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아침에 체온과 산소포화도 측정하니 정상 범위다. 24시간 동안 해열 진통제를 안 먹었지만 열이 나지는 않았다. 목이 칼칼하고 아직 부어있는 느낌이지만 아플 정도는 아니다. 곧이어 재택치료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낮 12시에 격리가 해제된다고 한다. 지난주 월요일 코로나 검사 받았고 화요일 아침 양성 통보, 그리고 격리와 재택치료. 그간의 일들이 순식간에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보건소에서 오늘 낮 12시부로 격리가 해제된다는 문자를 보내줬다. 12시 이후에 생활치료센터 앱, 그리고 자가격리보호 앱도 삭제하란다. 삭제 버튼을 누르는데 그게 뭐라고 통쾌했다! 오후 늦게 격리 해제 확인서도 도착했다. 이제부터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검사를 받을 필요도 없다. 검사를 지금 받아봤자 계속 양성..
12월 20일. 어젯밤엔 넷플릭스 시리즈 '뤼팽'을 보다가 잠들었다. '괴도 루팡(일본식 발음이 '루팡'인가 보다)' 시리즈를 어릴 때 정말 좋아했었다. 루팡 시리즈 여러 권을 사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드라마 '뤼팽'의 주인공 역시 이 소설의 열렬한 팬이고, 실제로도 신출귀몰한 도둑이다. 주인공이 부도덕한 재벌의 음모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자살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재미있기는 했는데 갈수록 흡인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니 소설 뤼팽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오전에 재택치료 병원에서 전화왔길래 언제까지 격리냐고 물었다. 내가 받은 격리통지서에는 격리 해제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격리 치료한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유증상 격리는 증상 발현 후 10일, 무..
12월 19일. 잠이 안 와서 텔레비전을 켜놓고 보다가 새벽에 잠들었다. 몸 생각 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겠지만, 원래 생체리듬이 올빼미라서 갑자기 바꾸기도 힘들다. 코라도 새벽까지 울어대서 더 일찍 잠들기 어렵다. 아침 8시에 체온 산소포화도 재서 기록해야 하는데, 늦게 일어나서 9시 다 되어 기록했다. 늦은 아침을 먹는데 약간 맛이 느껴진다. 식감만 느껴졌던 어제와는 조금 다르다. 맛이 느껴지긴 하는데 뭔가 좀 흐리멍덩하다. 재택치료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증상을 확인할 때 미각이 좀 나아졌다 했더니 몇 퍼센트나 돌아온 것 같냐고 묻는다. 글쎄.... 한 40퍼센트 정도? 후각은 아직이다. 냄새가 안 맡아진다. 콧물은 이제 거의 안 나고 코막힘도 줄었다. 나아지기는 하는 모양이다. 코라가 요즘 '..
12얼 18일. 원래 오전 8시에 생활치료센터 어플에 증상을 기록해야 하는데, 깨니까 8시 50분이었다. 어젯밤 뒤척이다가 12시 반 넘어서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제보다 힘들다. 약을 먹어서 그런지 두통은 없다. 체온 산소포화도 정상. 콧물은 여전히 난다. 처음 시작은 맑은 콧물이었는데, 이제 코를 풀면 누런 콧물이 나온다. 재채기는 거의 없어졌다. 증상 기록하고 부랴부랴 어제 먹던 반찬과 국 꺼내고 아침 식사. 아, 그런데..... 식감만 있지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두부는 물컹물컹, 김치는 사각사각. 맛은 느껴지지 않음! 드디어 올 게 왔구나. 미각 손실. 그럼 후각은? 확인차 오랜만에 커피 원두를 갈아 내렸다. 평소엔 이러면 온 집안에 커피 향이 진동하는데, 역시 아무런 냄새가 안 난다...
12월 17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두통 증상이 느껴졌다. 코막힘 약간 있고 콧물이 목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은 여전하다. 체온과 산소포화도는 다 정상 범위. 건강관리키트에 들어있던 종합감기약은 다 먹어서 해열진통제를 먹었다. 근처 사는 엄마한테 감기약 좀 사다달라고 부탁드렸다. 엄마가 감기약 사다 문고리에 걸어놨다고 전화하셔서, 현관문을 열었다. 약봉지 외에도 배달물품 두 상자가 와 있다. 추가 주문했던 마스크 한 상자, 그리고 또 한 상자. 꽤 무거웠다. 이건 내가 주문한 게 아닌데 뭐지? 열어보니 구청에서 보낸 '긴급구호품'이다. 햇반과 간편국, 참치와 장조림 김치 통조림, 김, 과자와 쓰레기봉투, 소독제, 온도계가 들어있다. 꽤 풍성해서 며칠 버틸 비상식량으로 충분하다. 남들이 받았다고 사진 올린 걸..
12월 16일 . 오전 8시 알람에 깼지만 일어나기 싫어 뒤척대고 있었는데, 생활치료센터 어플에 자가진단 입력해야 한다고 메시지가 떠떴다. 예전에 병원 입원했을 때도 아침에 간호사가 와서 체온 재고 갔던 게 생각났다. 입원한 건 아니지만 나도 그 리듬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체온 산소포화도 다 정상이다. 어제보다 아침에 목이 덜 아픈 것 같다. 콧물이 줄었고 재채기는 거의 안 한다. 목이 칼칼한데 가래인지 콧물이 넘어간 건지 모르겠다. 이제 아침은 좀 간단히 먹어야겠다 싶어 시리얼에 우유, 사과 한 개를 먹었다. 어제는 아침부터 잘 먹는다고 양장피 해먹다가 시간을 엄청 보내서 점심 저녁이 연쇄적으로 늦어지는 바람에 밤늦게까지 배가 꽉 찬 느낌이었다. 병원에서 일정 시간에 밥 나오면 먹었던 것처럼, 나도 ..
오후 2시. 살풋 잠이 들었는데, 엄마 전화로 깼다. 어제 실시한 검사 결과가 음성이란다. 다행이다! 이로써 내가 접촉한 지인이나 가족 중 양성은 아무도 없다. 의학전문기자 얘기 들으니 코로나 백신 접종자는 전염력도 확 떨어져서 외국에서는 밀접 접촉자라도 백신 접종했다면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곧이어 전화벨이 울렸다. 내 재택치료 전담기관인 **병원이다. 생활치료센터 어플을 깔고 로그인해서 건강기록정보를 규칙적으로 입력하라고 안내했다. 건강관리키트로 보내준 약은 증상 있을 때마다 먹고, 추가 약이 필요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면 비대면 진료를 신청하라고 한다. 그런데 생활치료센터 어플을 깔았더니 알려준 대로 입력해도 로그인이 안된다. 사용자 정보가 잘못되었다는 메시지만 뜰 뿐. 여러 번 해봐도 안돼서 아..
아침 6시쯤 잠에서 깼다. 현관 앞에 배송된 식재료를 들여놓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잠이 안 와서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있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8시 반쯤 깼다. 유튜브 요가채널 틀어놓고 아침 스트레칭과 명상을 따라하고 있는데 9시쯤 전화가 왔다. 인천 서구청. 재택치료 신청 확인하고 끊었다. 아침부터 뭔가 잘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양장피 밀키트를 꺼냈다. 양장피는 생으로 채 썰어야 하는 야채, 볶아 먹는 것, 데쳐 먹는 것이 다 따로따로라서 밀키트라도 조리 시간이 짧지는 않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녁에 먹을 걸 그랬다. 그런데 설명서 대충 읽고 하다가, 데치기만 해야 할 해산물, 생으로 먹어야 할 야채까지 습관적으로 다 볶아버렸다. 망했다. 그냥 겨자 냄새 나는 고기 야채볶음이 되어버렸다. 할 수 없지. ..
12월 11일 아침에 콧물이 좀 났다. 원래 알레르기성 비염이 좀 있어서 비염이 심해졌나? 아님 날씨가 추워지니 감기 기운이 있나? 정도로 생각했다. 머리가 조금 무거운 증상이 있었지만, 이건 비염에도 흔히 따라오는 증상이라 의심하지 않았다. 그냥 컨디션이 좀 안 좋다 이 정도? 12월 12일 콧물이 좀 더 많아졌고, 재채기가 자꾸 난다. 두통도 계속이다. 근무가 있어서 출근은 했다. 점심 때 회사 근처 병원에 다녀왔다. 열은 없고, 두통과 콧물, 재채기 증상. 의사가 보더니 목도 조금 부어있다며 비염보다는 감기 같다고 했다. 예전에도 나는 감기가 코나 목으로 잘 와서 이비인후과를 다녔었다. 코로나 이후 2년간은 안 걸렸던 감기, 이번에 된통 걸렸구나 했다. 의사가 열이 나면 혹시 모르니 코로나 검사를 ..
코로나19는 참 이상한 병이다. 내가 아픈 건데 남 걱정부터 하게 만든다. 물론 증상이 심하면 내 걱정만도 차고 넘치겠지만, 현재까지는 감기 증상 정도니 내 걱정보다는 나 때문에 혹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안 그래도 어젯밤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가, 양성이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카드 사용내역과 통화기록을 들춰보며 내 '동선'을 정리해 봤다. 참 많이 돌아다녔구나. 나 스스로도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오전 확진 판정 받은 후 보건소 직원과 통화하다 보니 자책이 더 심해졌다. 아, 그럼 이 날은 이게 끝인가요? 아니요. 또 **로 가서 **를 했어요. 네, 그리고 귀가하셨나요? 아니요, 다시 **에 가서 **를 만났어요. 동선이 간단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안녕하세요. ~~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입니다 귀하께서 시행한 코로나PCR 검사 결과 양성입니다. 이 시점부터 본인과 가족은 외출하시면 안되고 보건소에서 순차적으로 전화할 때까지 자택 대기 부탁드립니다. 해당 회사 또는 학교에 확진 사실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에 온 문자. 확진일 수도 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막막해졌다.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바이러스 감염됐을 수 있겠다 생각하니 그 걱정이 더 컸다. 가족과 회사, 그리고 요 며칠간 내가 만났던 사람들에게도 확진 사실을 알렸다. 여기저기서 전화와 카톡이 쇄도해서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다들 걱정하지 말고 몸조리 잘 하라고 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행인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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