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첫날(11/15). 말러 교향곡 9번을 음반이 아닌 실연으로는 처음 들었다. 빠르고 화려한 소리로 듣는 사람들을 격동시키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느리고 고요한 소리로 마음을 움직이는 게 더욱 어렵고 소중하다는 걸 다시한번 깨달은 날. 마지막 음이 사그러든 후에도 한참 동안이나 지속됐던 '침묵'이 어제 공연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한자리에 모인 그 많은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몰입'했던 순간.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던 '침묵의 깊이(Depth of Silence)'를 온 몸으로 느꼈던 순간. 영적인 충만감이 차올랐던 공연이었다. 그러나 음악 외적으로는 약간의 씁쓸함도 느꼈던 날이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이전 두 차례 공연은 SB..
마리스 얀손스와 인터뷰하고 쓴 글 2편. 지난해 쓴 글이지만 아직도 그를 만난 기억이 생생하다. 마리스 얀손스는 인터뷰 내내 예술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가 왜 '물질만능의 시대'에 음악의 영적인 가치를 믿고 전파하는 지휘자로 일컬어지는지 알 수 있었다. 그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자. "아쉬운 건 모든 사람들이 문화를 그저 '엔터테인먼트'로만 바라보는 겁니다. 좋으면 그냥 소비하고, 안 좋으면 아예 생각조차 안 한다? 비극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이 문화를 전혀 접하지 못한다고 해서 죽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됐어요. 그 사람은 문화의 가치를 전혀 알지도 못하고, 문화가 내면세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판단조차 못하게 되니까요." 마리스 얀손스는 전형적인 '문화의 민주화(Democratization..
네덜란드 정부가 문화예술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대해 예술가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최근 접하고, 나는 지난해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 함께 내한했던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를 떠올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문화예술은, 보이진 않지만, 마음 속에 큰 건물을 짓게 되는 것과 같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던 바 있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난 김에 마리스 얀손스와 인터뷰하고 옛 블로그에 썼던 글, 이리로 옮겨왔다. 두 편으로 나눠썼다.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격이 다른'연주가 뭔지를 보여준 공연이었다. 미안한 얘기지만 바로 전날 마린스키 발레단 '백조의 호수'공연을 보다가 국내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한숨을 여러 차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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