 책은 결코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못했지만, e-북은 한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도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도서 판매량은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덕분에 아버지의 환한 웃음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돼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셨다. 


돌이켜보니, 어쩌면 내 생애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TED 책을 쓰면서 버텨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막상 책을 내고 나서는 TED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시들해진 게 사실이다. 불현듯 '올해 TED 개막할 때가 됐는데' 싶어 오랜만에 TED 홈페이지(http://www.ted.com/)에 들어가보니, 최근에 개편한 페이지가 새로운 얼굴로 맞이한다. 2014년 TED 컨퍼런스는 'The next chapter'를 주제로 3월 17일 개막한다. 


내 인생의 The Next Chapter는 무엇이 될지,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을지, 다시한번 TED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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